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돌담 아래 꼭꼭 숨은, 금낭화 이른 봄 피는 야생화 중 에 금낭화만큼 화려한 꽃이 또 있을까. 금낭화는 대단히 화려한 꽃이다. 마치 세뱃돈 받아 넣던 비단 복주머니를 닮았다. 꽃이 줄기에 치렁치렁하게 달라붙어 있다. 바람이라도 부는 날이면 이 화려한 줄기는 춤을 춘다. 야생화는 찬찬히 바라볼수록 매력이 있다. 금낭화(錦囊花)는 양귀비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세뱃돈을 받아 넣던 비단 복주머니 모양과 비슷하고, 금낭화의 꽃 속에 황금빛 꽃가루가 들어 있어 금주머니꽃이라는 뜻인 금낭화라고 했단다. 며느리 바람날까봐 울 밖에 심는다는 접시꽃처럼 이 금낭화도 대부분 집 밖에 심어진 것을 볼 수 있다. 아마도 같은 의미가 아닐까 생각된다. 그 의미야 어떻든 이렇게 울 밖에 심어 아름다움을 함께 나누고자 했던 우리 어머니들의 고운 심성을 느낄 수 .. 2016. 4. 5. 물오른 연둣빛! 금강변 마실길, 잠두마을 옛길 장수 뜬봉샘에서 발원한, ‘비단 강’ 금강(錦江)은 진안 용담호에서 잠시 숨을 고른 후 충청남북도를 거쳐 군산만에서 서해바다로 스며든다. 장장 천리(394.79㎞)를 내달리는 동안 물길은 곳곳에 적잖은 비경을 만들어 놓았다. 그 중 가장 아름다운 구간이라 할 수 있는 ‘금강변 마실길’은 도로에 다리가 놓이기 전부터 마을 주민들이 걸어 다니던 옛길이다. 무주군 부남면 도소마을에서 무주읍 서면마을까지 총 20㎞, 최소 5시간 이상 걸어야 하는 거리다. 벼룻길과 잠두마을 옛길 등 짧은 구간들이 그 안에 있어 코스별로 나눠서 걷기에 좋다. 무주에서 금산을 잇는 37번 국도가 뚫리기 이전까지 잠두마을 옛길은 버스가 다니던 길이다. 사람들은 이 길을 금강변 마실길 19km 구간 중 가장 아름다운 길로 꼽는다. 그 .. 2016. 4. 5. 금강 길 걷다 만난 '할미꽃' '할미꽃'은 양지바르고 오래된 묘지 주변에서 잘 자란다. 실제로도 그런 곳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꽃으로 독성을 가지고 있지만, 보송보송한 솜털이 온몸을 감싼, 검붉은 속살에 꽃자주색 할미꽃의 자태는 가히 매혹적이다. 할미꽃이 묘지 주변에 잘 자라는 여러 이유가 있다. 양지바른 곳을 좋아하고, 키가 작아 다른 식물로 인해 그늘이 지면 번식에 어려움도 있다. 그런 면에서 묘지는 그늘이 없고 탁 트여 있어 잔디 속에 뿌리를 내리고 번식하기에 좋은 것이다. 또한 할미꽃은 석회성분을 좋아한다. 일종의 호석회 식물인 것. 아시겠지만, 묘지 봉분을 만들 때 무너짐을 방지해 견고하게 만들기 위해 석회가루를 섞는데, 묘지는 할미꽃이 잘 자랄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춘 셈이다. 그런데 특이하게.. 2016. 4. 4. [걷기 좋은 길] 삼동치 고랭지 채소밭 가는 길 강원도 영월군 상동면 덕구리에서 경상북도 봉화군 춘양면 우구치리 상금정까지 오지트레킹(trekking)이란 이름으로 걷기에 빠져 살았던 적이 있다. 주로 강원도와 경상북도 일대 옛길을 찾아 다녔다. 옛길의 의미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주로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길에는 사람이 중심에 있다. 그 길에는 늘 이야기꺼리가 넘쳐 난다. 알고 보니 요즘 유행하는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이다. 사람들의 이야기는, 굳이 지어내지 않아도 오래된 길에는 자연스럽게 스며있다. 정선 예미에서 무주까지 가는 길은 여럿 있지만, 지루한 고속도로를 피해 국도를 타기로 했다. 영월 상동에서 봉화 춘양으로, 다시 영주와 예천, 상주를 거치는 길이다. 고속도로에 비해 60km이상 짧은 길이다. 오래전 수없이 걸었던, 영월.. 2016. 3. 31. 동강, 동강할미꽃, 돌단풍 봉화에서 태백을 지나 정선으로 향한다. 목적지는 동강이 흐르는 운치리 마을. 드디어! 귀촌한 오랜 여행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이다. 지금이야 도로사정이 좋아서 오지라 할 수 없는 환경이지만, 운치리는 동강 주변에서 가장 깊숙이 들어앉은 마을이었다. 언제부턴가 하나 둘 씩 들어서기 시작한 새 집들이 꽤 많아 졌다. 도시인들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변화는 있었지만, 오랜만에 찾은 운치리는 옛 모습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니까. 오랜 여행친구들과 동강으로 내려섰다. 동강에는 정선 일대에만 서식한다는 ‘동강할미꽃‘이 한창이다. 이즈음이면 내가 좋아하는 돌단풍도 함께 피어난다. 아,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좁은 강변도로에 관광버스가 줄을 서 있다. 강변 절벽 주위로는 전국에서 몰려 온 사진 동호회.. 2016. 3. 30. [강원 정선] 만항재 눈, 복수초 봉화 현동에서 31번 국도를 타고 넞재를 넘는다. 재를 넘어서면 우측으로 청옥산 자연휴양림이다. '고개가 매우 길고 완만한 지리적 환경'에서 유래되었다는 넞재의 본래 지명은 '늦재'다. 해발 900미터를 육박하는 이 고개는 현재 4차선 확포장 공사 중이다. 굽이굽이 고갯길을 돌아 넘어 다니던 추억도 조만간 사라질 운명이다. 좋다, 나쁘다를 떠나 아쉽다. 지역주민 입장에서는 매우 좋을 것이고, 느린 여행자 입장에서는 슬픈 일이니까 말이다. 잿마루에 올라서자 눈발이 날린다. 3월 말에 만나는 눈이라니. 분명 눈이다. 더구나 산중에는 꽤 많이 쌓인 눈도 보인다. 태백 땅에 들어서자 쌓은 눈의 양은 점점 많아 진다. 태백에서 만항재를 넘기로 했다. 그런데 눈을 보니 그냥 넘기에는 뭔가 아쉽다. 오투리조트로 길을.. 2016. 3. 28. 이전 1 ··· 73 74 75 76 77 78 79 ··· 381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