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농사를 농사 중에 상농사라고들 합니다. 그만큼 힘들다는 얘기지요. 물론 제 경험이 아니고, 들은 얘깁니다. 담배농사가 힘들다는 것은 손이 많이 가기 때문입니다. 봄부터 겨울까지, 사람의 손이 수십 번은 가야 끝나는 것이 바로 담배농사라고 합니다.
담배농사는 주로 평지가 별로 없는 내륙지방 산골에서 많이 합니다. 요즘 담배꽃이 한창입니다. 자세히 보면 큰 이파리에서 나온 줄기에 나팔꽃 모양의 꽃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습니다. 참 예쁜 꽃입니다.
담배꽃의 꽃말은 '그대 있어 외롭지 않네.', '고난을 이겨내다.'라고 합니다. 묵묵히 한 길만을 고집하며 살아 온 우리 어머니 아버지의 얘기같습니다.
무주에 오시면 흔히 만날 수 있는 풍경입니다. 담배는 척박한 땅에서 잘 자라나 봅니다. 평지보다는 주로 산골짜기 경사진 밭에서 재배합니다.
나팔꽃 비슷하죠? 몸에 그리도 나쁘다는 담배지만, 꽃은 예쁩니다.
아, 눌산은 담배가 나쁘다는 것에 동의 못합니다. 힘든 산행 중에 담배 한 모금은 시원한 청량음료가 됩니다. 글이 안 풀릴때 담배는 머리를 맑게 해줍니다. 눌산은 담배를 무지 사랑합니다.^^
담배잎입니다. 담배의 주원료가 됩니다.
요즘은 기계건조를 하지만 예전에는 흙장을 쌓아 만든 건조장에서 자연 건조를 했습니다. 무더운 여름 담배 잎을 따고 건조시키는 과정 모두가 사람의 손이 가야 하는 일입니다.
<고대 그리스 신화에 담배에 관한 전설>
지중해의 어떤 섬나라에 악독한 폭군이 있었습니다. 술을 좋아 했던 폭군은 나라 안의 미녀들을 빠짐없이 왕궁으로 불러들여서는 수청을 들게했답니다. 그런데 많은 미녀들 중에 가장 아리따운 미녀 한 명이 수청들기를 거절하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화가 난 폭군은 그녀를 처형하고 왕궁 밖에 묻어 버리고 말았답니다. 다음해 봄이되자 그녀의 무덤에서 분홍색 꽃이 피었는데 그 꽃이 '담배꽃'이었다고 합니다.
어느날 이 담배꽃의 향기를 맡은 폭군은 자기 잘못을 뉘우치고 착한 왕으로 돌아 왔고, 담배꽃씨를 받아서 온 백성들에 골고루 나누어 주며 담배를 심고 피우도록 권장을 했다고 합니다. 담배연기가 자욱히 피어나는 지중해의 한 섬나라..., 그래서 이 섬나라 옆을 지나가는 선박들은 담배연기 때문에 좌초하지 않고 무사히 항해를 할 수 있었다고 해서 그리스 신화에는 담배연기를 가리켜 SOS(구조신호)라고 표현을 했습니다. 그리고 폭군이 담배꽃 향기에 취해 마음을 바꾸고 자신의 잘못을 참회했다고 해서 '사랑의 신호'라고 부르기도 한다는 얘기입니다.
영월 동강 주변에 황톳빛 담배건조막이 참 많았습니다. 담배농사가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개발 앞에 모두 무너져버렸죠. 동강을 더 동강답게 만들었던 풍경들이었습니다. 충북 영동이나 괴산, 경북 안동, 여기 무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었지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사라지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보니 그러려니 합니다. 하지만, 버려서는 안 될 것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어머니 아버지들의 피와 땀으로 일군 문화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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