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일(2005/10/2-11/22)간의 낙동강 도보여행 기록입니다.
다운시프트(Downshift)족이라고 있다.
자동차의 기어를 저속으로 한 단계 낮춘다는 의미로
경쟁과 속도에서 벗어나 여유로운 삶을 사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와 비슷한 의미의 슬로비족, 더블라이프, 웰빙 등
모두가 삶의 질과 관련 된 신조어들이다.
하루 세끼 먹기도 힘들었던 시절이라면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말들이다.
이는 살만해졌다는 얘기가 되겠고,
또 다른 나에 대한 관심이기도 하겠다.
며칠 전 지인으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12월에 월정사 단기출가 체험에 참가한다고.
산사체험 등 종교를 통한 또 다른 세상을 보는 눈을 기르고
몸으로 마음으로 느끼기 위한 체험들을 한다.
삶의 질,
어떤 삶이 잘 사는 삶인가.
그 답은 을숙도에서도 얻을 수는 없을 것 같다.
단지 자신이 원하고, 자신을 위한, 자신과 함께 하는,
삶을 산다면 그게 잘 사는 삶이 아닐까.
일단은 그 정도다.
가을 햇살 내려앉은 미천에서 한가롭게 낚시를 즐기고 있다.
멈춘 듯 느린 강에서의 낚시,
사실 나는 낚시를 안 한다. 할 줄도 모르고.
하지만 가끔은 저렇게 강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싶다.
미천은 하계 마을에서 낙동강을 만난다.
이렇듯 큰 강 낙동강은 수많은 작은 강을 만나 보듬어
함께 바다로 간다.
허수아비가 가을햇살이 싫지는 않나보네.
들녘 곡식이 가을햇살에 익어간다.
몰골은 말이 아니지만.
제 사진 한 장 안 뜨면 섭섭할 것 같아서…^^
덕분에, 많이 쉬어갑니다.
강마을.
친구의 고향이 여기 어디쯤이라고 했는데....
낙암정이 낙동강을 굽어 보고 있다.
도로가 넓어지고, 직선화가 되면서 자동차의 속도는 점점 빨라진다.
삶의 속도는 그에 맞춰 함께 달려갈 수밖에.
자동차가 시속 40km 달린다면 어떨까.
느린 만큼 얻는 게 많다.
보이는 것이 많고, 느끼는 것들이 많다.
꿈일지언정, 우리 인생도 속도를 조금만 늦춘다면 좋겠지…….
시속 40km 인생, 이 얼마나 황홀하겠는가.
걷다보면 수많은 사람의 마을을 만난다.
돌에, 나무에, 고무 통에 새긴 마을 표지판도 제각각.
햇살이 점점 따가워진다.
또, 하루가 지나가는가.
한 굽이만 더 돌아나가면 풍산읍내다.
낙동강이 살찌운 드넓은 풍산 뜰이 붉게 물들었다.
푹신한 모래침대에서 팔벼게하고 누워 하룻밤 지내고 싶네.
도란도란 얘기 나눌 친구 구해 잔가지 세워 모닥불 피우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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