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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목에 가면 기묘한 형상의 바위들이 강바닥을 뒤덮고 있다. 그 중 단연 돋보이는 곳은 요강바위. 모양새 때문에 그렇게 부르지만 깊이가 2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바위다.
임실군 덕치면 장산(진뫼)마을에서 천담마을과 구담마을을 지나 장군목에 이르는 협곡은 섬진강 도보여행자들에게는 아쉬움의 길이다. 너무 짧아서 그렇다. 이런 길이라면 한없이 걸을 수 있을 것 같다. 서정적인 풍경 가득한 마을과 마을을 지나며 강은 넓어진다.
토란잎이냐 연잎이냐 설전을 벌인다. 답은 토란잎이다. 빈집의 주인 역시 토란잎이다.
장군목 일대는 지난 여름 홍수로 큰 피해를 입었다. 농토가 물에 잠기고 집 마당까지 물이 들어왔다. 나뭇가지에 걸린 쓰레기 더미가 당시 상황을 짐작케 한다.
초록빛이 눈부시다. 물도 산도 하늘빛도 다 초록이다.
일행이 요강바위 안내판을 보고 있다. 기구한 운명의 요강바위는 사라졌다가 다시 그 자리로 돌아왔다.
요강바위는 전라북도 순창군 동계면 어치리 내룡마을에 있다. 마을 사람들의 수호신이나 다름없는 이 바위의 높이는 2m, 둘레는 3m에 달한다. 무게만도 15톤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크기이다. 한국전쟁 당시에는 이 바위에 몸을 숨겨 화를 면한 이도 있었다 한다. 물이 불어 요강바위까지 갈 수가 없었다.
이 시대의 화두 '길'이 섬진강까지 흘러 들어왔다. 길을 만들기 위해 또 다른 길을 만들고, 산자락을 무참히 파헤치는 것이다. 누구를 위한 길인지 묻고 싶다.
이런 다리도 하나 놓였다. 거의 공사가 마무리 중이다. 강건너에 생태길을 조성하고, 그 길을 가기 위한 다리인것이다. 좋다. 다 좋다. 볼거리 즐길거리가 늘어난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말이다. 있는 것도 제대로 관리 못하면서 이런 거창한 구조물 세운다고 뭐가 달라질까 싶다.
섬진강이 아름답고 좋은 것은 이런 인공 구조물이 없어서 였다. 있는 그대로가 길이고, 있는 그대로가 아름다웠다. 자꾸 이런 구조물이 늘어날 수록 섬진강은 흔한 강 중의 하나가 될 뿐이다. 쓸데없는 말이 길었다. 이런말 안하고 싶은데 말이다. 그렇지 않아도 머리 아픈데 말이다.
다리 상류모습이다. 얼마나 멋진가.
가운데 돌무더기 속에 요강바위가 있다. 멀리 보이는 산은 용골산이다. 저 산에서 보는 일몰이 기가막히게 멋지다.
장군목 일대는 이런 바위 투성이다. 강바닥 전체가 바위들로 가득차 있다.
섬진강을 따라 더 내려가면 화탄나루를 만난다. 이른봄 자운영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곳이다.
화탄을 찾은 건 바로 이 집 때문이었다. 화탄매운탕집. 그런데 공사중이다. 지난 홍수에 아작이 나버렸다.
태풍 말로가 북상 중이란다. 비는 오지 않지만 먹구름이 빠르게 이동한다. 이날 밤 무지막지한 소낙비를 만났다.
섬진강 기행 다음 일정은 곡성 기차마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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