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도보여행81 서창마을에서 길왕마을까지. 나는 '옛길'에서 흥분한다. 나무하러갔다. 농띵이 치는김에 느긋하게 놀아보자. 뭐. 이런 기분으로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던 옛길을 걸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서창마을에서 그 윗마을인 길왕마을까지입니다. 지난 겨울 폭설이 내렸을때 다녀왔던 길(http://ozikorea.tistory.com/451)은 임도였고. 이번에 걸은 길은 말 그대로 옛길입니다. 트레킹을 즐겨합니다. 고상하게 표현하면. 그렇고. 그냥. 걷기죠. 산보다는. 정상을 향해 죽어라고 오르는 산행보다는. 산책같은 발걸음으로 가볍게 걷기가 좋습니다. 시간이 길수록 좋고요. 보통 서너 시간 정도면 좋겠지요. 산중 한가운데 저런 길을 만나면 흥분합니다. 묘한 카타리시스를 느끼게 되는데. 가고싶다. 걷고싶다.는 참을 수 없는 욕망이 끓어오릅니다. .. 2009. 3. 25. 무주 벌한마을 사선암 옛길 [최상석의 우리땅 속살여행] 벌한마을 사선암 옛길 ▲ 벌한마을 사라지는 것들이 너무도 많다. 곧 잊혀져 먼 기억 속의 이야기로만 전해진다. 옛길이 그렇다. 옛길은 그 흔적을 더듬는 길이다. 조상의 삶과 애환이 깃든 길. 사람과 사람,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던 그 고갯길이 사라지고 있다. 사람이 다니지 않으니 사라질 수밖에. ▲ 벌한마을 골목길 ◇무풍 장보러 다니던 사선암 고개 벌한(伐寒)마을 사람들에게 있어 거칠봉(居七峰 1177.6m)과 사선암(四仙岩), 마을 입구를 지키고 있는 탕건바위는 수호신이나 다름없는 존재다. 거칠봉 일곱 명의 신선과 사선암 네 명의 신선이 두루 감싸고 있는 마을은 북향이지만 춥지가 않다. 열 한명의 신선이 마을을 지켜주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벌한이라는 마을 지명 또한 추위를.. 2009. 3. 17. 완행열차의 낭만을 느낄 수 있는 기차카페 완행열차의 추억들 많으시죠? 삶은 계란에 사이다 한 병이면 만사 OK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배부르면 장땡이란 얘기지요. 물론 어려운 시절 얘깁니다. 플렛폼에 서는 순간, 여행은 시작됩니다. 떠나는 설레임과 또 다른 세상을 만날 기대, 그리고 아련한 그리움까지. 요즘은 그런 기분 느끼기 참 힘듭니다. 세상이 변해도 너무 변했습니다. 빨리 빨리가 없었으면 우리나라가 아이피 강국이 될 수 없었을 것이라는 광고 문구만 봐도 이 시대가 얼마나 많이 변했다는 걸 느낄 수 있으니까요. 기차카페 내부입니다. 기차는 가끔 타고 있지만. 카페 이용은 처음입니다. 순간, 완행열차의 추억이 떠오르더군요. 친구들과 수다를 떨며 지리산 종주를 가던. 그땐 그랬습니다. 좀 떠들어도 나무라는 분위기가 아니었으니까요. 만약, KTX.. 2009. 3. 12. 적상산 자락 휘감아 도는 임도 눈길트레킹 설 연휴 내내 눈이 내렸습니다. 특히 설날에는 더 많은 눈이 내렸지요. 가볍게 걷기 좋을 길을 찾다 펜션 주변 임도로 향합니다. 눈이 많이 내리는 날은 산보다는 걷기 좋은 넓은 길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안전이 우선이고, 눈이 내리는 상황에서는 시야 확보가 안되기 때문에 산보다는 아무래도 넓은 길이 좋지요. 펜션에서 가까운 곳에 그런 길이 있습니다. 적상산 자락을 휘감아 도는 임도로 가벼운 트레킹 코스로 좋은 곳이죠. 펜션 언제나 봄날 아래 주차장에서 출발합니다. 내리고 녹고를 반복하면서 응달진 곳은 꽤 쌓였습니다. 하지만 임도의 장점은 길이 넓고 안전해서 특별히 장비가 많이 필요하진 않습니다. 튼튼한 두 다리만 있으면 되는 것이죠. 바로, 트레킹의 매력이 아닌가 합니다. 정면으로 적상산 향로봉입니다. 제.. 2009. 1. 30. 가을 단풍 못지 않은 적상산 눈꽃 아침해가 닿기 전의 그늘진 등산로는 눈꽃이 터널을 이루고 있습니다. 적상산을 모르는 분들은 악산이겠거니 합니다. 하지만 속은 부드럽습니다. 완만한 경사가 이어지고, 보기와는 다르게 육산에 가까운 산이죠. 계곡을 가로지르는 나무 다리를 건너면 소나무 숲으로 들어갑니다. 산 아래에서 바라보면 거대한 하나의 바위 덩어리로 보이기 때문에 도무지 길이 있을 것 같지 않지만, 실제로 산으로 들어가면 몽실몽실한 흙길이 많습니다. 