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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는 여행

[전라남도 곡성] 18번 국도, 보성강 벚꽃길

by 눌산 2013.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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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번 국도와 18번 국도가 만나는 전라남도 곡성군 오곡면 압록리는 섬진강과 보성강이 만나는 두물머리다. 전라선 열차도 지나고 있어, 국도와 철도, 강길이 함께 흐르는 이색적인 곳이다. 이즈음이면 섬진강 하구 쪽인 화개는 인산인해를 이룬다. 쌍계사와 하동 십리 벚꽃길의 유명세 때문이다. 하지만 좀 더 상류지역인 압록 일대는, 섬진강 기차마을을 제외하고는  한산하다. 더구나 압록에서 갈라지는 18번 국도를 따라가는 보성강 길은 숨겨진 속살과도 같은 곳이다. 몰라서도 가지 못하는, 그런 곳이다.

그 길에 벚꽃이 한창이다.


보성강이다. 참 촌스럽고 평범하기 그지 없는 흔한 강이다. 하지만 요즘은 보기 드문 풍경이 펼쳐진다. 이 땅 대부분의 강이 개발이라는 몸살을 앓고 있다지만, 이 보성강은 옛 모습 그대로다. 강 한가운데 수초가 자라고 드문드문 백사장이 있어 자연정화 역활을 하기 때문에 여전히 맑다. 사람의 손길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잘 보여주는, 이 땅에 몇 남지 않은, 그런 강이다.





압록과 석곡 중간 쯤에 있는 태안사 입구 풍경이다. 소문 난 벚꽃길에 비해 밀집도는 떨어지지만, 한적하게 꽃구경을 할 수 있다. 더불어, 사람 때 묻지 않은 보성강을 덤으로 만날 수 있다.





보성강 벚꽃길의 들목은 압록마을이다. 전라선 압록역이 있고, 섬진강과 보성강이 만나는 곳이다. 강마을답게 매운탕 집들이 많이 들어서 있다.





18번 국도가 확포장되기 전만 해도 아름드리 벚나무로 가득했던 곳이다. 압록마을에서 용정마을 구간에는 여전히 고목이 다 된 벚나무가 많이 남아 있다.





강변에는 연둣빛이 돌기 시작했다. 흐름이 느껴지지 않는, 느린 강이다.





태안사 가는 길에도 벚나무가 많다. 태안사 너머 순천방향으로 길목을 잡으면, 아직은 이르지만 어마어마한 복사꽃 단지도 만 날 수 있다. 










압록에서 석곡까지 20여 km의 이 구간의 보성강을 석압강이라고도 부른다. 석곡에서 압록 사이를 흐르는 강이란 뜻이다. 또는 석압계곡이라고도 한다. 협착한 골짜기 덕에 따로 얻은 이름인 셈이다. 강에서 계곡으로 규모는 축소되었지만 특별히 별났다는 의미도 있다.





아무튼, 이 구간을 지나다보면 계곡 같은 강을 만날 수 있다. 대황강이란 이름도 있다. 예로부터 물이 맑기로 소문 난 보성강에는 은어, 메기, 쏘가리, 참붕어, 참게, 잉어 등이 서식해 강 주변 주민들은 봄철에는 천렵을 즐겼고, 여름철에는 횃불을 들고 물고기를 잡는 횃불놀이가 아름답다 하여 곡성 팔경중 하나인 대황어화(大荒漁火)에서 얻은 이름이다.

물이 맑아 오리들이 많이 살았다하여 붙여진 압록(鴨綠)이란 지명 또한 맑은 물과 연관이 있다. 석압강, 석압계곡, 대황강, 보성강은 모두 같은 곳을 가리키는 말로 물이 맑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들목인 압록마을은 곡성 기차마을 종점인 가정마을 바로 아래 있다. 17번 국도와 맞은편 마을길이 이어진다. 석곡은 호남고속도로 나들목이 있고, 송광사나 선암사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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