무주에 새로운 ‘걷기길’이 열렸다. 이름하여, ‘쉼과 돌봄의 숲길’이다. 풍경으로 치자면 무주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아름다운 금강변 절벽에 보행자용 덱(deck)을 깔아 잔도를 만들고, 거기에 숲길까지 더해 사계절 걷기 좋은 길을 만들었다. 그동안 길이 없어 갈 수도, 볼 수도 없었던 금강의 속살이 ‘쉼과 돌봄의 숲길’을 통해 참모습을 드러난 셈이다. 아직 표지판 하나 세워져 있지 않지만, 이미 입소문을 통해 사람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풍경을 즐기며 느린 걸음으로 걸어도 1시간 30분이면 충분한 거리로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에 산책 삼아 걷기 좋은 길이다.
절벽 잔도, 숲길 두 가지 매력
‘쉼과 돌봄의 숲길’은 무주읍 대차리 서면마을의 도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시작한다. 본래 이곳은 절벽에 가로막혀 사람의 접근이 허용되지 않았다. 강 건너는 충남 금산 땅으로 방우리 마을 건너편으로 이어진다.
입구는 보행자용 덱이 깔려 있어 특별한 장비 없이도 접근하기 좋다. 왼쪽으로는 금강이 흐르고, 오른쪽으로는 절벽이다. 이 길의 특징은 절벽에 덱을 설치한 잔도라는 것이다. 아마 무주에 처음 설치된 잔도가 아닌가 싶다. 잔도란 ‘험한 벼랑 같은 곳에 낸 길’로 나무나 철 구조물을 선반처럼 매달아 길을 내는 것을 말한다.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이던 지난 겨울, 취재를 위해 이 길을 걸었을 때는 금강 풍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하지만 나뭇잎이 우거진 지금은 금강의 풍경을 한 번에 보여줄 수 없다는 듯, 나뭇가지 사이로 금강의 모습이 보일 듯 말 듯 이어진다. 그렇기에 숲이 우거진 곳에서는 소리로 금강을 느끼면 된다. 우람한 여울 물소리가 지척에서 들린다. 잔도는 절벽 모양에 따라 오를락 내리막을 반복한다. 적당히 트인 공간이 나오면 전망대처럼 앞이 활짝 열린다. 맞은편으로는 멀리 금산 땅 갈선산(582m)이 마주 보인다. 갈선산 너머는 금산군 부리면 수통리다. 먼 옛날 무주 사람들이 금산을 오갔던 옛길이 있었다. 강을 건너고 산을 넘어 다녔던, 애환이 깃든 길이다.
잔도가 끝나면 길은 숲으로 이어진다. 소나무와 갈참나무 숲으로 지형은 방향이 바뀌어 방우리 마을 건너편으로 이어진다. 숲길 역시 대부분 새롭게 만들었지만, 방우리 사람들이 서면마을로 농사지으러 다녔던 옛길 일부도 포함되어 있다.
부산에서 서면마을 소이나루공원으로 캠핑을 왔다가 숲길 산책로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왔다는 이상철 씨 부부는 “그동안 무주는 산만 있는 곳으로 생각했는데, 금강이 흐른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특히 걷기 길이 조성되어 있어 캠핑과 트레킹을 동시에 즐기기에 너무 좋다.”라고 말했다.
‘쉼과 돌봄의 숲길‘은 무주군에서 2021년 4월에 시작해 덱 420m를 포함한 약 2km에 이르는 현재의 길을 지난 4월 말에 완공했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다. 2차로 내년 연말까지 약 3km의 길을 더 낸다. 길의 최종 목적지는 무주읍 내도리로, 기존에 조성된 맘새김길과 연결할 계획이다. 이 길이 완성되면 기존 금강변마실길과 연계해 쉼과 돌봄의 숲길, 맘새김길로 이어진 약 30여km에 이르는 장거리 트레일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알고 가면 좋은 TIP]
내비게이션에 시작 지점 주소(무주읍 대차리 1139-2)를 찍고 찾아간다. ‘쉼과 돌봄의 숲길‘은 2km지만, 기존 옛길과 연계하면 약 3km다. 숲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과수원 농로를 따라 시작 지점까지 원점 회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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