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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오지

은자들의 고향, 아침가리 조경동

by 눌산 2012.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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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가리를 처음 찾은 것은 20년 쯤 되었다.
본닛에 올라 앉은 코뿔소에 반해 코란도를 처음 구입하고였다.
산을 하나 넘고, 물을 건너 찾아 간 아침가리는 신세계였다.
사람이 살았고, 팔뚝 만한 열목어가 노니는.
선계의 풍경이 이런 것일까 생각했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눈빛은 맑았고,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았다.
전기도 전화도 없는 그곳의 밤은 깊었다.
하룻밤에 쏘주 댓병 하나 쯤 비워야 되는, 그런 의무감 같은 것도 있었다.
그곳은 여전히 은자들의 고향이다.


아침가리 조경분교.
아침가리의 또 다른 이름은 조경동(朝耕洞)이다.
아마도 일제강점기 지명의 한자화를 하면서부터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아침가리라 부른다.

학교는 아침가리에 연필 재료를 만드는 목재소가 들어 선 이후 문을 열였다.
많을 때는 40여 명, 학교를 둘러보는 저 어르신이 근무 할 때는 9명이었다.
내 집 앞마당보다 더 좁은 저 공간에 말이다.





아침가리는 숲이 많다.
길이고 산이고 집이고 다 숲에 둘러싸여 있다.
오래전 오픈카를 타고 달리는 꿈을 꾼 적이 있었다.
이 길을 달려보고 싶어서.
지금은 능력이 없어 접었다.
대신 경운기라도 타고 달려볼 생각이다.
오픈은 오픈이니까^^





조경분교 옆 자작나무 숲은 사라졌다.
대신 개망초가 그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물빛이 맑다.
설명하기 힘든 저 물빛은 언제나 똑 같다.
바위에는 돌단풍이 가득하고, 물은 차다.
손발이 시려 오래 들어가 있지도 못한다.





광각렌즈가 좋다.
코 앞에서도 다 들어 온다~





아침가리 터줏대감 사씨 어르신 곰취밭이다.
때는 여름인데, 여전히 꽃이 피어 있다.





저 자두나무의 주인은 아침가리.
저 녀석 이름이다.
쉿! 했더니 입을 다문다~^^





아침가리에는 저 집의 주인 사씨 어르신과 털보 송형이 산다.

최형은 도데체 소속이 어디야?
SBS?
무소속인데요...
무소속이 좋지.
최형도 이제 여기 들어 와 살때 됐지?
가끔은 맴버도 바꿔야 되거든~ㅎㅎ

전화도 없고, 핸드폰도 안 터져 사전 연락도 못하고 갔는데, 안돼~ 하면서도 잘 도와주셨다.





사씨 어르신과 쌀포대로 만든 주루목을 둘러메고 산으로 간다.
물론 촬영때문이었지만, 약초 몇가지 또 배웠다.





아침가리하면 계곡트레킹이다.
수량은 좀 많지만, 샌들 하나 믿고 거침없이 물속으로 들어간다.
아, 이게 얼마만인가~
물은 무서워하지만, 아침가리 계곡은 친숙하다.





기념사진도 남겼다.
대청봉 기념사진 하나 없는 사람이, 요즘은 먼저 찍자고 한다.
늙어 간다는 얘기겠지.

아침가리는 현재 휴식년제로 차량이 통제되어 있다.
1시간 이상 걸어가야 한다.
계곡트레킹은 가능하지만, 마을은 사람도 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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