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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보여행

섬진강 도보여행갑니다.

by 눌산 2008.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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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6월의 섬진강 도보여행 기록입니다.

지난해 가을,  태백에서 부산 을숙도까지 천삼백 리 낙동강 도보여행을 했다. 수없이 많은 사람을 만났고,

진정, 이 땅은 살만한 세상이라는 것을 느꼈다. 더없이 좋은 건, 아직 밟아보지 않은 이 땅이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이번엔 섬진강을 걷는다.  전라북도 진안 데미샘에서 전라남도 광양 망덕포구까지 212.3km, 530리 길이다. 낙동강에 비해 짧은 코스지만 기대되는 건, 낙똥(?)강에 비해 아직은 맑다는 것이다. 물이 맑으면 사람도 맑을 것이다.


낙동강을 걸을 때, 천삼백 리 강줄기를 따라 걸었지만 시간이나 완주에 연연하지 않았다. 사람을 만나고 싶었고, 이 땅의 속살을 보듬어 보고 싶어서였다. 거리로 환산하면 아마 천칠 백리쯤은 될 것 같다. 그것은 강으로 갈 수 없는 길은 산을 넘었고, 물을 건널 수 없어 한없이 돌아서 갔기 때문이다.


섬진강변 산골마을에서 태어났기에 산은 늘 가까이 있었다. 20대때, 지금과는 전혀 다른 열악한 상황에서

90일간의 백두대간 종주를 했고, 이 땅 구석구석을 걸어서, 또 자전거로 여행을 했다. 산에서 태어나 산을 그리워했던 건 산중 생활에 대한 막연한 동경도 있었다. 강원도에 반해 강원도 山中산중에서 4년, ‘집으로’ 영화 촬영지였던 충청북도 영동 황악산 아래에서 2년을 살았지만 그래도 성에 차지 않는 건 이 땅이 너무 넓다는 것이다.


江行과 山行이 다른 건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연은, 아무리 아름다운 자연일지라도 사람이 살지 않는다면 그것은 죽은 자연이다. 내 생각이 그렇다.


설악산 흔들바위에 올라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기억에 남던가? 자연의 경이로움에 감탄은 할지언정 두고두고 삶에 지표가 되지는 않는다. 걷든, 뛰든 여행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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