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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 공공건축프로젝트

무주 공공건축프로젝트 -14 버스정류장

by 눌산 2020.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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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야의 당당함, 이용하는 사람들을 위한, 외롭지 않은 버스정류장

정기용 건축가의 무주 버스정류장 설계는 농촌 풍경과 동떨어진 이질감을 극복하는 고민에서부터 시작한다. 먼저 그는 버스정류장을 통해 외롭게 홀로 떨어진 존재지만 거대한 풍경에 맞설 수 있는 힘을 표현하고자 25센티미터 두께의 두꺼운 콘크리트 벽을 세워 광야의 당당함을 드러냈다.

또한 벽채의 한 부분을 도려내 창을 내고 뒤편 풍경을 끌어들였다. 그 결과 훌륭한 액자를 걸어놓은 듯 사계절 제각각의 멋진 그림을 버스정류장에 앉으면 감상할 수 있다. 그리고 콘크리트 벽채에 자로 교차하는 의자를 만들어 덧붙였다.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끼리 자의 의자에 앉아 시선을 교차한다. 단지, 버스정류장이 차를 기다리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라 타인과 관계를 맺는 공간으로도 기능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설계라 할 수 있다.

지붕은 낮게 경사를 주어 얹었다. 전체적으로 안정감 있는 외형은 콘크리트와 목재를 통해 조화롭게 표현했다. 덕분에 주변 마을과 산과 들에 비해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

요즘 전국 대부분의 시골버스정류장은 차가운 스테인리스나 철제 기둥에 형형색색의 원색 지붕을 이고 있다. 시선을 한 번에 잡아당기는 시각적인 효과는 있을지 모르나 시골버스의 낭만은 느껴지지 않는다. 무주의 버스정류장은 작은 건축물에 불과하지만 그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배려하는 건축가의 따스한 마음과 철학이 담겨 있다.

[TIP] 무주읍과 설천면, 부남면, 안성면에 건축가의 버스정류장이 있다. 무주읍에서 무주IC로 향하는 길목인 무주읍 가옥리 양방향 버스정류장은 서로 마주보고 있다.
주소 : 전라북도 무주군 무주읍 평촌길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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