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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0월 2일부터 11월 22일까지 52일 간 낙동강 도보여행을 했습니다.
태백에서 부산 을숙도까지 1천 3백리 길입니다.
요즘 말 많은 그 낙동강입니다.
태백에서 봉화-안동을 지날때 까지는 강 다운 모습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멋진 자연과 그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
도보여행의 힘든 시간들을 보상 받고도 남을 만큼 아름다운 사람과 자연들입니다.
하지만 안동을 지나면서 낙동강은 '낙똥강'이 됩니다.
안동-상주-구미-왜관-대구-창녕-마산-밀양-부산까지.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강은 이미 죽은 지 오래입니다.
반듯한 직선의 제방길과 대단위 비닐하우스들, 국적 불명의 현란한 집들,
강 상류에서 만났던 소박한 모습의 마을과는 대조적인 모습들입니다.
한마디로 재미 진짜 없는 구간들이죠.
5년 만에 그 추억을을 되살려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여행을 하면서 인연을 맺은 봉화 초시 형님 댁을 다녀왔습니다.
비동골은 낙동강 전 구간 중 유일하게 사람이 다닐 수 있는 길 조차도 없는 곳입니다.
눈꽃열차의 종착역인 승부역까지 구간입니다.
사람의 접근 조차도 하락하지 않는 오지 중의 오지마을이지요.
덕분에 사람 때 묻지 않은 자연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요즘 눌산은 오지마을 다큐를 찍고 있습니다.
TBS 교통방송의 'HD다큐 우리땅 속살보기'입니다.
총 15편 기획으로 다섯 편을 찍었고,
두 편은 이미 방송이 되었습니다.
매주 목요일 방송이 되지만 매일 재방과 '다시보기'로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요기로 가시면요. -->> http://tbs.seoul.kr/tv/newpro2.jsp
낙동강 최상류 비동골을 찾아가는 길입니다.
분명 비가 내렸고, 일기예보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다음날 부터 시작된 폭설 속에서 2박3일을 보냈습니다.
이튼 날 새벽, 비동골에 눈이 내립니다.
설마 내리면서 녹겠지... 했습니다.
하지만 쉬지 않고 내린 눈은 고스란히 쌓여갔습니다.
이튼 날 저녁입니다.
민선이 졸업식을 다녀왔습니다.
눈만 보면 환장하는 눌산도 한숨이 먼저 나옵니다.
이 일을 어쩌누....
봄 풍경을 기대했는데 한겨울 폭설이라니요.
하늘이 하는 일을 어쩌겠습니까.
일단 마시고 봅시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봉화 현동 막걸리 맛 한번 보면 꼭 다시 찾게 됩니다.
딱 막걸리 맛 그대로거든요.
비동골의 밤은 바로 현동 막걸리로 시작해 막걸리로 끝이 납니다.
안주는 김치전에 땅 속에서 금방 꺼낸 동치미....
민선이는 어제 초등학교 졸업을 했습니다.
아빠와 산책 삼아 강나들이를 나갑니다.
사흘째 되는 날 아침.
비동골은 선계의 풍경이 따로 없습니다.
된장 고추 장이 담긴 가지런한 장독과 비동골의 아늑한 골짜기는 언제봐도 환상 그 자체입니다.
오늘은 장작을 패고, 이런 저런 할 일이 많습니다.
풍경 사진 담을 시간도 없을 만큼 바쁘게 보냅니다.
아, 근심 걱정 훌훌 털어 내는 곳입니다.
돌담을 곡선으로 쌓아 밖에서는 안보입니다.
훌쩍 뛰면 아마도 보이겠지만요....
문이 없어 냄새 안나고 앞이 훤히 트여 시원합니다.
산을 보며 싸는 기분, 아마도 경험해보지 않은 분들은 모를걸요.^^
연출 사진 한 장 찍어 봤습니다.
언제봐도 폼은 근사하십니다.^^
형수 님은 잠깐 나온 햇살에 메주를 손질하십니다.
비동골 초시농가 된장 맛은 이미 소문나 있습니다.
뜬금없는 방문에 궂은 일 마다 않고 도와주신 형수 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늘 신세만 지고 다니는 눌산입니다.
근 일주일을 밖에서 보냈더니 눌산 몰골이 말이 아닙니다.^^
산골소녀 민선이가 찍었습니다.
2박 3일 간의 일정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멀리 기차가 지나갑니다.
언제나 그리운 풍경입니다.
낙동강에 봄이 오면 그땐 조용히 다녀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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