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최상류 별이 쏟아지는 마을, 무주군 부남면
면사무소에 콘도와 천문대를 만들어 지역의 정체성을 찾으려고 했던 건축가
충남 금산군과 전북 진안군에 접한 부남면은 면적 69.4㎢, 인구 약 1,500명으로 무주군에서 가장 면적이 좁고, 인구가 적은 면이다. 무주 땅을 지나는 약 20여km 금강 최상류로 수상레저 스포츠인 래프팅 명소로 알려져 있다. 금산이 인접한 탓에 오래전부터 인삼재배 농가가 많고 산림의 비중이 81%에 달해 강촌이면서도 산촌의 분위기에 난다.
이러한 부남면의 지리적, 지형적 여건으로 인해 정기용 건축가가 부남면 주민자치센터를 설계하면서 천문대를 계획하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볼 수 있다. 정기용 건축가가 천문대 건축으로라도 부남면의 정체성을 찾으려고 했던 것 또한 부남면의 열악한 환경에서 시작한다.
건축가가 부남면에 첫 발을 내딛는 순간, 건축가는 “하늘에서 그렇게 많은 별이 쏟아지는 것은 처음 보았다”고 했다. 돌이켜보면 건축가가 밤에 부남면에 도착한 것은 천만다행이다. 늦은 밤에 도착한 덕분에 무수히 쏟아지는 별들의 잔치를 볼 수 있었으니 말이다. 바로 그날 밤 사건이 천문대를 건축하게 되는 단초가 된다. 무주군에서 가장 오지로 소문난 곳, 외딴 섬처럼 동떨어진 곳에 천문대를 세운다는 것은 마을의 정체성을 찾는 일이고 자부심을 갖는 일이라 건축가는 생각했다. 그날 밤 건축가가 난생 처음 경험했던 별들의 잔치를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마을 주민들은 정체성을 되찾는다. 아마도 건축가는 그 상상만으로 행복하지 않았을까?
고향을 떠난 사람들에게는 고향에 대한 정체성을 심어줄 수 있는 대표 건축물이, 주민들에게는 이 마을에 산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를 보여주는 자랑스러운 건축물이 되길 건축가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알려주고 싶었다.
또한 각자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서 있는 건물들, 면사무소와 복지회관, 소방서 , 테니스장을 기능적으로 서로 연결하는 의미로 떠오른 것이 바로 천문대다. 각자 따로 놀던 건물들이 가운데 천문대가 들어서면서 하나가 된다. 면사무소와 천문대 복지회관이 사이좋은 친구들이 나란히 어깨동무라는 하는 듯 밝은 표정으로 서 있다.
천문대에는 홍보관과 대기실, 관람실로 구성된 3층짜리 건물에 주망원경, 천체탐색기, 관람용 망원경이 있고 슬라이드 상영시스템도 설치했다.
천문대 옆 복지회관 2층엔 50평 콘도를 꾸며 단체관람객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콘도는 개관 당시부터 주민은 물론 관광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여름철에는 예약이 어려울 만큼 인기다.
천문대 앞 식당 건물 좌우에 파고라를 설치하고 등나무를 심어 지금은 시원한 그늘을 만들었다. 무더운 여름날이면 이곳을 지나는 마을 주민과 관광객들의 쉼터가 되고 있다.
[TIP] 주소 : 전북 무주군 부남면 대소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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