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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일기

몸서리치도록 그리운 가을

by 눌산 2008.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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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병을 앓았습니다. 금단 현상 같은. 잠시도 앉아 있을 수도 없고, 생각이 멈추지도 않고, 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 지독한 병입니다. 가을병의 증상 중 하나는 추위에 약해진다는 것입니다. 특별히 더위나 추위를 타지 않는 건강한 몸이라고 자신하며 살아왔지만 유독 가을만 되면 추위를 탑니다. 오히려 겨울은 견딜 만 합니다.
남도로 내려 온 이유 중 하나도 그 추위 때문입니다. 추워서 남도가 그리웠습니다. 따뜻한 남쪽나라 말입니다. '언제나 봄날'이기를 바라는 마음 같은게 있었고, 펜션 이름도 그렇게 붙였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요, 올 가을은 느낌이 없습니다. 지금 상태로 봐서는 무난히 가을을 날 것 같습니다. 예방접종을 맞지도 않았는데. 아무튼 좋은 현상이죠. 그 가을병 떄문에 길에서 보낸 날이 얼마인지.... 낙동강에서 52일을 보낸 적도 있으니까요. 가을에 말입니다.


적상산 단풍 문의가 많습니다. 저 처럼 가을을 기다리시는 분들이죠.
펜션 '언제나 봄날'로 오르는 길입니다. 운무 가득한 넉넉한 산이 적상산입니다.






펜션 앞 마당에서 200mm로 본 적상산입니다. 벼랑 위로는 가을빛이 완연합니다.






정확한 시기는 점칠 수 없지만. 아마도 다음달 20일 부터 말경이 가장 보기 좋을 것 같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적상산을 바라 봅니다. 가을이 내려오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요. 비라도 온 후라면 가을이 내려오는 속도가 빨라지죠.




 

몸서리치도록 가을이 싫었지만. 올 가을은 기다려집니다. 그리움은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산빛에 가려 보이지 않으니, 달콤하게 익어가는 머루주 생각에 가을이 행복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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