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하면 떠오르는 길이 있다. 19번 국도 하동 포구 80리 길이다. 하지만 곡성-구례구역 구간의 17번 국도를 달려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19번 국도는 지리산이라는 걸출한 관광 상품 때문에 많이 알려지고, 많은 사람이 쉽게 찾다보니 그렇다. 19번 국도가 봄 여행지라면 17번 국도는 사철 좋은 곳이랄까.
여하튼 17번 국도는 국도치고는 좁은 2차선으로 차량 통행이 많지 않다보니, 여전히 여유로운 길로 남아 있다. 길이란 길은 죄다 4차선으로 쭉쭉 빵빵 뚫려버려 2차선 국도는 이제 귀한 대접받는다고나 할까. 뭐, 나 같은 꾼들이게나 그렇지만 말이다. 최고속도 시속 60km. 제 속도만 지킨다면 물론 느긋하게 달릴 수 있다. 눈에 보이는 소소한 것들까지 사사껀껀 해찰도 부리면서 말이다.
17번 국도여행은 이른 봄, 그러니까 3월 중순 이후가 가장 좋다. 3월 중순을 전후해 매화꽃을 시작으로
산 너머 산동의 산수유, 쌍계사 십리 벚꽃, 남원에서 구례 가는 19번 국도변의 자운영, 아, 자운영은 악양의 평사리 들판에도 많다. 그쯤 되면 전국이 온통 꽃잔치로 시끌벅쪽해진다. 산에는 진달래, 철쭉이 무리지어 피어나고, 이미 여름 기운을 느낄 만큼 더위가 시작되면 대충 봄꽃의 향연은 끝이 난다.
봄꽃의 중심이 바로 이 17번 국도다. 남원에서 곡성-구례로 이어지는 이 삼각주야 말로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
구(舊) 곡성역 자리에 있는 ‘곡성 기차마을‘에 가면 지지리도 느려터진 관광열차를 타고 섬진강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입영열차가 출발하던 장면 기억나시는지요. 바로 그 장면의 촬영지이기도 합니다.
호곡나루. 섬진강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줄배. 강 건너 호곡마을 마을 주민들이 이용한다. 건너편에 배가 있어도 줄을 당겨 건널 수 있다. 호곡마을은 산속으로 약 2km 들어가 있는 오지마을. 배를 타고 건너면 좋겠지만 여건이 안 된다면 17번국도 2km쯤 아래에 있는 잠수교를 건너 찾아갈 수 있다.
남해대교를 쏙 빼닮은 현수교가 있는 가정마을. 기차여행의 종점역이 있는 곳이다. 야영장을 갖추고 있어,여름에는 강수욕으로 인기있는 곳이다. 또한 자전거 대여소와 하이킹 코스가 17번 국도 맞은편에 있다.
17번 국도 맞은편 산자락으로는 비포장도로가 있어 자전거 하이킹이나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기차를 타고 가정역까지 온 다음 맞은편 산길로 걸어서 곡성역까지 간 다면 하루 코스로는 딱이다.
가정마을에서도 산수유 꽃을 만날 수 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면. 곡성 오일장도 들러 볼만하다. (3, 8장)
<고달지 연못>
곡성 외곽도로에서 고달 방향으로-고달면소재지까지는 약 10분 거리. 고달지는 고달 농협 창고 앞에 있다.
<섬진강 기차마을>
곡성 읍내를 벗어나면서 새로 지은 곡성역 바로 옆에 있다. 이용정보는 홈페이지 참조(http://www.gstrain.co.kr)
<곡성 5일장>
장이 서는 날은 3일과 8일, 야인시대 촬영을 했던 곳. 아마 옛 장터 모습이 가장 잘 보존 된 곳이 아닌가 한다. 허름한 양철지붕하며, 넉넉한 인심은 물론이고, 국밥 등 먹을거리까지…….
<호곡나루>
곡성역에서 약 5km. 특별한 표지판이 없기 때문에 유심히 살펴야 한다. 한국 콘크리트와 S오일 주유소 지나 곧바로 좌측에 줄 배가 보인다.
<가정마을>
관광열차 종점, 야영장, 남해대교를 닮은 현수교가 있는 마을. 호곡나루 지나 ‘자전거 빌리는 곳’ 표지판을 따라 잠수교를 건너서 갈수도 있고, 그냥 지나쳐서 현수교 아래 잠수교를 건너 갈 수도 있다.
(곡성 학생 야영장 표지판이 있다.) 가정마을에서 상류로 거슬러 오르는 길은 호곡나루(호곡마을)을 지나 고달지까지 이어진다. 대부분 비포장도로지만 승용차로도 갈 수 있다. 이 도로는 자전거 하이킹 코스로 걷기에도 좋은 길이다. 고달지까지는 표지판이 없고 비포장 도로가 끝나는 곳에서 고달면소재지를 찾아가면 된다. 자동차로 약 30분 거리.
<압록마을>
여름 야영지로 좋다. 구례방향 압록교 말고 섬진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 좌회전하면
가정마을로 연결 되고, 우회전하면 느긋하게 매화꽃을 감상하며 구례로 이어진다. 매운탕과 참게탕, 용봉탕(자라)으로 유명한 곳으로 압록교 주변에 식당이 여럿 있다.
<태안사>
태안사는 천년고찰이다. 구산선문 중 하나로 화엄사와 송광사를 말사로 두었던 대찰. 숭유억불 정책과 전란으로 인한 소실, 지리산 권 개발 등으로 쇄락하여 불자가 아니라면, 태안사를 잘 모른다. 차라리 안 유명해서 지금의 태안사가 좋은지 모르겠다. 태안사 매표소에서 일주문에 이르는 2km 숲길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 소개 된 해남 대흥사 숲길보다 더 낫다. 태안사 입구 동계초등학교 자리에 사진작가 김종권 갤러리와 저항시인 조태일 시인의 시문학기념관이 있다.
<곡성일대 섬진강 여행정보>
섬진강 홈페이지 http://www.simcheong.com 숙박과 먹을거리, 여행정보가 잘 정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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