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다 삼천포(三千浦)로 빠지다.'라는 말이 있죠. 진주로 가야 하는데 길을 잘못 들어 삼천포로 가게 되었다는 데서 유래된 말로 어떤 일이나 이야기가 도중에 엉뚱한 방향으로 진행됨을 비유적으로 쓰는 말입니다. 그 삼천포를 다녀왔습니다.
무주에서 삼천포는 교류하기 힘든 먼 거리입니다. 하지만 대전-진주간 고속도로의 개통으로 무척 가까운 동네가 되었죠. 고속도로가 개통되고 나서 무주 사람치고 삼천포가서 회 한번 먹어보지 않은 사람이 없다 할 정도니까요. 더구나 오지 중의 오지로 소문난 무주가 아닙니까. 그만큼 세상이 좋아졌다고 해야 하나요.
무주에서 삼천포까지는 채 두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쏜다면. 1시간 30분이면 되겠죠.
그날. 삼천포에서 긴 팔 옷을 입은 사람은 저 혼자였습니다. 오랜만에 나들이라 옷에 신경 좀 썼더니 산중에서 온 티가 나더군요.^^ 사실. 무주의 날씨는 요즘 긴 팔 옷이 더 어울립니다.
순간. 공간이동을 했습니다. 산중에서 바다로. 오랜만에 다가오는 갯내음이 싫지 않습니다.
선창가 한켠으로는 생선들이 일광욕을 즐기고 있습니다. 꼬들꼬들하게 말린 생선은 찜이나 구이로 최고죠.
어려서 부터 생선을 많이 먹고 자라 그런지 이런 모습들이 익숙합니다.
어패류 공판장입니다. 종류별, 크기별로 구분해 놓고 경매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삼천포의 명물 서부 재래시장입니다. 싱싱한 횟감을 직접 골라 횟집에 가서 먹는 '초장집'의 원조라 할 수 있는 곳입니다.
상어입니다. 역사와 전통이 있는 시장인 만큼 없는게 없습니다.
생선이라고는 갈치와 고등어 밖에 모른다는 무주처녀가 신이 났습니다. 모든게 신기하나 봅니다.^^
고요한 산중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지만. 복닥거리는 시장통 분위기는 사람 냄새가 나서 좋습니다.
착한 가격에 덤으로 얹어 주는 인심 또한 굿입니다.
제가 삼천포를 찾은 이유는 바로 이 아주머니를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아, 더 정확한 이유는 싸고 맛 좋은 회를 실컷 먹기 위해서죠.^^
딱 2년 만입니다. 그때 이 아주머니의 칼솜씨에 반해 사진에 담았던 적이 있습니다. 전어를 써는 모습이 가히 환상적이었죠. 전어도 날고, 칼도 날 정도로요. 회가 먹고 싶어 온 길에 다시 뵙게 되었습니다.
그때 사진입니다.--->> http://ozikorea.tistory.com/166
역시 녹슬지 않은 실력입니다.
눈을 감고도 칼질하는 솜씨가 한석봉 어머니도 울고 갈 실력입니다.
농어 2kg, 돔 2kg, 전어는 덤, 대충 5kg 정도에 4만원 드렸습니다. 싸죠? 아, 이름은 까먹었지만 다른 생선도 덤으로 주셨습니다.
농어의 쫀득쫀득한 살맛이 보이죠? 생선은 역시 싱싱해야 맛있습니다.
야들야들한 돔 또한 맛있죠.
전어무침인데 양념이 좀 독특하더군요. 땅콩을 갈아 넣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고소한 맛이 더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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