雪國으로의 여행 [태백산]
'강원도에 폭설', '폭설로 고립' 뭐 이런 기사가 뜨면 곧바로 달려가던 때가 있었습니다. 요즘도 그러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그래도 왠만하면 달려갈려고 노력합니다. ^^ 그만큼 눈을 좋아합니다. 이유는. 그냥 좋습니다.
며칠 전 강원도에 40cm 가까이 눈이 내렸다기에 태백산에 다녀왔습니다. 강원도. 특히 태백산은 기차여행이 좋습니다.
눈 내린 태백선은 그 자체가 여행입니다. 보통의 사람들은 목적지 중심의 여행을 합니다. 태백산을 가면. 오로지 태백산만을 생각하며 간다는 것이죠. 그렇게 되면. 무지 지루합니다. 가는 길도 멀고, 험해서. 여행은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서울에서 태백산까지 가는 길. 그 자체가 여행인 셈이죠. 저의 여행은 배낭을 꾸리면서 시작합니다. 하나 하나 챙기는 재미 또한 쏠쏠하니까요. 차가 막히면 막히는데로. 거리가 멀면 먼데로 즐길 줄 아는 여유가 진정한 여행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쌓인 눈도 많은데. 밤새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바람 한 점없는 고요한 밤에. 소리없이 내리는 눈이 추위를 녹여줍니다.
요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곳이죠. 낙동강의 발원지인 황지(池)입니다. 지난 2005년 10월 1일부터 52일 간. 바로 이곳에서부터 부산의 을숙도까지 낙동강 천삼백리 도보여행을 한 적이 있습니다. 낙동강은 이 땅에서 가장 긴. 민족의 영산 태백에서 흘러 이 땅 구석구석을 가로지르는 민족의 젖줄과도 같은 생명의 강입니다. 그 강에 보를 막고 강폭을 넓히고 화물선을 띄운다???
눈 내리는 황지에서 카푸치노 한잔을 마셨습니다.
태백산을 오르는 길은 많습니다. 유일사 입구-천제단-망경사-당골 광장 코스를 다녀왔습니다. 평일인데도 산행객들이 더러 있습니다.
유일사입구에서 정상까지는 대부분 오르막입니다. 설경에 취해. 쉬엄쉬엄 오릅니다.
태백산 정상
하산은 망경사로....
단종비각.
멀리. 망경사.
참 곱게도 눈이 내렸습니다.
고드름에도 눈이 달라 붙어 있습니다.
망경사 대웅전
하산길에. 배낭 커버가 이뻐서....^^
산행 끝!! 느즈막히 오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얼마나 남았어요?" 당골 광장에서 출발한지 10분 쯤 밖에 안됐을텐데 묻습니다. 사실대로라면. "아직 멀었어요."라고 대답해야 되는데. 그렇다고 "거의 다 왔어요."라고 할 순 없으니까요. 그냥 웃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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