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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무주에서 노루귀를 처음 만났습니다.
덕유산이나 적상산 자락에서 왠만한 야생화는 다 봤는데,
이 노루귀는 어디 숨었는지 당최 보기 힘들었거든요.
이름없는 작은 골짜기, 이제 그곳을 노루귀골이라 부르겠습니다.
오래전 사람이 살았던 골짜기 전체에 넓게 분포되어 있습니다.
대부분 청노루귀입니다.
분홍 노루귀는 지고 있네요.
작고 앙증맞은 꽃입니다.
사진찍기 좋게 고목에 이끼가 붙어 있습니다.
아무도 다녀가지 않은 원시의 숲에서 이런 노루귀를 만난다는 것은 행운입니다.
대부분 소문난 군락지들이라 밟고 꺾인 야생화들을 만나는 일은 고통이거든요.
늘 하는 얘기지만,
이런 야생화들은 만나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낙엽더미 속에 숨은 녀석들을 찾아다니는 재미 말입니다.
좋은 사진보다는, 보고 느낍니다.
매마른 대지에 꽃을 피운 자연의 신비를 배웁니다.
모두 햇볕을 보고 있습니다.
노루귀 사진은 긴 다리에 보송보송한 솜털을 담아야 제맛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속살 같은 뒷모습도 멋집니다.
산을 내려오다 만난 녀석입니다.
절벽 위 참나무 아래, 늦은 햇살을 받아 눈부시게 빛나는 자태가 곱습니다.
왜 노루귀일까요?
노루귀는 잎보다 꽃이 먼저 핍니다.
꽃잎은 없고 6장의 꽃받침잎이 꽃잎처럼 보입니다.
세갈래로 나누어진 이파리는 꽃이 진 다음에 뿌리에서 나오는데,
보송보송한 솜털이 돋은 모습이 노루의 귀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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