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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일기

나목(裸木)

by 눌산 2011.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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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산을 좋아합니다.

풀 한 포기 없는 민둥산에
오롯이 곧추 선 겨울나목을 좋아합니다.
벌거벗은 겨울 숲이 주는 가장 솔직한 모습이 좋습니다.


벌거벗은 겨울나무가 추워보이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속살을 훤히 다 보여줄 수 있는 여유로움이 묻어납니다.
진정한 자유인의 여유가 느껴집니다.





나무는 서로 버팀목이 되어 줍니다.
서로에게 필요한 그늘을 만들어 주기도 하고.
바람을 막아 잘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합니다.
숲은 하나의 공동체입니다.





나무는 이파리 하나 없는 앙상한 가지만으로 겨울을 납니다.
더 단단해진 뿌리는 여름을 나기 위한 준비 과정이고요.
겨울에는 수분을 저장합니다.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지만,
가뭄을 대비하기 위한 준비이기도 합니다.
봄이 되면 나무는 스스로 수분을 배출합니다.
나무가 배출해준 수분은 가뭄에 단비가 됩니다.
곧,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삶이라 할 수 있지요.





이 보다 더 솔직한 모습이 있을까요.
감출 것 하나 없는 텅빈 숲은 또 다른 생명의 탄생을 기다립니다.




한낮에도 바람이 매섭습니다.
이제야 겨울답습니다.
추워야 겨울이지요.
그래야 따뜻한 봄날이 옵니다.

/ 사진: 눈의 나라 강원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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