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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일기

숲에서 보낸 한나절

by 눌산 2009.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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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나물 뜯으러 적상산으로, 숲에서 보낸 한나절

참 바쁜 한주를 보냈습니다. 월요일과 화요일은 코레일 증도 팸투어를 다녀왔고, 수요일과 목요일에는 종일 이불 빨래를 했습니다. 또 금요일 오후에는 포항으로 달려 하룻밤 자고 토요일 아침 돌아왔습니다. 그 와중에도 두 군데 원고를 보냈으니 무지 바쁘고 알찬 한주가 됐던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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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상산 산정호수에 물이 가득 찼습니다. 산정호수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모습입니다.
관광버스는 왜 꼭 뽕짝을 틀까요. 쿵짝~ 쿵짝~ 산자락이 쩌렁쩌렁 울립니다. 힘든 산행 후 고요도 좋을텐데.... 하기사 저도 장거리 운전 중에는 졸음을 참기 위해 가끔 뽕짝을 듣습니다. 따라 부르기도 하고요.^^

일요일 아침 손님들을 모두 떠나 보내고 뒷산으로 향합니다. 올 마지막이 될 참나물 뜯으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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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의 숲은 바람 한 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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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창한 숲에도 한줄기 빛이 내립니다. 그 틈에 고개를 내민, 빛이 필요한 녀석들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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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나물보다 더덕이 먼저 눈에 띕니다. 요즘 더덕은 절대! 맛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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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이 참나물입니다. 나물의 여왕 참나물! 나물의 황제는 곰취죠. 누가 그러냐구요? 눌산의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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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파리가 단풍잎을 닮아 단풍취랍니다. 여린 순은 나물로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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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깨덩굴. 봄과 여름 사이, 요즘은 꽃이 가장 없을때입니다. 봄꽃은 다 지고, 여름꽃은 아직 피기 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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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낙엽을 뚫고 올라오느라 수고 많으셨네요.... 끊질긴 생명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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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봅니다. 나뭇잎에 가린 하늘은 연둣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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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 허벅지만한 다래나무, 그리고 새순. 다래순은 묵나물로 최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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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나물 이만큼 뜯었습니다. 숲에서 한나절 잘 놀고, 잠깐 수고한 댓가 치고는 과분합니다. 참나물 송송 썰어 넣고 참기름 살짝 쳐서 비벼먹으면,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릅니다.


조상들은 등산(登山)이란 말을 쓰지 않았다고 합니다. 입산(入山)이라고 했다죠. 산으로 든다! 그렇습니다. 산은 오르기 위해 있는 것도 아니고 정복의 대상도 아닙니다. 등산이 정복하고자 하는 이 시대 사람들의 욕심이라면, 입산은 조상들의 자연에 대한 배려입니다. 

산은 아버지의 든든한 어깨이고, 어머니의 따스한 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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