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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일기

펜션 주인의 여름

by 눌산 2012.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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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감기로 여름을 나고 있다.
콧물과 기침이 시작된지 2주가 넘었다.
평생 처음 감기 때문에 병원을 두 번이나 찾았고,
술 마시면 절대 안된다는 의사의 권고가 있었는데도,
술 때문에 감기는 더 지독해졌다.
이제, 여름도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감기도 함께...


무주에서 2박3일을 보낸 무늬만학교 아이들의 선물이다.
하필 지독한 감기와 싸울때 찾아 온 친구들이라 많이 미안하다.
별로 신경도 못써줬는데, 귀한 선물까지 남기고 갔다.
네팔 차와 목걸이, 손수 쓴 편지까지.
'사람과 자연'을 함께 얘기하며 보낸 그 시간이 아쉽다.
좀 더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었는데 말이다.
함께 걸었다면 더 좋았을걸...
알지?
아저씨 마음^^





마침 부산 팀들이 뭉쳐 한잔 나눌 수 있었던 한의원 원장님은 문틈에 편지와 한약을 남기고 가셨다.
술깨는 약과 여행 중 피로를 불어주는 공신단.
죄송하고 고마운 마음에 전화도 못드렸습니다~
 
지난 20여 일간의 휴가기간 중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수시로 드나드는 단골손님, 친구, 오랜 블러그 손님,
방이 없어 뒤란에 텐트를 친 분도 있었고, 언제나 무주가 그리웠다는 뉴욕에서 온 손님도 있었다.

발신인도 밝히지 않은 채 신선설렁탕을 보내주신 분,
아웃도어 의류를 한 보따리 건네주신 통 큰  대빵님,
하루 세 끼를 다 책임져주신 쉐프님,
바쁜 와중에도 먼 길 달려오신 포항 선류산장 형님,
감기만 아니었으면 밤새 취했어야 하는데...
찬 바람 불면 달려가겠습니다~

다 열거하지 못하지만, 이 여름에 만난 모든분께 고맙다는 인사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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