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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는 여행

한달에 한번 문을 여는 김천 청암사 공양간

by 눌산 2010.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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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의 맛이라는 청암사 절밥

아, 오랜만에 맛보는 봄햇살입니다. 사랑방 창문으로 스며드는 햇살에 "산에 가자."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가까운 김천 청암사로 달립니다. 청암사는 한달에 딱 한번 공양간 문을 연다고 합니다. 천상의 맛이라는 청암사 절밥 한그릇에 몸 안으로 봄이 스며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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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령산 청암사는 비구니 사찰입니다. 승가대학이 있어 산문 출입이 여러모로 제한되는 곳입니다. 특히나 공양간은 매월 첫쨋 주 일요일에 열리는 법회가 끝나고 한달에 딱 한번 일반인에게 문을 여는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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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바위에 항상 푸른 이끼가 가득하여 청암사라 했다고 합니다. 오래전 사진을 처음 배울때 청암사 이끼계곡 사진 찍으로 열심히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매미와 루사 태풍이 지나간 후 계곡이 많이 손상되었었는데, 지금은 옛모습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보존이 잘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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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암사 정기법회는 매월 첫쨋 주 일요일 오전 10시 30분 부터 열립니다. 시간이 되자 불자들이 몰려듭니다. 푸른 눈의 외국인도 보이고, 여행자로 보이는 이들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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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회가 시작되고 눌산은 주변을 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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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니 사찰이라 그런지 정갈한 느낌입니다. 야생화로 가득한 화단 구석구석 손길의 흔적이 느껴집니다. '꽃은 눈으로만 보세요.'란 곳에는 현호색이 무더기로 피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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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당에 들어가지 못한 불자들은 밖에서 법문에 귀귀울입니다. 마음이겠지요. 따뜻한 봄날 좋은 말씀 듣는 것도 복입니다. 소망을 기원하기 보다는 감사하는 마음이 중요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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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파일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봄인가 했더니 어느새 날짜가 그렇게 됐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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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문에서 부터 절집으로 들어오는 숲길은 청암사의 명물입니다. 특히 푸른 이끼 가득한 계곡은 신령스러운 기운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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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비천이라고 합니다. 청암사는 소가 왼쪽으로 누워 있는 와우형 터로 이 샘은 소의 코 부분에 해당되는 곳으로 우비천이라고 합니다. 즉 코샘이지요. 예로부터 이 코샘에서 물이 나오면 청암사는 물론 김천시 증산면 일대가 부자가 된다고 하고, 이 물을 먹으면 부자가 된다는 전설이 전해져 옵니다. 그런 이유로 재물을 멀리하는 스님들은 이 샘을 지날때 부채로 얼굴을 가렸다고 합니다. 재밋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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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령산은 가야산 북서쪽, 김천과 거창의 경계에 우뚝 솟은 수도산(1,317m)을 말합니다. 통일신라 헌안왕 3년에 도선국사가 창건한 청암사는 본래 해인사의 말사들을 관장하는 거사였였다고 합니다. 경내에는 다층석탑과 42수관음보살상이 모셔져 있고, 산내 암자로는 백련암, 수도암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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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 30분 부터 시작된 법회는 108배를 마지막으로 두 시간만에 끝났습니다. 다음은 당연히 공양간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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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데 정신이 팔려 유심히 살펴 볼 기회도 없었습니다. 사진으로 보니 다 풀밭이군요.^^ 하지만 지상에서는 절대 맛 볼 수 없는 천상의 맛입니다. 나물과 나물과 또 나물, 그리고 된장국에 묵은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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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이 따로 있지만 밖이 더 따뜻합니다. 묵은 장이 가득한 장독대에 등지져 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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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잘 먹었습니다.

매주 첫째 주 일요일 오전 10시30분 열리는 정기법회가 끝나면 법회 참가자들에게 사찰음식을 뷔페식으로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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