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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일기

길 위에 선 당신 아름답습니다.

by 눌산 2008.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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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다리 멀쩡할때 걷자! 이왕이면 먼지 풀풀 날리는 흙길이라면 더 좋고, 호젓한 산길이라면 더 없이 좋다. 아름다운 우리 땅 구석구석을 두 다리로 밟아 보자. 유명 관광지는 휠체어 타고도 갈 수 있으니까.

20대때 굳게 다짐했던 걷기 예찬입니다. 그동안 원없이 걸었습니다. 16년 전에 백두대간 종주를 했고, 남해안과 동해안 자전거 여행, 7번 국도 도보여행, 낙동강 1,300리 도보여행, 섬진강 도보여행, 돌산도 도보여행 등. 그래도 걷고 싶습니다. 길 위에 서면 좋습니다. 이유는 없습니다. 그냥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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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는 민박집 주인이 되면서 마음데로 긴 여행하긴 힘들어졌습니다. 그래도 기회가 온다면 60리터 배낭을 꾸리겠지만요.
 
읍내 나가는 길에 한무리의 젊은이들을 만났습니다. 단박에 도보여행 중이라는 것을 알고 사진을 몇장 찍었습니다. 순간. 나도 저 무리에 끼고 싶다는 생각에 가슴은 콩닥콩닥 뛰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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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겨워 하던 표정은 어느새 사라지고 카메라를 향에 V를 날리는 저 젊은 친구들을 보면서 '세상에 이보다 더 아름다운 젊음이 있을까' 생각해봅니다. 한낮 아스팔트 도로를 걷는 일은 숨쉬기도 힘들 만큼 뜨거운 지열로 발바닥은 불이 납니다. 저도 걸어봐서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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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만 됐어도 쭈쭈바라도 사줬을텐데.... 마음은 그랬습니다. 이 시간이면 물보다는 시원하고 달콤한 빙과류 생각이 간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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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긴 행열을 지켜봤습니다. 어디에서 출발했고, 어디까지 걷든. 그건 상관없습니다. 저들이 내딛는 이 땅은 소중하니까요. 내 발로 내 나라 내 땅을 밟는 느낌은 짜릿합니다. 특히 저들은 아직 젊기 때문입니다.

아, 내일부터 4일 간 40명의 젊은이들이 만경강 100km 도보탐사를 떠난다고 합니다. 참여는 못하지만 잠시 맛이라도 보고 와야겠습니다.


이맘때면 어김없이 공항은 북새통을 이룬다고 합니다. 해외여행때문이지요. 무슨무슨 연수니 체험이니 하는 거창한 이름을 앞에 달긴 했지만 말입니다. 해외여행이라고 해서 무조건 나쁘지 않습니다. 또 반대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내 나라 내 땅부터 밟아보고 나가라고 하고 싶습니다. 국보 1호가 남대문이고, 현존하는 최고의 목조건물이 부석사 무량수전이라는 것은 몰라도 됩니다. 다 아는 얘기니까요. 하지만 이 땅의 숨결을 느껴보는 일은 중요합니다.


저들이 목적지까지 무사히 완주를 한다면 이 땅에 대한 소중함과 애착은 더 강해지겠지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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