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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산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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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좋아 산에 사네] 전라남도 곡성 비봉마을 해암요(海岩窯) 곡성 비봉마을 첩첩산중에서 찻사발 빗는 도예가 장갑용, 김춘화 부부 섬진강과 보성강, 두 강이 만나는 전라남도 곡성 압록마을에서 18번 국도를 타고 보성강을 거슬러 올라간다. 이 길은 사철 여행자들로 봄비는 섬진강 쪽 17번 국도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강 한가운데 수초가 자라고, 군데군데 모래톱이 자리 잡았다. 참 촌스러운 풍경이다. 생각해 보니 옛날에는 강의 모습이 다 이랬다. 보성강뿐만이 아니라 아직 개발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강마을 풍경 또한 오래전 모습 그대로다. 강을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산골마을 풍경이 펼쳐진다. 협착한 골짜기 사이로 흐르는 강이, 그나마 숨통 역할을 할 뿐이다. 이색적인 집 짓고 삶의 터전 옮겨 온 부부 전라남도 곡성군 죽곡면 유봉리 비봉마을은 ‘골짝나라‘ 곡성에서도 오지로..
[산이 좋아 산에 사네] 무주 ‘붉은치마산’ 아래 흙집 지은 김창수 송공순 부부 무주 ‘붉은치마산’ 아래 흙집 지은 김창수 송공순 부부 무주의 하늘은 붉다. 유독 붉다. 그 이유는 적상산 때문이다. 붉을 ‘赤(적)’ 치마 ‘裳(상)’ 뫼 ‘山(산)’. ‘붉은 치마를 두룬 산’이란 뜻의 적상산은 거대한 절벽이 사방을 두르고 있는 무주의 진산으로 무주 땅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산이 바로 이 적상산이다. 특히 해질 무렵이면 산 전체가 붉게 물드는 장관을 연출한다. 가을 단풍을 빗대 붙여진 산 이름이라는 설도 있지만, 해질 무렵 붉게 물든 절벽이 마치 여인의 치마를 연상케 한 다해서 붙여졌다는 설이 더 가슴에 와 닿는다. 이 산 아래 꼬박 1년이 걸려 흙집을 지은 부부가 있다. 김창수(54) 송공순(54) 부부가 그들이다. 가을빛이 가장 아름다웠던 지난 10월에 입주하고 한창 겨울준..
[산이 좋아 산에 사네] 정선 오지마을 북동리의 김형구 채희정 부부 정선 오지마을 북동리에 푹 빠진 김형구 채희정 부부 강원도 정선. 참 골 깊은 골짜기가 많은 곳이다. 이런 정선 땅에 일찌감치 터 잡고 들어앉은 지인들이 더러 있다. 들어오기도 힘들고 나가기도 힘든 골짜기 하나 씩 똬리를 틀고 들어앉았다 해서, 자칭 ‘똬리파’라 부르는 그들은 대부분 정선에서도 소문 난 골짜기 하나 씩 차지하고 있다. 농사를 짓는 이도 있고, 목수도 있다. 하릴없이 산을 오르내리는 이도 있고, 철마다 산에서 나는 산나물이나 버섯류를 채취해 장에 내다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이들도 있다. 그들의 공통점은 별 욕심이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골짜기 하나씩 차지했으니, 더 이상 뭐 바랄게 있냐는 듯. 세상 부러울 것 하나 없는, 여유가 있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그들을 좋아하는 이유이다. 70..
[산이 좋아 산에 사네] 난치병 환자에서 덕유산 산꾼이 된 임용재 씨 난치병 환자에서 덕유산 산꾼이 된 임용재 씨 봄의 속도는 시속 900m라고 한다. 아장아장 걷기 시작한 어린아이 걸음이다. 느리게 다가온 봄은 순식간에 초록물을 들인다. 하지만 산 깊은 골짜기가 많은 전라북도 무주의 봄은 느리다. 연분홍 복사꽃이 이제야 한창이다. 예로부터 오지의 대명사로 알려진 무진장(무주 진안 장수)의 중심 무주에서도 산골로 소문난 덕유산 자락 상조마을에도 봄빛이 무르익었다. 상조마을은 산너머 요란한 분위기의 리조트 단지와는 다른, 여전히 고요한 산골마을이다. 산은 두 번째 생을 선물한 생명의 은인 전라북도 무주군 적상면 괴목리 상조마을 장자골 끝집에 사는 임용재(62) 씨는 산을 생명의 은인으로 생각하며 사는 사람이다. 8년 전 폐색전증이라는 흔치 않은 진단을 받았다. 갑자기 쓰러져..
