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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꽃

천년 숲을 뒤덮은 붉은 꽃무릇 - 함양 상림

by 눌산 2008.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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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림(上林)은 지금으로 부터 약 1천 100년 전 통일 신라 진성여왕 때 고운 최치원 선생이 함양 태수로 부임해 조성한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 숲입니다. 함양읍의 서쪽을 휘감아 흐르는 위천의 범람을 막기 위해 조성된 호안림(護岸林)으로 고운 선생이 지리산과 백운산에서 활엽수를 직접 캐다가 조성했다고 전해옵니다.

천년 전에도 천재지변에 대한 대비책으로 인공림을 조성했는데, 이 시대에는 오히려 있는 숲을 없애고 콘크리트 제방을 쌓습니다. 어이없는 현실이지요. 숲은 물과 바람을 막아 줄 뿐만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에게 쉼터를 제공합니다. 먼 길을 달려 숲을 만나고 숲에서 삶의 위안을 찾기도 합니다. 나무 한 그루도 소중히 여긴 천년 전 조상들의 지혜를 배워야 할때가 아닌가 합니다.

이 땅에 이런 숲이 얼마나 남아 있을까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전란으로 인한 피해는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개발이라는 명목하에 사라진 숲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지금의 상림도 절반 정도만 남은 것이리라고 하니 얼마나 다행인가요. 다행이 아닐 수 없습니다.
 
상림 꽃무릇 군락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천년 숲 자체로도 충분한데 붉은 양탄자를 깔아 놓은 듯 숲을 물들인 꽃무릇 군락은 현기증을 일으킬 만큼 현란합니다. 아름답죠. 숨이 턱하니 막힐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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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녀석이 꽃무릇입니다. 참 묘하게 생겼습니다. 수선화과에 딸린 여러해살이 풀로 본래 이름은 석산((石蒜)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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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림 주차장에 들어서는 순간, 숨이 막힙니다. 온 숲을 붉게 물들인 꽃무릇 군락 앞에 꿈을 꾸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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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밭을 돌보는 아주머니들입니다. 이 분들의 수고 덕에 저리 아름다운 꽃을 볼 수 있는 것이 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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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안에 들어가면 말도 모해요." 저 분들도 꽃무릇 군락을 만난 흥분이 채 가시지 않았나 봅니다. 카메라를 들고 있으니 안으로 들어가면 더 좋다는 뜻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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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림의 제 1경은 만추가 아닌가 합니다. 늦은 가을 상림의 바스락 거리는 낙엽 밝히는 소리를 아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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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으로 들어갈 수록 두 눈은 붉게 충혈이 됩니다. 여름의 흔적이 남은 숲은 이미 가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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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무릇은 다른 꽃과는 달리 혼자서는 빛을 보지 못합니다. 오롯이 선 가는 대궁도 나름대로 매력은 있지만 붉은 무리와 함께 했을때 더 빛이 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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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한가운데 빼꼼히 얼굴을 내민 녀석이 발길을 붙잡습니다. "나 좀 봐주세요."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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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빛의 예술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빛은 사진을 사진답게 만들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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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에 물이 말라 아쉬움이 남습니다. 촉촉한 숲에 딱 어울리는 녀석들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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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을 벗어나면 탁트인 연지를 만날 수 있습니다. 지난 여름 상림의 주인 노릇을 했던 연꽃인데, 꽃무릇에 자리를 내주고 천대를 받는 모습이 안타까워 한 컷 담아 보았습니다. 꽃이 지고도 끝까지 제 할 일을 하는 모습이 든든해 보이는군요. 여름은 또 온단다~^^


[Tip] 함양 가는 길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대전-진주간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88고속도로 광주 방향으로 갈아타면 곧바로 함양 IC를 만납니다. 함양 IC에서 상림까지는 약 4km 정도로 군청을 지나 위천 변에 있습니다.

펜션 '언제나 봄날'에서 그리 멀지 않습니다. 약 50km로 40분 정도 걸리더군요.


이번 주말이 절정일 듯 싶습니다. 입구 쪽은 듬성듬성 심어져 있고, 비가 오지 않아 색감도 별로 입니다. 하지만 숲 안쪽 깊숙히 들어가시면(약수터 가는 길) 물을 주고 관리를 잘 해서 그런지 색감도 좋고 만개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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