눈으로 덮인 낙엽 위를 걷는 기분은 쿠션 좋은 카펫 위를 걷는 느낌이랄까요. 발끝으로 올라오는 촉감이 부드럽습니다. 1.5km 지점에 있는 첫번째 전망대입니다. 탁트인 조망이 시원스럽죠. 펜션 언제나 봄날이 있는 서창마을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입니다. 근사한 새옷을 갈아 입은 겨울나무가 .. 2009. 1. 28. 금강이 내려다 보이는 오지마을 트레킹 두메산골 외딴 집을 찾아서 강을 건너고, 산을 넘어가면 사람의 마을이 있습니다. 한때는 열 한 가구나 살았던 마을이지만. 지금은 칠순 할머니 홀로 사십니다. 무슨 이유로, 어떻게 이 깊은 산중까지 오시게 됐는지는 모르지만. 고등교육까지 받은 어르신은 지난 46년 간의 산중 생활을 한 권의 책으로 담을 준비를 하고 계십니다. 펜션에 오신 손님들과 두메산골 외딴 집을 찾아갑니다. 첫번째 잿마루에 올라서면 멀리 금강이 보입니다. 고개를 나하 넘어서면 또 따른 고개가 기다립니다. 길을 깊은 산중으로 들어갑니다. 총기 밝으신 할머니는 저를 금방 알아보십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거한 밥상도 받고. 짧은 만남이었지만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저 감 속에는 아마도 꿀이 들어 있지 않을까....^^ "또 와~~"하시면서 창.. 2008. 12. 22. 옛길 트레킹 - 무주 사선암 고개 벌한마을 사람들이 무풍 장보러 다니던 길. 사라지는 것들이 너무도 많다. 곧 잊혀진 먼 기억 속의 이야기로만 전해진다. 옛길이 그렇다. 옛길은 그 흔적을 더듬는 길이다. 조상들의 삶과 애환이 깃든 길이다. 사람과 사람,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던 그 고갯길이 사라지고 있다. 사람이 다니지 않으니 사라질 수밖에 없다. 아무도 찾지 않는,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그 고개를 넘었다. 사선암 아래 벌한마을, 눈씻고 찾아봐도 성한 것 하나 없는 마을은 그대로가 민속촌이나 다름없다. 벌한마을 사람들에게 있어 거칠봉과 사선암(四仙岩), 마을 입구를 지키고 있는 탕건바위는 수호신이나 다름없는 존재다. 거칠봉 일곱 명의 신선과 사선암 네 명의 신선이 두루 감싸고 있는 마을은 북향이지만 춥지가 않다. 열 한명의 신선이 마을을 .. 2008. 11. 26. 가을을 닮은 도시, 밀양 음식에도 궁합이 있듯 계절에 어울리는 도시가 있다. 밀양은 가을에 어울리는 도시다. 밀양은 그때도 가을이었고. 지금도 가을이다. 영남루에서 내려다 본 밀양강 딱 이맘때였다. 무척 추운날이었다. 입술이 다 부르틀 정도로 강바람이 매서웠다. 난 그때 밀양강을 거슬러 오르고 있었다. 낙동강과 밀양강이 만나는 삼랑진에서 부터 주저앉고 싶을 만큼 힘들었지만 밀양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싶었다. 날은 어두워지고 몸은 지쳤다. 그때 주유소 트럭 한 대가 서더니 날 밀양역에 내려주었다. 그렇게 만난 밀양의 밤은 스산했다. 빈 들판에 홀로 내동댕이 쳐진 느낌이랄까. 쏘주 반병에 곧바로 고꾸라지고 말았다. 밀양강에서 만난 KTX. 느린 강과 빠르게 달리는 기차 내가 기억하는 밀양의 가을은 추웠지만. 밀양 만큼 가을에 어울리는.. 2008. 11. 6. 길 위에 선 당신 아름답습니다. 두 다리 멀쩡할때 걷자! 이왕이면 먼지 풀풀 날리는 흙길이라면 더 좋고, 호젓한 산길이라면 더 없이 좋다. 아름다운 우리 땅 구석구석을 두 다리로 밟아 보자. 유명 관광지는 휠체어 타고도 갈 수 있으니까. 20대때 굳게 다짐했던 걷기 예찬입니다. 그동안 원없이 걸었습니다. 16년 전에 백두대간 종주를 했고, 남해안과 동해안 자전거 여행, 7번 국도 도보여행, 낙동강 1,300리 도보여행, 섬진강 도보여행, 돌산도 도보여행 등. 그래도 걷고 싶습니다. 길 위에 서면 좋습니다. 이유는 없습니다. 그냥 좋습니다. 뜬금없는 민박집 주인이 되면서 마음데로 긴 여행하긴 힘들어졌습니다. 그래도 기회가 온다면 60리터 배낭을 꾸리겠지만요. 읍내 나가는 길에 한무리의 젊은이들을 만났습니다. 단박에 도보여행 중이라는 것을.. 2008. 7. 21. 이전 1 ··· 4 5 6 7 8 9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