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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강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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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도보여행 -3] 옥정호에서 곡성기차마을까지 3일 째, 아빠도, 아들도, 취재진도 별 말이 없다. 그만큼 지쳐간다는 얘기다. 추위와 바람, 온 몸에 전해져 오는 고통 속에서도 묵묵히 가던 길을 갈 수 밖에 없다. 새벽부터 눈보라가 매섭게 몰아 친다. 국사봉에서 옥정호 일출을 만나는 것으로 3일 째 일정을 시작한다. 일기예보는 9시 쯤부터 눈비 소식이 있었다. 하지만 숙소를 나서자 매서운 눈보라가 몰아 친다. 그림은 좋겠지만, '걷는 자'에게는 고통이다. 7시 30분을 훌쩍 넘긴 시간이지만 해는 보이지 않는다. 눈보라 속에 일출을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다. 하지만 눈 내린 옥정호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났다. 누구도 시키지 않았지만, 기현이는 눈사람을 만들고 있었다. 아빠와 함께, 처음으로 눈사람을 만들었다. 아마도 기현이가 해보고 싶었던 일 중 하..
섬진강 기행 - 장군목 요강바위 지나 화탄까지 장군목에 가면 기묘한 형상의 바위들이 강바닥을 뒤덮고 있다. 그 중 단연 돋보이는 곳은 요강바위. 모양새 때문에 그렇게 부르지만 깊이가 2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바위다. 임실군 덕치면 장산(진뫼)마을에서 천담마을과 구담마을을 지나 장군목에 이르는 협곡은 섬진강 도보여행자들에게는 아쉬움의 길이다. 너무 짧아서 그렇다. 이런 길이라면 한없이 걸을 수 있을 것 같다. 서정적인 풍경 가득한 마을과 마을을 지나며 강은 넓어진다. 토란잎이냐 연잎이냐 설전을 벌인다. 답은 토란잎이다. 빈집의 주인 역시 토란잎이다. 장군목 일대는 지난 여름 홍수로 큰 피해를 입었다. 농토가 물에 잠기고 집 마당까지 물이 들어왔다. 나뭇가지에 걸린 쓰레기 더미가 당시 상황을 짐작케 한다. 초록빛이 눈부시다. 물도 산도 하늘빛도 다 초록이..
섬진강이 품은 산, 순창 용골산 섬진강 오백리 구간 중에서 가장 섬진강 다운 구간을 꼽으라면 당연 순창군 동계면의 장군목이다. 섬진강 전구간을 걸어서 여행한 도보여행자에게 물어봐도 같은 대답일 것이다. 장군목은 벌동산과 용골산(647m) 사이 협착한 골짜기 끝에 있는 작은 마을이다. 강바닥을 뒤덮은 거대한 암반 한가운데 있는 요강바위 때문에 더 알려진 곳으로 강 상류 영화 ‘아름다운 시절’의 촬영지로도 알려진 구담마을과 천담마을, 김용택 시인의 고향인 진뫼마을과 함께 도보여행자들이 즐겨찾는 곳이기도 하다. 용골산 산행은 장군목에서 시작해 장군목에서 끝이난다. 원점회귀가 가능한 코스로 그 모습이 마치 용이 하늘을 날아가는 형상이라는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산 전체가 화강암으로 이루어져 있어 산아래에서 바라보면 오르기 힘들 것 같지만 장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