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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팔트 도로 위를 걷는 일은 정말이지 고통입니다. 발바닥에 불이 납니다. 맨땅과는 전혀 다릅니다. 다리가 아프고 안아프고의 문제가 아니라 발바닥이 너덜너덜 되버립니다. 걸레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도로와는 가급적 멀리 떨어져 걷습니다. 길이 없더라도 논두렁밭두렁을 지나 그냥 치고 나갑니다. 사람 손타지 않은 자연, 금강의 속살을 만나고 싶어서 입니다.
볍씨를 뿌리고 모나 나오면 모내기를 합니다. 벌써 여름으로 가는 분위기입니다. 모정에 빙 둘어 앉아 새참 먹는 상상을 해봅니다. 배가 고프나봅니다.
아, 정말이지 보고 싶지 않은 공사현장이 자꾸 나타납니다. 눈도 피곤하지만 무엇보다 먼지때문에 보통 고역이 아닙니다. 강바닥을 박박 긁어 누룽지라도 끓여 먹을 모양입니다.
저 윗동네 양반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싸우고 지지고 볶고 난리부르스를 친다지만, 묵묵히 자신의 일에 충실한 농부들을 보면 존경스럽습니다. "다 때려 치우고 농사나 짓지."하는 말이 있지요. 그건 농부에 대한 예의가 아닙니다. 아마도 농사 만큼 힘든 일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텃밭 하나도 제대로 가꾸지 못하는 눌산 생각입니다.
천천면소재지에 들어 섰습니다. 커피쟁반을 든 미스김이라도 지나 갈 분위깁니다. 낮밥을 먹고 났더니 이 더위에도 뜨거운 커피 한잔 생각이 간절합니다. 자판기도 안보이고, 이럴땐 무조건 관공서를 찾아가면 됩니다. 뭐든 다 해결됩니다. 우체국을 갔더니 자판기 커피도 공짜, 인터넷도 공짭니다.
안녕하세요~ 혹 아는 사람인가 돌아봤더니 선거출마자나 봅니다.
강건너에 초등학교가 있어 통학교란 이름이 붙은 모양입니다.
저 거대한 다리는 뭐냐면요. 익산-장수간 고속도로랍니다. 장차 저 도로가 포항까지 연결된답니다. 동서를 가르는 셈이지요. 좀 더 편하자고 감수해야 하는 것들 너무 많아 보입니다.
지도를 보니 천천면소재지에서 13번 국도와 26번 국도가 갈라지는 용광삼거리까지 강을 따라 갈 수 없어 도로를 걸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저 길이 보이지 뭡니까. 분명 강을 따라 길이 있습니다. 분하고 원통하고 씁쓸합니다. 이렇게 멋진 길을 놔두고 도로를 걸어왔으니. 왼쪽은 장계천입니다. 금강 본류와 장계천이 만나는 곳입니다.
장계천은 협곡입니다. 철쭉이 한창입니다.
아쉬운 마음에 계곡물에 발이라도 담궈 봅니다.
셀프 사진을 찍기 위해 작은 삼각대를 세우고 접는 일이 보통 귀찮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이런 반사경을 만나면 무조건 찍습니다.
용담 31km. 익숙한 지명을 만나니 반갑습니다. 진행 속도가 왠지 빠른 느낌도 들고...
요즘 가장 흔한 꽃입니다. 애기똥풀. 줄기를 자르면 애기똥 같은 노란 유액이 나옵니다.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지요.
보기만 해도 시원한 나뭇그늘이 보입니다. 당연히 쉬어가야지요. 광산마을 산림문화회관입니다.
농촌체험마을입니다. 완공한지 얼마 되지 않았나 봅니다. 콘크리트 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그래도 시설은 최고입니다. 나뭇그늘은 최최고입니다.
담배밭만 만나면 한숨부터 나옵니다. 그만큼 힘들다는 농사니까요. 그렇다고 담배 끓을 생각은 없습니다. 이건 대부분 수출한답니다.
대부분 강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도로와 멀어지는 구간이 가장 아름답다는 것.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일수록 그렇습니다. 걸어야만 만날 수 있는 곳들입니다. 다행이지요. 이렇게나마 강다운 모습으로 남아 있으니.
아, 왼쪽 사진은요, 정확히 핀이 빗나갔습니다. 망원으로 셀프사진을 찍을려니 이 모양으로 나왔네요.
논두렁을 걸어 왔습니다. 상류 공사때문에 물은 그리 맑아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도 고요합니다.
쌍암. 지명을 보니 어딘가에 바위가 있나 봅니다. 마을은 텅비어 있습니다. 모두 들에 나간 모양입니다. 할머니들은 고사리 꺾으러 갔을 겁니다. 물어 볼 사람이 없습니다.
멋진 흙집입니다. 폐교 된 학교 운동장입니다. 하늘내들꽃마을이란 곳이지요. 유기농 먹을거리와 우리 농산물을 판매하는 쇼핑몰을 운영하고, 숙박도 가능한 곳입니다. 운동장에서는 야영을 하고, 교실에서도 잘 수 있습니다. 눈이 많이 내린 날 밤 돌판에 삼겹살 구워 먹고 교실에서 하룻밤 잤던 기억이 납니다. 사장님과 얘기하다보니 눌산이 이곳을 다녀간지도 5년이나 되었더군요. 이곳은 따로 포스팅하겠습니다.
하늘매발톱. 도보여행 중에 꽃접사를 하는 일은 참 힘듭니다. 땀이 비질비질 흐릅니다. 쭈그리고 앉아 숨까지 참아야 되니까요. 그래도 이쁜 꽃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합니다.
매일 걷는 목표치를 정하지 않습니다. 가는데까지 가자는게 오늘의 목적지입니다. 시간의 제약을 받으면 그만큼 힘듭니다. 속도보다는 만나는 사람과 풍경이 더 중요하니까요.
금강도보여행 -1 금강의 발원지 뜬봉샘 -> http://www.nulsan.net/929
금강도보여행 -2 수분리에서 장수읍내까지 -> http://www.nulsan.net/931
금강도보여행 -3 장수읍에서 천천면 월곡리까지 -> http://www.nulsan.net/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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