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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오지

정선 오지마을 '덕산기'에서 만난 선녀와 나뭇꾼

by 눌산 2009.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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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덕산기' 사는 선녀와 나뭇꾼, 선화공주와 홍반장


정선하면 '오지'라는 단어가 연상 될 만큼 산 깊은 골짜기입니다.
오죽하면 정선으로 부임받은 군수가 서러워서 울었을까요,
하지만 임기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다시 한번 울었다고 합니다.
정선 사람들 인심에 반해서요.

그만큼 인심 좋은 고장이라는 얘기지요.

정선은 아름다운 자연 만큼 가슴이 뜨거운 사람들이 많이 삽니다.
자연과 더불어 진정한 삶의 의미를 실천하는 사람들이지요.

골골마다 또아리를 틀고 사는 멋진 사람들을 만나고 왔습니다.
일명 똬리파.
선녀와 나뭇꾼은 이 똬리파의 조직원입니다.^^



선녀와 나뭇꾼이 사는 곳은 정선 사람들도 잘 모르는 '덕산기'란 곳입니다.

해피썬데이 '1박2일' 팀도 찾아간 오지마을이죠.
주민은 외딴집 네 가구가 전부입니다.
걸어서 간다면 1시간이상,
그렇다고 차가 마음데로 다닐 수 있는 곳도 아닙니다.
4륜 구동아니면 갈 수 없는 곳이죠.
순정 4륜구동이라면 다녀와서 머플러 교체할 각오는 하셔야 합니다.
길이 따로 없는, 계곡 자갈밭이 길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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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와 나뭇꾼이 사는 집입니다.
'덕산기' 네 집 중 세번째 집이죠.
비룡동이라는 곳에 살다 얼마전에 이사왔습니다.
지금은 집단장이 한창입니다.

빨간 갤로퍼가 인상적이죠.
대한민국에 하나 뿐인 차랍니다.


이 집의 주인 선녀는 선화공주고, 나뭇꾼은 홍반장입니다.

이런 산중에 있는 오두막치고는 뼈대가 튼튼합니다.
손재주가 좋은 홍반장이 손수 수리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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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길을 한참 들어갔습니다.
계곡을 따라 너댓번 물을 건너고,
호박돌이 깔린 돌길을 달려.

다리도 없고, 길도 없고, 비가오면 고립됩니다.
속세 사람들 기준에서는 고립이지만.
그곳에 사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생활이겠지요.
며칠 못나간다고 세상이 무너지는 것도 아니니까요.
불편함을 감수하고, 그 자체를 즐기며 산다고 할까요.
보통의 사람들 입장에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삶이지요.

이해할 필요없습니다.
머리 아프거든요.
그냥,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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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반장과 선화공주의 신혼방 창문.

홍반장은 건축 전문가, 선화공주는 전문 산악인이었습니다.
나뭇꾼은 집을 짓고, 선녀는 산을 타고.
딱 어울리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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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안에 아궁이가 있는 안방입니다.
가마솥은 욕실에 걸려 있습니다.
아궁이는 벽난로고, 욕실의 가마솥은 바로 온수를 쓸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기막힌 구조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하나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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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렌즈 케이스를 활용한 공구통.
아이디어가 좋습니다.

두가지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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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산중에도 봄이 찾아왔습니다.
산괴불주머니 뒤로 뒷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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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불을 지핍니다.
군고구마 생각납니다.
석쇠에 간고등어 구워 먹으면 맛있겠죠.

산중 생활은 지극히 단순합니다.
얻을 것도, 버릴 것도 없는 생활이지요.
도시의 하루가 24시간이라면,
산중에는 아침 점심 저녁이 있을 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삶이죠.
하지만 이 부부 처럼 실천에 옮기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걸리는게 너무 많아서죠.
가진게 많아서, 더 갖고 싶은 욕심이 많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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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세 온기가 돕니다.
저 방에서 자면 48시간은 못 일어날 것 같습니다.
아니, 안 일어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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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건너 산으로 올라봅니다.

아~ 물빛이 장난이 아닙니다.
보석처럼 빛이 납니다.
화장기 없는 맨 얼굴의 츠자같습니다.
순수, 그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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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이 사라지고 잿빛이 서있군요.
갤로퍼는 손님 픽업하러 나갔습니다.
승용차는 못 들어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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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자 모양으로 크게 휜 골짜기 한가운데 그들의 보금자리가 있습니다.
아늑해 보입니다.



누군가를 의지하고 기대면 외로워진다.. 인생의 길에서 어느 한순간 그누구가 내 곁을 지키고 있다가 떠났더라도 외로워하지 않으려면 인생은 언제나 어느곳에서나 혼자의 길을 걸어야 한다는 걸 알아야 한다.
그러기에 난 항상 혼자란걸 기억한다.
그리고 어느조건에서도 난 나만의 행복을 찾으며 살아가야 함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홍반장과 선화공주의 블러그에 걸린 글입니다.
/ 블러그 -- >> http://blog.naver.com/jshbanjang


뭐하나 변변한게 없는 첩첩산중 오두막에서 살아가는 그들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는 말입니다.
집수리가 다 끝나면 방 하나 정도는 민박을 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따금 찾아오는 사람들과의 만남도 좋겠지요.



홍반장! 선화공주! 부디 멋진 산중 생활하시길... 뜬금없이 찾아가도 하룻밤 꼭 재워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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