[산이 좋아 산에 사네] 귀촌 1년 차 신혼부부의 꿈 가을을 물들이는 단풍처럼, 산골생활을 신혼의 단꿈으로 물들이고 있는 최우경 홍태경 부부 가을은 짧다. 만산홍엽(滿山紅葉)으로 불타던 산정은 이미 이파리를 떨군 나무들이 듬성듬성 보인다. 하지만 낮은 산들은 여전히 붉다. 울긋불긋 가을색이 물든 골짜기 마다에는 형형색색의 등산객들로 가득하다. 가을 흔적을 찾아보고 싶어 영동고속도로를 벗어나 국도로 내려섰다. 횡성 읍내를 지나 횡성천을 끼고 시골길을 달리자 은빛 억새가 소담스럽게도 피었다. 은행나무는 발밑에 노란 낙엽을 소복히 쌓아 놓았다. 신혼부부가 산골로 간 까닭은? ‘산이 좋아 산에 사는 사람들’의 공통점 중 하나가 가을을 유독 좋아하거나 반대로 가을을 탄다는 것이다. 가을풍경에 반해 서울을 떠났다는 이들도 있다. 필자 또한 그리움에 몸서리치는 가을이지..
[산이 좋아 산에 사네] 거창 개금마을 김병주 김연호 부부 거창 오지마을에서 제2의 삶을 살고 있는 김병주 김연호 부부 산골에는 이미 가을빛이 완연하다. 산자락에는 발갛게 익은 사과밭이 만산홍엽을 이루고 있다. 노랗게 익은 수수밭에는 산비둘기들이 모여들고, 출하를 기다리는 사과박스가 도로변에 가득 쌓여 있다. 풍요와 여유로움의 계절이다. 9월의 남녘은 단풍이 들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가는 바람에 일렁이는 은빛 억새가 가을 분위기를 더해준다. 이맘때만 되면 필자는 길 위에서 세월을 보낸다. 산과 들에서 만나는 눈부신 가을빛 때문이다. 아마도 누구나 같은 마음 아닐까. 거창의 사람과 자연에 반했다 경상남도 거창 최고의 오지마을로 소문난 개금마을을 찾아가는 길이다. 해발 7~800미터를 오르내리는 하늘 아래 첫 동네로 불리는 곳이다. 워낙 골이 깊어 가도 가도 끝이 ..
[산이좋아 산에사네] 가을밤 별 헤이는 집, 반디공방 가을밤 별 헤이는 집, 반디공방 김동렬․이정숙 부부 아직은 무더운 여름의 막바지지만, 가끔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에 가을 향내가 난다. 가을이 오면 산은 단풍으로 곱게 물들어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전북에 위치한 적상산은 단풍으로 아름답기로 유명한 산이다. 산 이름도 붉을 적(赤) 치마 상(裳), 말 그대로 ‘붉은 치마를 두른 산’이란 뜻이다. 아직은 푸르르지만 단풍은 곧 붉게 물들 준비를 하고 있었다. 무주는 반딧불이로도 유명하다. 그만큼 산새도 맑고 깨끗하다는 의미다. 하늘이 깊어지는 가을이 오면, 하늘과 가까워 밤하늘의 별도 유난히 더 반짝이는 듯 맑게 보이는 이곳. 별을 누워서 볼 수 있도록 창문을 하늘로 낸 흙집에 4년째 둥지를 틀고 있는 김동렬(40), 이정숙(39) 부부를 만나보았다. *..
지리산 자락 부전골 산골아낙 산이 좋아 산에 사네 지리산 자락 부전골 산골아낙 산골의 봄은 더디게 온다. 골이 깊어질수록 바람은 더 촉촉하다. ‘봄눈’ 녹아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 때문이다. 산골의 봄소식은 이런 물소리 바람소리에서 먼저 느낄 수 있다. 송림 사이 잔설은 아직 겨울빛을 띄고 있지만 고샅 돌담에 핀 산수유 꽃은 이미 봄을 알리고 있다. 협착한 골짜기를 가득 채운 봄이 오는 소리에 귀 기울이며 걷다 보니 어느새 근사한 흙집 한 채가 눈에 들어온다. 부전골에도 봄의 소리가 들린다. 30년 서울 생활의 종지부는 ‘고향’이었다. 김인식(59) 씨가 제2의 삶을 시작한 경상남도 함양군 서상면 옥산리 부전골은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서상 나들목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다. 지리산이 품은 고장 함양에서도 오지로 소문난 곳으로 예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