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일(2005/10/2-11/22)간의 낙동강 도보여행 기록입니다.
봄볕에 며느리 내놓고, 가을볕에 딸 내놓는다고 했던가.
한낮 더위를 느끼기에는 너무나 소중한 햇살이기에
이글거리는 태양이 고맙기만 하다.
따사로운 가을 햇살에 익어가는 곡식들이 풍성하다.
색색이 익어가는 들녘에서 땀 흘리며 일하는 농부의 웃음을 만난다.
가을빛으로 물들어가는 도산서원 가는 길.
그냥 걷기에는 뭔가 부족한, 조심스러운 발걸음이다.
어! 너 애기똥풀 아니더냐? 이 가을에 웬일로…….
경상북도 산림과학 박물관.
전시를 통한 산림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목적이라고.
목적은 좋지만,
박물관 지으면서 얼마나 많은 산림이 훼손되었을까…….
박물관 뒤편에는
문경새재 길에 세워진 순수 한글 고어비 <산불됴심>을 비롯하여,
산림녹화 기념비를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문제는 플라스틱이라는 것.....!!
예산 부족이라고 하겠지?
이왕 만드는 거 좀 제대로 만들지 그랬냐고 따지고 싶었다.
수십 수백억을 들여 박물관을 지으면서
그 정도 밖에 할 수 없었냐고.
박물관에는 실내전시 뿐만이 아니라,
옥외에 너와지붕과 굴피지붕 집도 있다.
<기와 만년에 굴피 천년>이라는 말이 있다.
대기가 건조해지면서 이 굴피가 오므라들어
틈이 생기고 하늘이 보일 정도가 되지만
비가 내리고 습도가 높아지면 이내 늘어나서 틈을 메운다고.
조상들의 지혜가 아닐 수 없다.
안동시 와룡면을 지나고 있다.
들녘의 노랗고 빨간 곡식들과 하늘빛이 아름답다.
사과 하나 따 먹어봐요.
듣던 중 반가운 소리다. 고맙습니다!!
가느실 마을의 68세 되신 안인환 어르신.
이 마을이 고향으로 지금은 안동 시내에 살면서 사과농사를 짓고 있다.
70년이 다 된 고향집이 있고,
손수지은 담배건조막과 농토가 있어 운동 삼아 다닌다고.
나도 논이라네. 꼭 그렇게 왜치는 것 같다.
누가 뭐랬나....^^
손바닥만한 논들이 산비탈에 다닥다닥 붙어있다.
누구쎄요?
놀랬구나, 짖지도 못하고...
일손이 부족한 농촌의 현실은 대부분 기계로 벼를 수확한다.
힘들어도, 가파른 고갯길일지라도, 산길이 좋다.
아카시아 나무로 가득하다. 그 향이 눈으로 느껴진다.
동악골.지도에는 동막골로 나와 있다.
거금 5만원을 주고 산 최신 지도지만 이런 잘못된 지명 표기가 너무 많다.
안동댐이 코앞이다. 그럼, 드디어 안동인가...!!
안동댐 때문에 산길을 넘어 왔다.
먼 길이었지만.
덕분에 수확이 한창인 가을 한가운데로 걸을 수 있었다.
'도보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얼굴이 빤딱빤딱해지니더. <안동대교-검안리> (0) | 2008.04.24 |
---|---|
달 밝은 밤 그대와 함께 걷고 싶네. <안동댐-안동철교> (0) | 2008.04.24 |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이육사 문학관-퇴계종택 옛길> (0) | 2008.04.24 |
그래도, 걷는다. <백운지-원촌 마을> (0) | 2008.04.24 |
산길, 강길 따라 걷는 사색의 길 <가송리-예던(옛) 길> (0) | 2008.04.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