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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같은 장소를 찾았지만, 코 앞에 있는 물매화를 보고도 그냥 지나치고 말았습니다. 사진에 담기에는 시간이 너무 늦기도 했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덥석 쥐기 보다는 곁에 두고 더 오래도록 보고 싶은 욕심 같은 것이었습니다. 물매화는 대부분의 가을 야생화들이 그렇듯이 화려하지도, 특별히 키가 크거나 요란하지도 않습니다. 한 뼘 쯤 되는 키에 물가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이 마치 숲의 요정 같습니다.
이 물매화 군락지는 계곡가에 있습니다. 인적이 드문 곳이지만 사람이 다녀 간 흔적이 있습니다. 흔하지 않다보니 먼 길 마다않고 달려오는 것이겠지요. 눌산 처럼 말입니다.
숨이 멎는 듯 했습니다. 물매화를 처음 만나는 순간, 아마도 첫사랑 여인을 우연히 만났어도 이리 흥분되지는 않았을 겁니다. 가슴은 콩당콩당, 카메라를 든 손에서는 작은 경련이 일었습니다.
찬찬히 살피며 하나 하나 사진으로 담아 봅니다. 꽃은 지는 시기지만 여전히 아름답습니다. 누렇게 말라가는 이파리 하나까지도 고귀한 자태를 잃지 않는 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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