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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일기

느즈막히 나오는 영동 머루포도의 황홀한 맛

by 눌산 2008.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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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하면 포도가 생각 날 만큼 '영동 포도'가 유명합니다. 그 영동에서도 학산면은 포도의 산지라고 할 수 있는 곳입니다.
무주와 영동은 행정상으로는 전라북도와 충청북도로 나뉘지만, 앞치(前峙)라는 고개 하나를 사이에 둔 옆 동네나 다름없는 곳입니다. 하지만 지역의 차이인지 별 교류가 없어 보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형지세의 차이입니다. 산세가 험하고 협착한 골짜기가 많은 무주에 비해 앞치를 넘어서 영동 땅에 들어서면 먼저 너른 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좌다 포도밭으로 변한 영동의 들녘은 금강의 풍부한 물도 한 몪 했을 겁니다.

맛 좋기로 소문난 영동 학산포도 실컷 먹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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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집은 숙박 손님 외에도 찾아오는 손님이 많습니다. 손님도 집주인과 닮아가는 것 같습니다. 뭐랄까,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겠지요. 다 끼리끼리 노는 법이니까요.
며칠 전에는 꽁지머리 두 분이 다녀갔습니다. 한 분은 도예원 원장님이고, 또 한 분은 극단 대표로 있는 최 모씨입니다. 대학로에서 극단을 운영하는 최대표는 서울에서 무주까지 오토바이를 타고 왔습니다. 오토바이는 기름값이 비싼 요즘 아주 유용한 교통 수단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배기량이 850cc나 된다는 군요. 제 차 보다 비싼 오토바이입니다.

저도 꽁지머리하고 바이크의 세계로 들어가 볼까요?  아주 오래전 잠시 꽁지머리를 한 적이 있는데요, 머리가 귀만 덮으면 신경이 쓰여 곧바로 미장원으로 달려갑니다. 아마 성질머리가 개떡 같아 그럴겁니다. 그러니 그냥 이대로 사는게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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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에 정착하고 부터 주변 마을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그동안 한발짝 떨어져서 보던 무주의 또 다른 면을 만날 수 있어서일 겁니다. 유명 관광지보다 그저 평범한 민초들의 터전에서 느끼는 사람 사는 맛이 있기에 그렇습니다.

도예원 원장으로 있는 나선생과 영동의 오지마을을 찾아갔습니다. 승용차로는 갈 수 없는 산중 깊숙한 곳에 자리하고 있는 마을은 노부부 한 가구만 살 던 곳인데, 최근 집 두어채가 더 들어서면서 제법 마을 모양을 갖춘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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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산과 백화산이 마을을 둥그렇게 감싼 포근한 곳입니다. 고개를 넘어서면 바로 포도의 산지인 학산 땅입니다.  느즈막히 수확하는 머루포도 따기가 한창이었습니다. 주렁주렁 매달린 포도 송이를 보니 그냥 지나칠 수 없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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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씨 좋은 포도밭 주인 덕에 포도 맛 실컷 보고 왔습니다. 직접 따서 먹는 포도 맛이 다르더군요. 특히 과즙이 많다는 머루포도의 맛은 그동안 알고 있던 포도 맛과는 전혀 다른 맛이었습니다. 아마 신선도의 차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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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아이 다루 듯이 조심스럽게 다루는 포도밭 주인의 표정이 진지해 보입니다. 농부에게 수확은 가장 행복한 순간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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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봄에 포도나무 전지작업을 한다고 합니다. 관상용으로도 좋을 것 같아 그때 좀 얻어가기로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할일이 참 많군요. 복분자도 심어야 하고, 사과나무, 감나무, 으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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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루포도는 '학산 송이 꿀포도'란 이름으로 요즘 출하가 한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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