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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 좋습니다.
티없이 맑은 어린아이들이 좋고, 온실의 화초보다 들꽃이 예쁘듯이 말입니다. 그렇다고 아침형은 아닙니다. 산중에 살다보니 일찍일어나게 되는 것이죠. 뒷집 어르신이나 마을 분들을 보면서 따라하게 된 것 같습니다.
시골살이는 해가 뜨는 시간에 일어나 일찍 잠자리에 들 수 밖에 없는, 자연에 흐름에 따라 살아가는 방식입니다. 도시의 화려한 불빛과는 거리가 먼, 달과 별빛이 주는 편안함도 한 몪 했을 겁니다.
계절에 따라 일어나는 시간의 차이는 있습니다. 봄이면 새소리에 잠을 깨지만, 여름은 아침햇살에 잠을 깹니다. 늦잠을 자고 싶어도 잘 수 없는 환경인 것이죠. 해가 늦게 뜨는 겨울은 좀 더 잘 수 있습니다.
아침산책을 했습니다. 그 길입니다. 눌산이 겨울내내 나무하러 다니던 길. 산을 보고, 하늘을 보고, 들꽃을 보고 걷는 길입니다.
아무도 없는 숲길을 홀로 걷는 재미 쏠쏠합니다. 온통 달맞이꽃 천집니다. 숲에도, 길에도....
소녀가 산을 향해 달려갔다. 이번은 소년이 뒤따라 달리지 않았다.
그러고도 곧 소녀보다 더 많은 꽃을꺾었다.
"이게 들국화, 이게 싸리꽃, 이게 도라지꽃,……."
"도라지꽃이 이렇게 예쁜 줄은 몰랐네. 난 보랏빛이 좋아! …… 그런데,
이 양산 같이 생긴 노란 꽃이뭐지?"
"마타리꽃."
소녀는 마타리꽃을 양산 받듯이 해 보인다. 약간 상기된 얼굴에 살포시 보조개를 떠올리며.
다시 소년은 꽃 한 옴큼을 꺾어 왔다. 싱싱한 꽃가지만 골라 소녀에게 건넨다. [황순원 / 소나기]
그러고도 곧 소녀보다 더 많은 꽃을꺾었다.
"이게 들국화, 이게 싸리꽃, 이게 도라지꽃,……."
"도라지꽃이 이렇게 예쁜 줄은 몰랐네. 난 보랏빛이 좋아! …… 그런데,
이 양산 같이 생긴 노란 꽃이뭐지?"
"마타리꽃."
소녀는 마타리꽃을 양산 받듯이 해 보인다. 약간 상기된 얼굴에 살포시 보조개를 떠올리며.
다시 소년은 꽃 한 옴큼을 꺾어 왔다. 싱싱한 꽃가지만 골라 소녀에게 건넨다. [황순원 / 소나기]
기억나시나요? 황순원의 소나기.... 바로 그 마타리입니다. 큰 키에 노란 꽃이 이국적이지만, 소나기를 연상하면 참 정겹게 느껴집니다.
달개비, 또는 닭의장풀
너무 흔해서, 너무 작아서 주목을 받지 못하는 꽃이죠. 금방이라도 날개를 펴고 날아갈 것 같은 나비를 닮았습니다.
이 녀석은 비슷한 모양의 꽃이 참 많은데, 이름은 모릅니다.
칡꽃입니다. 현기증이 날 만큼 향이 찐~합니다.
때죽나무 열매. 꽃도 저 처럼 대롱대롱 매달리며 핍니다. 때죽나무꽃 -> http://nulsan.net/618
싸리나무꽃
달맞이꽃, 그리고 오동나무 이파리. 갑자기 소나기로도 만나면 우산 대용으로 쓰면 됩니다.^^
아침산책길의 주인공은 달맞이꽃입니다.
그래서! 증명사진 한장.
서쪽 하늘입니다.
동쪽하늘, 적상산입니다.
[언제나 봄날]에서 여기까지 다녀오는데 한 시간 정도 걸립니다. 아침산책으로는 딱 좋은 시간입니다.
적상산을 끼고 도는 길입니다. 보는 각도에 따라 참 다양한 모습으로 변하는 산이지요.
산, 꽃, 길, 하늘만 보고 평생 살 수 없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럼 너무 재미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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