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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일기

펜션 주인에게 남은 절반의 여름

by 눌산 2008.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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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바쁜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
앞으로 남은 시간은 두 주. 그러면 여름도 다 가겠지요.
펜션 주인에게 여름은 딱 한 달입니다. 절반의 여름을 보낸 셈이지요.
매일 정신없이 보내다 보니 글 한 줄 쓸 여유도 없으니까요.
 
"인자 가을이여~"
"왜 이렇게 추운겨~~"
어제 아침엔 이장님이 올라 오시더니 하시는 말씀입니다.
추위를 무척 타시거든요. 6월까지 겨울 옷 입고 다니시는 분이니까요.
요 며칠 아침은 춥다는 표현이 딱 어울릴 만큼 기온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요즘 이장님 심기가 많이 불편하십니다.
펜션 '언제나 봄날' 사진을 보시면 똑 같은 건물이 두 동있는데. 바로 옆 건물은 마을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처음오시는 분들은 두 동 다 '언제나 봄날'로 아시지만 한 동만 '언제나 봄날'입니다.
그 한 동을 마을에서 운영하다 보니 관리는 이장님이 하시고 계시고요.
평생 농사만 짓던 분이 펜션을 운영하다 보니 이장님 말씀처럼 '애로점'이 많습니다.
옆에서 지켜보면 주먹구구식이지만. 이장님 입장에서 보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계시는거죠.
일단 예약부터 손님이 떠날때까지 과정이 '사무적'이 아닌 '인간적'인데 문제가 있습니다.
칠십이 가까운 연세에 평생을 그렇게 살았어도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이 놈의 펜션이라는 것을 하면서 철저히 계산적이 되어야 한다는 것에 스스로 용납을 못하시는 것 같습니다.
이장님 나름대로 원리 원칙을 지키고는 있지만. 그 원칙이라는게 '도시적'이 아닌 '시골스러움'이 문제기에 그동안 살아오신 원칙을 바꾸지 않으면 안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제가 옆에서 도와드린다고는 하지만. 쉽지는 않습니다.

처음 이 곳에 둥지를 틀면서 이장님은 언제나 제 편이 되어 주셨습니다.
아무 연고도 없는 마을에 '굴러들어 온 돌' 입장에서 원만하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해주셨지요.
아버님 처럼, 큰 형님 처럼 그렇게 오래도록 살았으면 합니다.
그럴려면 제가 더 노력해야겠지요.
이장님 삶의 원칙을 바꾸지 않으면서. 또 마을 펜션을 잘 운영 할 수 있는 그런 방법요.

앞으로 절반의 여름이 남아 있습니다.
저도 2주 후에는 여행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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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아침은 언제나 좋습니다.
적상산 안렴대 위로 올라오는 뽀얀 아침 햇살에 또 하루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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