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에 만난 고라니, 반갑네! <구지면-거남리>

52일(2005/10/2-11/22)간의 낙동강 도보여행 기록입니다.

 

 

경상남도 창녕군 이방면 거남리입니다.

대구시계를 막 넘어 섰습니다.
대구 땅 참 넓더군요.
행정상의 대구 땅을 벗어나는데 5일이 걸렸습니다.
강원도에서 출발해 경상북도와 대구직할시를 지나 경상남도 땅에 접어 들었습니다.
마지막은 부산직할시지요.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구지 장날입니다.
구경 삼아 어슬렁거리다 방앗간을 찾았습니다.
마침 도토리 가루를 빻고 있습니다.
도토리 묵을 만들기 위해서지요.
구경꾼을 손님보다 더 반갑게 대해주십니다.
가래떡에, 박카스까지 내어오시네요.
드릴 것은 없고, 사탕 한봉지 드리고 왔습니다.

 

 

 

 

 

 면 소재지 오일장이라 규모는 아주 작습니다.
시골장의 기본인 옷가게와 생선장수, 채소, 그것이 전부입니다.
이른 아침이라 장사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이런 작은 면소재지의 꽃은 다방입니다.
그것도 꽃다방은 꽃 중의 꽃이군요.
자전거를 타고 십리를 달려 찾아가는 곳,
시골 노인들은 다방 커피 한잔에 행복해 하시지요.
윗동네, 아랫동네 친구들 만나는 재미도 쏠쏠하실 겁니다.

 

 

 

 

 

화산서원이 있는 화산 마을 풍경입니다.
일부러 길을 돌아 찾아 간 화산서원 역시 굳게 문이 닫혀 있더군요.
담장이 높아 현판 조차 보질 못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대! 함께 억새밭에서 뒹굴고 싶구려.
날은 흐리지만,
몽실몽실한게 꼭 봄날 섬진강 매화를 보는 듯 합니다.

 

 

 

 

 

바닥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용우 님이 주신 3M에서 나왔다는 귀마개입니다.
발가락 마디 마디가 퉁퉁 부었습니다.
물집이 생기면 터지고, 또 생기고를 반복하다 부운 모양입니다.
마찰때문에 걸을때 마다 통증이 심해 귀마개를 발가락 사이에 끼웠더니
한결 편안하네요.

 

 

 

 

 

<제일강정> <제일강산>이라 부르는 <二老亭>입니다.
조선 성종때 대학자인 김굉필과 정여창이 무오사화로 화를 당하고
내려와 지내면서 시를 읊고 풍류를 즐기던 곳으로
두 늙이란 뜻의 이노정이다.

 

 

 

 

 

뒤로는 대청, 온돌방과 함께 우물마루
(마루틀을 짜고 그 사이에 넓은 널을 짧게 잘라 끼워 놓은 마루)를 두어
일반 정자 건축에서는 볼 수 없는 평면 구성을 하고 있다.

 

 

 

 

 

이노정에서 되돌아 나오는 길,
산 아래에서 고라니 한 마리가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다.
낙동강에서 만난 네번째 고라니.
드디어 사진을 찍긴 찍었는데, 너무 멀다.

 

 

 

 

 

출하를 앞둔 오이, 오이 이름 좋네.....

 

 

 

 

 

모퉁이를 돌면 뭐가 있을까....

 

 

 

 

 

문닫은 방앗간....

 

 

 

 

 

구남마을.

 

 

 

 

 

지방도로는 걷기에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도로 폭은 좁고, 대형차들이 많이 다니기 때문에
오히려 차를 피해 다녀야 한다.

 

 

 

 

 

이제, 경상남도 창녕 땅이다.

 

 

 

 

 

오래전에 굽은 다리가 있어 굽다리 마을이다.
언덕 위 정자에 앉으니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창녕이 단감 산지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산(山)감이라 맛도 좋다고....
며칠째 단감 지겹도록 먹고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