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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일기

머루축제의 주인공은 머루가 아니었다.

by 눌산 2008.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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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무주 머루축제가 지난 20일 펜션 언제나 봄날 주변에서 열렸습니다.

대한민국은 축제의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철마다 열리는 전국 지자체 주관의 축제만 해도 수백개는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축제의 본질을 살리지 못하다 보니 대부분의 축제장 분위기가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축제는 계속됩니다.
이러는 이유가 뭘까요? 누구를 위한 잔치인지 한번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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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음악 소리로 요란합니다. 뽕짝소리요,
축제의 분위기를 돋구는 작업 중입니다.
워낙 조용한 마을이다보니 신경이 여간 거슬린게 아닙니다.
싫다는 게 아니라 굳이 저런 작업이 필요한가 입니다.
문제는, 그렇다고 분위기가 업되느냐죠. 아닙니다.
사진에서 보듯 행사장은 썰렁합니다. 행사 시작 10분 전인데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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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션 바로 뒤에 있는' 무주 서창 향토박물관'입니다.
하지만 건물 완공 이후 8년 째 방치되 있었죠. 이유는 모릅니다.
예산이 없어 그랬다는 말도 있고, 전시 할 만한게 없어 그랬다는 말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이유들은 설득력이 없어 보입니다.
한번 들어가 본 박물관 내부는 이미 개관해도 될 만큼 잘 정돈되어 있으니까요.
아무튼, 조만간 찻집 겸 갤러리로 문을 열 계획이라고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곧 리모델링 작업도 할거고요.
리모델링 할 예산도 만만치 않을텐데 말입니다.
수십억원을 들여 만든 박물관이 그렇게라도 쓰인다면 다행이죠.
그럼요. 다행이고 말고요.

이번 축제 기간 중 박물관 앞에서는 무주 사진협회 회원들 사진전이 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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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산나무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습니다.
당산나무는 언제나 인기 만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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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마을 어르신들이 많이 오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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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햇살이 너무 따갑습니다.
잠시 서 있기도 힘든데, 행사 관계자들은 자꾸 그 따가운 햇살 속으로 들어가라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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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일단 자리는 채워진 모양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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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뭔가 좀 어색합니다.
어르신들은 뙤약볕 아래 앉히고, 높은 양반들은 그늘막 아래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것도 맨 마지막에 등장해서 말입니다.
앉아 계신 어르신들의 평균 연령은 족히 70세는 되어 보입니다.
젊은 사람들은 저 자리에 앉을 생각도 하지 않습니다.
더위 죽겠는데, '찜질 할 일있어?'하는 분위기죠. 
동방예의지국이라 했습니다. 하지만 축제에는 그런 말도 필요 없나 봅니다.
경로효친사상도 의미가 없고, 지위가 우선이라는건가요.

행사가 시작되고, 국민의례가 끝나자 높은 양반들이 줄줄이 한마디씩 합니다.
하지만 자리에 앉아 계시던 어르신들은 하나 둘 자리를 뜨기 시작합니다.
뜨거운 햇살 아래 잠시도 서 있기 힘들다 보니 그럴 수 밖에요.
분위기를 돋구기 위해 트로트 가수들이 분위기를 띄워 보지만 별 효과가 없습니다.
때가 어느때인데 트로트 가수 노래들을려고 그 고생은 안하죠.
꼭 국민학교때 아침조회하는 기분입니다.
사회자는 상품을 걸고 게임도 유도해 보지만, 안타깝군요.
텅 빈 의자를 보니 차마 사진으로도 담을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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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들에게 인기 있는 곳은 바로 생머루와 머루 음식 맛을 볼 수 있는 시식코너입니다.
머루축제이니 당연히 머루 맛을 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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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루 맛을 보기 위해 먼 길 달려 온 분들에게 높은 양반들 연설 들으라고 하니 되겠습니까.
그렇다고 뽕짝 가수 볼 일은 더더욱 없겠지요.

머루 시루떡은 아주 인기 만점의 코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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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의 특산물인 오미자도 참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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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루를 주 재료로 한 음식들입니다.
케익, 식빵, 주먹밥, 탕수육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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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루축제의 가장 하일라이트는 머루즙 담그기입니다.
준비한 머루가 동이 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고 합니다.
바로, 여행자들이 원하는 것은 이런 것 아닐까요.
그런데 가장 넓고 전망 좋은 장소에는 행사 무대를 설치하고
머루즙을 체험하는 곳은 잘 보이지도 않고, 물어 물어 찾아가야 하는 구석진 곳이었습니다.
주객이 전도된 경우가 바로 이런 경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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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머루 10kg을 저 통에 담아갑니다.
가격은 생머루 가격 3만원만 받습니다. 저도 두 통 샀습니다.
20일 후 액기스만 따로 보관하면 바로 즙이 되고, 머루주가 되는 것이죠.
두 통이면 12리터 정도 나온다고 합니다.
저 혼자 마시기에도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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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을 서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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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 관리공단에서도 홍보부스를 만들었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체험이 많았는데, 텅 빈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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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준다 그래서 저도 참가했습니다. 제 글 찾아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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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션 아래에 있는 머루 와인공장에서는 머루와인 시음, 판매 코너도 만들어졌습니다.
상설 전시장으로 운영할 계획으로 지은 건물인데, 역시 빈 건물로 방치되던 곳이죠.
그러고 보니 방치 된 건물들이 많군요.
이런 행사때만 사용할게 아니라 여행자들을 위해 문을 활짝 열었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돈을 들여 만든 건물이니 본전은 뽑아야죠.
분명 사정은 있겠지만 멀쩡한 건물 놀려서는 안되죠.
모두가 국민의 세금으로 만들었을텐데.

제가 살고 있는 고장에서 열린 축제의 흠만 잡은 것 같습니다.
뭐 하나라도 자랑하고 싶지만, 솔직히 자랑할 만한게 없군요.
잘 한게 있어야 자랑을 하지요. 안타깝습니다.
내년 축제때는 '무주 머루축제 성황리에 마쳐.'라는 글을 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무주는 연간 400여 톤의 머루를 생산하고 있는 머루의 고장입니다.
펜션이 있는 저희 마을의 산성와인 등 머루와인 공장만 해도 4개나되고요.
그만큼 최상의 머루를 생산 할 수 있는 머루 재배의 최적지라는 얘기겠지요. 
산머루의 효능을 검색해봤더니 여러모로 좋더군요.
칼슘, 인, 회분, 철분 및 안토시아닌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보혈강장및 뛰어나다고 합니다. 
특히 혈액순환에 좋다고 합니다. 
술 좋아하시는 분들은 머루주 많이 드세요.^^  

아! 머루주 맛은 기가막힙니다. 앉은뱅이 술이 따로 없을 정도죠.
한번 앉으면 술병을 비울때까지 일어서지 못한다는 앉은뱅이술요.
과실주는 별로 즐기지 않는데, 이 머루주는 제 입맛에 딱 맞더군요.
부드럽고 향이 좋아 술술 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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