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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조팝나무꽃이 한창입니다. 개나리 처럼 길게 늘어뜨린 줄기에 순백의 하얀꽃입니다. 흔히 만날 수는 있지만 가까이에서는 잘 안보이기도 합니다. 그것은 고상한 자리보다는 외진 산자락이나 밭두렁 같은, 눈에 잘 뜨이지 않는 곳에 자라도 보니 그렇습니다. 화려한 색감의 꽃이 많은 계절이라 별 주목을 받지 못합니다. 꽃 핀 모습을 자세히 보면 치렁치렁한 줄기에 줄줄이 핀 꽃이 꼭 좁쌀 처럼 생겼다 해서 '조팝'이란 이름이 붙었습니다.
너무 흔하다 보니, 또 줄기가 사방으로 쳐진 모양새가 젊잖지 못하다 보니 귀한 대접 받는 꽃은 아닙니다. 그래도 보기보단 화려한 자태가 곱게 차려 입은 여인의 치맛자락을 닮았습니다. 얼핏 보면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차려입은 5월의 신부가 연상됩니다.
꽃 하나하나를 자세히 보면 참 예쁜 꽃입니다. 이 계절에 잘 어울리는 하얀색입니다.
금강 줄기를 따라 걷다 만났습니다. 벚꽃, 복사꽃에 사람 눈길 다 가니 이 녀석은 뒷전입니다. 그래서 듬뿍 사랑을 주고 왔습니다.
흰색이다 보니 역광에 더 빛이 납니다. 예쁜 사진을 찍는 요령이겠지요.
이리저리 축 쳐진 줄기에 주렁주렁 매달린 꽃송이가 풍성합니다.
길을 걷다 해찰 부리는 시간이 점점 늘어 납니다. 이렇게 예쁜 처자를 그냥 지나칠 수 없으니까요.
비가 그쳤네요. 봄은 한층 무르익겠지요. 뒷산에 이팝나물이랑 참나물도 쑥쑥 올라 올겁니다. 앞산의 눈부신 연둣빛을 보니 걷고 싶어집니다. 어딜갈까, 금강을 따라 걸어야 겠습니다. 맘 속에 고이 접어 둔 강길을 따라 걷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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