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6월의 섬진강 도보여행 기록입니다.
낙동강 도보여행 이후 발 때문에 고생을 하고 있다.
손발이 찬 편이었는데, 오히려 열이 많아졌기 때문.
없던 습진도 생기고, 조금만 걸어도 발바닥이 불같다.
고민 끝에 샌들을 신고 걷지만
역시 여름 도보여행은 쉬운 일이 아니다.
간간히 내리는 빗방울이 걷는데는 오히려 좋다.
흐린 날씨에 안개가 산자락을 흐른다.
옹기종기 모인 산마을을 지나 골짜기를 파고 들다,
이내 뽀얀 안개는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비가 그친 후에 농부들은 바쁘다. 병충해 방지를 위한 농약을 치고,
논두렁 물길도 손 봐야 하고, 그간 미룬 잡초도 뽑고......
비에 축 쳐진 도라지꽃에 생기가 돈다.
곱게 단장한 꽃상여. 오랜만에 본다.
887미터 내동산 아래 윤기마을, 성수산을 마주한 산마을이다.
섬진강이 코앞으로 흐르지만 사방이 산으로 둘러쌓인 환경은 산마을이다.
비닐하우스 안에 걸린 담배건조하는 모습을 보니
논농사보다는 고추나 담배농사를 많이 하는 모양이다.
섬진강 도보여행은 내내 섬진강을 따라 가는 여정, 하지만 섬진강은 늘 함께하질 못한다.
도로와 강이 나란히 흐르기도 하지만,
때론 멀어지기도 하기 때문에 이렇게 강은 잊을 만하면 다시 나타난다.
전라북도 민속자료 36호인 운교리의 물레방아.
1850년 이전부터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규모는 전면 3칸, 측면 1칸 규모.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20호로 지정 된 정통 매사냥꾼
故 전영태 어르신이 평생을 운영해 온 물레방앗간이다.
안타깝게도 어르신은 2년 전 돌아가셨다.
자주 만나는 진안의 명물 인삼밭.
방화마을의 350년 된 느티나무 정자.
도보여행자에게 정자는 최고의 쉼터다.
정자 기둥에는 '취사나 간식을 먹는 행위를 금합니다.'라고 써 있다.
오가는 사람들이 음식을 먹고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모양이다.
마을 주민들의 소중한 휴식 공간에 쓰레기를 버리는 몰지각한 사람들,
그래선 안 되겠지요.
정자에서 만난 청개구리.
놀랬나보네, 울지도 못하고 입만 벌리고 있다.
빈집인 줄 알았는데 할머니 혼자 사신다.
멈춰 선 시계만큼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
사진작가 김지연 님의 '공동체 박물관 계남 정미소'.
평범한 정미소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곳은 한 사진작가의 평생의 기록이 담긴 곳이다.
정미소 내부 전시장.
한 마을의 역사와도 같은 사진이 전시되 있다.
계남 마을 사람들의 오래전 모습들.
사라져 가는 정미소와 이발소 사진집을 낸 사진가 김지연 님.
고집스런 작가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홈페이지 www.jungmiso.net
"일하는 모습은 아름답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 일을 하는 사람은 더 아름답다."
계남마을, 그리고 계남정미소
빗방울이 땀에 젖은 어깨를, 적신다. 오히려 시원하다.
강은, 반듯한 강은 없다.
사람 손에 의해 강이 반듯해 지는 것이다.
반듯한 강은 가속도가 붙어 빠르게 흐른다.
빠르게 흐르는 물은, 결국 수해란 이름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제방을 쌓고, 수초섬이나 모래톱을 없애는 일은 끝없는 재앙을 만들어 왔다.
언제까지나 계속 될 악순환 인 것이다.
수중보. 어릴적엔 수중보에서 다이빙을 하고 미끄럼 탔다.
검정 고무줄 빤스는 아무리 꼭 잡아도 잘도 벗겨진다.
요즘은 그런 놀이를 하는 아이들을 볼 수가 없다.
마령면 소재지다.
사진에 담을 순 없었지만 멀리 마이산 두 봉우리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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