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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칼럼

농촌총각 셋이 뭉쳤다.

by 눌산 2013.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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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를 짓겠다고 청년 셋이 뭉쳤다.
원예학과 출신의 선후배인 이들은 26살, 29살, 31살이다. 주변의 우려와 걱정 속에 시작한 이들의 농사는 곧 결실을 눈 앞에 두고 있다.물론 지난 2년 간 많지는 않지만 먹고 살 만큼의 수입도 올렸다. 내년이면 이들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는 블루베리를 수확한다. 알알이 영글어 가는 블루베리가 이들의 희망이요, 청춘이다.


우리 마을에서는 60세가 다 된 아주머니를 새댁이라 부른다. 그 아주머니 이후로 시집 온 새댁이 없다는 얘기다. 마을의 마지막 새댁인 셈이다. 이것이 농촌의 현실이다. 그런데 새파랗게 젊은 청년 셋이서 농사를 짓겠다며 2년 전 전라북도 무주군 안성면 금평리 궁대마을로 찾아 들었다. 이들을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첫마디는 ?’였다. ‘무슨 사연이 있어 아직 젊은 친구들이 이 깊은 산골까지 찾아 들었지?’라는 궁금함일 게다.

궁대마을의 평균 연령을 확 낮춘 사진 속 세 청년, 김재형 전의택 정용기 군을 만나고 왔다.


이들을 만나서도 도무지 농사를 짓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2년 간 공들여 가꾼 그들의 블루베리 농장을 보고서야 '농사꾼'이 맞구나 했다.

세 청년은 전북대학교 원예학과 졸업동기들이다. 재학 중에 영농정착 교육과정을 함께 수료했고, 이곳에서 의기투합하게 된다. 다른 친구들처럼 기업체에 취업하지 않고 곧바로 농촌 현장에 뛰어들기로. 세 청년은 영농정착 교육과정 중에 실습 위주의 교육과 선진농업인들을 만나면서 농촌의 미래를 고민했다. 현재는 낙후되어 있지만 성공 가능성은 충분하다는데 서로 동의하고 졸업 후 진로를 농촌 현장으로 함께 가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부모님을 설득하는 일이었다. 최소한 먼저 허락을 받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졸업식날 식사하는 자리에서 부모님들을 모시고 자신들의 생각을 처음으로 말씀드렸다. 귀농을 하고자 하는 이들의 뜻을 충분히 전달하려고 노력했지만, 당연히 반대였다. 하지만 아직 젊기에 실패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는 간절한 설득에 반승낙을 받았다. 그렇게 부모님과 주변 사람들의 우려와 걱정 속에 지난 20112월 금평리에 터를 잡았다.


김재형 군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아직은 젊은데 왜 농사를 짓는지. 대답은 간단했다.
아직 젊기 때문입니다. 생각하는 것 뭐든 해 볼 수 있는 나이니까요."
우문에 현답을 내놨다. 아마도 똑같은 질문을 많이도 받았을 게다.


 

세 청년이 지난 2년 동안 겪은 농촌의 현실은 열악하지만 무한한 가능성을 만났고, 또 자신감을 얻었다.

처음 저희가 이곳에서 농사를 짓고 살겠다고 왔을 때 마을 어르신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집과 땅을 구하는데 발 벗고 나서서 도와주셨거든요. 또 모르는 것이 있으면 알려주시고, 잘 되기를 바라는 진심어린 마음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저희들도 받은 만큼 예비 귀농인 들에게도 돌려줘야죠. 그것이 곧 농촌의 미래라고 생각합니다.”

자신들보다 남을 먼저 걱정할 줄 아는, 이제 막 초보농군 티를 벗어 난 세 청년의 농촌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느껴지는 말이다. 내년 여름 블루베리를 첫 수확하는 날에는 막걸리 몇 병들고 다시 궁대마을을 찾아봐야겠다.

 

그들의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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