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적상산 야생화 - 나도바람꽃
바람꽃 종류는 참 많습니다. 가뜩이나 어려운 꽃이름 때문에 머리 아픈데, 바람꽃은 그 종류가 무려 12가지나 됩니다. 남한 땅에서 자생하는 바람꽃은 4개 속이 있습니다. 바람꽃속(Anemone속), 나도바람꽃속(Enemion속), 너도바람꽃속(Eranthis속), 만주바람꽃속(Isopyrum속)이 그것입니다. 바람꽃속 식물로는 꿩의바람꽃, 들바람꽃, 홀아비바람꽃, 회리바람꽃, 세바람꽃, 남방바람꽃, 태백바람꽃, 바람꽃이 있고, 나도바람꽃속에는 나도바람꽃 1종, 너도바람꽃속에는 변산바람꽃과 너도바람꽃 2종, 만주바람꽃속에는 만주바람꽃 1종이 있습니다. 바람꽃이란 이름이 붙은 야생화가 이렇게나 많습니다.
무주 적상산에서 만난 바람꽃은 너도바람꽃을 필두로 꿩의바람꽃과 홀아비바람꽃, 나도바람꽃이 있습니다. 그중 나도바람꽃이 가장 늦게 핍니다.
꽃이름 앞에 접두어 '나도' 또는 '너도'가 붙은 꽃은 많습니다. 그 의미는, 원래는 다른 분류군에 속하지만 비슷하게 생긴데서 유래된 것입니다.
바람꽃은 여린 바람에도 긴 대궁이 흔들린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바람꽃을 유심히 관찰해 보면 그와는 정반대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대궁은 여리지만 바람에도 흔들림이 없이 꿋꿋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바람꽃은 여리지만 강한 꽃입니다.
너도바람꽃이 피고 난 자리에 나도바람꽃이 피었습니다. 거의 두달 만 입니다. 뒤로 보이는 노랑 무리는 피나물입니다. 온통 노란 꽃밭 한가운데 드문드문 나도바람꽃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 돋보입니다.
접두어 '너도'가 붙은 너도밤나무에 재밋는 이야기가 전해옵니다.
강원도 정선 구절리 노추산 이성대에서 이율곡 선생이 공부를 하고 계실 때 산신령이 나타나 밤나무 1천주를 심어야만 화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해 그대로 1천주의 밤나무를 심고나서 다음날 그 숫자를 확인해보니 1주가 부족하더란다. 마침 그때 밤나무하고 비슷한 녀석(?)이 "나도 밤나무요!"하고 소리를 치며 나타났는데, 보아하니 밤나무하고 아주 흡사했다나..... 아무튼 1주의 밤나무가 부족한 터라 “그래, ‘너도밤나무구나!’”하여 1천주의 밤나무 심기는 무사 통과하였고, 너도밤나무란 나무 이름이 생겨나게 되었다고 한다.
이름이 뭔고?라고 물었다면, 아마도 이 녀석은 "나도 바람꽃이오." 했겠지요.
적상산은 지금, '천상의 화원'이 따로 없습니다. 노란 피나물이 거대한 군락을 이루고 피어있습니다. 야생화가 좋은 건, 언제나 한결같기 때문입니다. 때가 되면 어김없이 피어 무한한 감동을 줍니다.
'천상의 화원' 적상산 피나물 군락 -> http://www.nulsan.net/937
728x90
'그꽃'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며느리의 비단주머니, 금낭화(錦囊花) (0) | 2010.05.12 |
---|---|
떠나는 봄, 마지막 봄꽃들 (1) | 2010.05.10 |
5월을 더욱 눈부시게 만드는 조팝나무꽃 (4) | 2010.04.27 |
숲속의 백합, 산자고 (1) | 2010.04.21 |
바람난 여인 얼레지 떠나다. (1) | 2010.04.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