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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두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먼저 걸려 온 전화.
"예약 좀 할려고 하는데요?"
"언제 오시게요?"
"네. 7월 31일부터 2박3일 예약 가능한가요?"
"아... 네. 가능은 한데. 아직 멀었는데요."
"그때 방 없을까바서 미리 예약 할려고요."
"그 정도로 잘 나가는 집이 아닌데요.ㅎㅎ"
"어! 인기 무지 많다던데요."
"맨날 팅팅 놉니다.ㅎㅎ"
"그래도 예약해주세요. ㅎㅎ"
"아직 멀었으니까요. 연락처 메모했다가 그때 전화드리겠습니다."
저희집에 한번 오셨던 분이 소개를 한 모양입니다.
빨리 예약하지 않으면 방 없을거라고.
맨날 팅팅 노는 속도 모르고....^^
두 번째 전화.
"방 예약 가능하죠?"
"아.... 네. 언제요?"
"이번주 토요일요. 40평 짜리 예약해주세요."
"네. 요금은 10명 기준 18만원입니다."
"노래방있죠?"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전화만 받아도 어떤 분들인지 느낌이 옵니다.
"노래방없습니다. 여긴 조용히 여행오시는 분들이 이용하는 집이거든요."
"그런게 어딧어요. 다른데는 다 빌려주던데..."
"죄송합니다. 노래방은 빌려드릴 수도 없고, 갖고 오셔도 안됩니다."
그렇게. 두 통의 전화 모두 예약이 되지 않았습니다.
노래방 기계는 있지만. 다른 분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생각에 절대.
사용불가 원칙입니다.
음주는 환영하지만. 가무는 불가입니다.
이유는 많지만. 주인 마음입니다.^^
러브는 러브방으로,
피시는 피시방으로,
노래는 노래방으로 가야죠.^^
펜션을 운영한지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참 많은 분들을 만났습니다.
며칠을 있다가도 얼굴 보기 힘든 분도 있었고.
잠잘때만 빼고는 사랑방에서 함께 지낸 분들도 있었습니다.
개방된 사랑방이기에. 언제든 환영이죠.
가급적 함께 차라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만들려고 하지만.
각자의 취향이 있다보니.
차 한잔 나누지 못하고 그냥 가시는 분들에게는 대단히 죄송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혼자오시는 분들에게는 한끼 식사 정도는 대접 하고 있습니다.
대접이라기 보다는. 함께 먹는거죠.
펜션 간판을 내걸고는 있지만.
민박집 분위기 좀 내볼려고 하는거죠.
모텔같은 펜션은 죽어도 싫거든요.^^
여행은 '사람'입니다.
우연이든, 필연이든 여행지에서 만나는 사람은 제 아무리 아름다운 풍경보다 더 오래 기억됩니다.
설악산 흔들바위 붙잡고 사진 한장 박아보지 않은 사람 없겠지만.
흔들바위 기억 안나거든요.
여럿이 함께 어울렸던 민박집의 경험이 많은 저는 아직도 펜션 분위기에 적응이 잘 안됩니다.
옆방 손님과 쏘주 한잔 나누는 그런 분위기 말입니다.
혹시 저희집에 오시거든. 한번 시도해 보십시오.
낯선 여행자와의 만남도 신선합니다.
또 다른 여행의 시작이기도 합니다.
'사람' 중심 여행은 절대 탈 나지 않습니다.
캬~! 멋진 말입니다. 여행사 CF 문구같습니다.^^
살구꽃만 보면 생각나는 노래가 있습니다.
"살구꽃이 필때면 돌아온다던 내 사랑 순이는 돌아올 줄 모르고..."
누가부른, 어느 시절 노래인지는 모르지만.
살구꽃 뿐만이 아니라 꽃만 보면 이 노래가 생각납니다.
제비꽃이 필때~~
매화꽃이 필때면~~
언젠가는. 돌아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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