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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 이야기

적상산 야생화, '천상의 화원'이 따로 없네

by 눌산 2009.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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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나물 뜯으러 갔다 만난 '천상의 화원', 적상산 야생화 군락


이팝나물이 맛있다는 얘기는 지난겨울부터 들어온 터라 오매불망 때만 기다렸습니다. 식물도감을 보고 인터넷을 찾아봐도 사진만으로는 뭐가 뭔지 알수가 없습니다. 모르니 혼자 갈 수도 없고, 마침 뒷집 식당 아저씨가 지금이 제철인 이팝나물 뜯으러 가신다기에 따라 붙었습니다.

이팝나물은 알고 보니 풀솜대라는 백합과의 여러해살이 풀이었습니다. 여름에 흰꽃이 피는 풀솜대 새순을 흐르는 물에 깨끗히 씻어 된장과 함께 넣고 끓이면 시원하고 칼칼한 맛이 기가막하다고 합니다. 생채나 묵나물로도 먹을 수 있는 풀솜대는 춘궁기 구황식물로 민중을 구제하는 보살같은 풀이라 하여 지장보살이라고도 합니다. 이 외에도 솜대, 솜죽대, 솜때, 왕솜대, 큰솜죽대, 품솜대지장보살이라는 이름도 갖고 있습니다. 불리는 이름도 많은, 참 특별한 녀석입니다.

이팝나물 뜯으러간 적상산 8부 능선에서 더불어 만난 피나물 군락은 '천상의 화원'이 따로 없었습니다. 산정을 노랗게 물들인 피나물과 그 틈에 용케도 함께 살고 있는 꿩의바람꽃, 나도바람꽃, 족도리풀, 괭이밥도 만났습니다. 산나물 뜯는 건 뒷전이고 이 녀석들과 놀아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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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가 먼저 앞장을 섭니다. 이건 참나물이고, 이건 곰취, 이게 바로 이팝나물이야, 하시며 가르쳐 주십니다.
여름에 꽃이 핀 모습만 봤지 어린 새순은 본 적이 없어 찬찬히 들여다 봤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풀솜대가 맞더군요. 꽃이 진 현호색과 박새 군락 틈에 무수히 자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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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숨은 그림 찾기 한번 해볼까요? 이 속에 이팝나물이 숨겨져 있습니다. 잎이 가장 큰 것은 박새, 그 다음으로 큰 것이 이팝나물입니다. 나머지 몽실몽실한 작은 잎들은 꽃이 진 현호색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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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는 현호색이 필때부터 다니던 곳입니다. 적상산에서도 유독 야생화가 많은 곳이죠. 멀리 현호색 하나만 보여도 반갑더니 이젠 너무 많아서 심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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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이 바로 마을 분들이 얘기하는 이팝나물입니다. 여름에 솜사탕 같은 흰 꽃이 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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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을 뚫고 올라왔군요. 나뭇잎이나 이팝나물이나 무지 힘들어 보입니다. 야생화의 끊질긴 생명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불과 한달 전만 해도 매마른 낙엽더미만 가득했던 곳에 하나 둘 돋아 난 새순이 순식간에 초록을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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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숨어 있으면 모를 줄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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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갓모양이죠? 그래서 삿갓나물입니다. 삿갓나물과 비슷한 우산나물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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꿩의바람꽃과 현호색, 오른쪽은 나도바람꽃입니다

이 곳은 현호색이 가장 먼저 피고 그 다음으로 나도바람꽃, 이젠 피나물이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철저히 순서에 입각한 자연의 순리입니다. 때가 되면 어김없이 피었다 지고나면 또 다른 꽃이 피지요. 사람사는 세상에도 이와같은 순리라는게 있습니다. 무리한 억지는 곧 화를 부르게 됩니다. 다 알고 있는 진리지만, 그렇지 못하기에 문제가 되는 것이겠지요. 똑똑한 척은 다 하면서 참 바보같죠. 사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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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도리풀과 괭이밥

사막에서 모래알 찾는 기분입니다. 초록으로 뒤덮힌 피나물 군락 속에서 다른 꽃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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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나물 군락입니다. '천상의 화원'이 따로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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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상이 노랗게 물들었습니다. 이팝나물이고 뭐고 제껴 놓고 사진놀이하고 놀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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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배낭 보이시죠? 제 배낭입니다. 산나물 보따라지요. 저렇게 내 팽개치고 사진놀이해도 되는건지.... 꽃이 좋으니 어쩔 수 없습니다.









한참을 사진놀이에 열중하다 보니 앞서가던 아저씨가 사라졌습니다. 아저씨~ 하고 부를 수도 없고... 갑자기 나타난 아저씨 얼굴이 노랗습니다. 꽃인지 사람인지 구분이 안됩니다.









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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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넓은 꽃밭에서 노는 눌산은 복이 터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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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농띵이 부렸지만 제 몪은 했습니다. 배낭 한 가득 이팝나물을 채웠습니다. 너무 많아 아랫집에도 나눠드리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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