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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꽃334

남도 들녘에 붉은 융단이 깔렸습니다. 자운영입니다. 매화꽃 산수유꽃 벚꽃이 지나간 남도 들녘을 붉게 물들이는 녀석이지요. 그야말로 붉은 융단이 따로 없습니다. 사람들은 자운영의 진가를 잘 모르시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특히 저 윗동네 사람들은 더더욱 모르구요. 그건 대전 이남지역에서만 만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할겁니다. 눈으로 마음으로 행복하게 해 줄 뿐만 아니라 이녀석은 기특하게도 천연 비료가 되 주기도 합니다. 대부분 논에 피기 때문에 아마 무시당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지난해 보니까 정읍의 한 작은 마을에서 '자운영 축제'를 하더군요. 대전 어디선가도 축제를 한다는 얘길 들었구요. 이제야 그 가치가 빛이 나는 것 같아 다행스럽게 생각됩니다. 보리 새싹이 올라오면 이 녀석도 덩달아 파릇한 모습을 드러냅니다. 꽃이 피고 나면 논을.. 2008. 4. 25.
그 이름도 화려한 비단주머니꽃. 금낭화(錦囊花) 양비귀과의 여러해살이 풀인 금낭화(錦囊花)입니다. 북극 어느나라에서는 이 금낭화를 보고 '장군의 하트'라고 한다지요. 여린 순은 나물로도 먹습니다. 그래서 며눌취(며느리취)라고도 합니다. 금낭화(錦囊花) 한자를 풀어보면 비단 '금'에 주머니 '낭'으로 그 이름도 화려한 '비단 주머니꽃'이 됩니다. 이런 연유로 '며느리 주머니꽃'이라고도 합니다. 주렁 주렁 매달린 하트 모양의 꽃 만큼이나 불리는 이름도 많군요. 영어명은 'Bleeding heart'로 '피흘리는 심장'이란 뜻이 됩니다. 심장에서 피가 한방울 뚝 떨어지는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같습니다. 똑 같은 꽃이지만 며늘취, 며느리 주머니꽃, 비단 주머니꽃으로 이름 붙인 우리 조상들의 고운 심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문제는. 꽃말이 .. 2008. 4. 25.
봄은 '노랑'입니다. / 유채밭 강변에 노란 카펫이 깔렸습니다. 온 세상이 '노랑'입니다. 봄을 색으로 표현하자면 노란색에 가깝습니다. 노랑...., 화사함과 그리움, 지나간 시간이 떠오릅니다. 지나간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그리워할 수는 있겟지요. 봄은 몸서리치는 그리움의 계절이지만 그 그리움을 잠재워주기도 합니다. 봄도, 그리움도, 지나간 사랑도, 잠시 고이 접어 둡니다. 2008. 4. 25.
허망한 봄날의 꿈을 꾼다. 동백 이 맘때 동백숲에 가면 검은 숲을 뒤덮은 선홍빛 동백의 처연한 생애를 만난다. 우리네 인생도 그렇 듯. 허망한 봄날의 꿈을 꾼다. 고요한 삶을 꿈꾼다. 나서지 말 것이며 드러나지도 말 것이며 있는 듯. 없는 듯. 산처럼. 물처럼. 꽃 채 뚝 떨어져 땅바닥을 나뒹구는 동백꽃을 선비의 절개에 비유하기도 한다. 그런 동백은 성질이 급한 녀석이다. 잠시 쉬어 갈 줄도 모르는 성질 드러운 녀석이다. 동백꽃의 생애는 짧다. 우리네 인생도 짧다. - 따뜻한 남쪽나라에서. 2008. 4. 25.
'처녀치마(꽃)' 앞에서는 절대 고개를 숙이지 마세요.... 처녀의 치마을 닮았나요? 사실 이 녀석은 이파리가 생명입니다. 처녀의 치마 처럼 길게 늘어뜨린 이파리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죠. '처녀치마'의 잎은 마르지 않고 땅에 깔려 그대로 겨울을 납니다. 봄에 바로 꽃대가 올라오기 때문에 흙에 뭍혀 잎이 잘 안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렁치렁한 치마 모양의 잎이 생명인데. 식물원에서 만난 '처녀치마'는 아쉽게도. 청바지 입은 롱다리 미녀입니다.^^ '처녀치마'를 만나시면. 절대! 고개를 숙이고 보면 안됩니다. 그건 실례죠.^^ - 용인 한택식물원에서. 2008. 4. 25.
한택식물원에서 만난 풀꽃 봄볕에는 며느리를 내보내고 가을볕에는 딸을 내보낸다는 말이 있습니다. 얼굴 타기 딱 좋은 날입니다. 용인의 한택식물원은 두번째 방문입니다. 서울 나들이 길에 잠시 짬을 내 찾아봤습니다. 개인 식물원은 입장료가 비쌉니다. 찬찬히 둘러보다보면 그렇게 비싸게 느껴지진 않습니다. 관심사에 따라 개인차는 나겠지만요. 남쪽에 비해 봄은 아직 이릅니다. 잘 가꾸어 놓은 식물원은 느긋하게 돌아봐야합니다. 구석구석 놓쳐서는 안 될 풍경이 많거든요. 괴불주머니 군락이 많습니다. 한택식물원의 요즘 색깔은 노랑입니다. 줄기에 털이 있는 것으로 보아 '털괭이눈' 같습니다. 다들 이름표를 달고 있는데 이녀석만 없더군요. 괭이눈. 수목원 직원에게 물어봤더니 그냥. 괭이눈이랍니다. 잎이 보통의 괭이눈에 비해 큰 오대산 괭이눈도 만났.. 2008. 4. 25.
마른 풀밭에 고개 숙인 할미꽃 이야기 할미꽃 만나러 가는 길 할미꽃에 전해져오는 전설입니다. 할미꽃을 만나러 왔습니다. 경주로 치자면 왕릉 쯤 되어 보이는. 전라도 말로 치자면 큰 묏동(묘지) 처럼 보이는 야트막한 산봉우리가 죄다 할미꽃 밭이랍니다. "아니. 도데체 할미꽃이 어디가 있다는거여~." 사람들은 도로변에 어색한 모습으로 세워 놓은 꽃탑 하나 쯤 있으리라 상상했나봅니다. 나무 한그루 없는 누런 산봉우리 전체가 할미꽃 밭이랍니다. 이름 없는 꽃이 없고, 그 꽃마다에는 아름다운, 때론 슬픈 전설이 전해옵니다. 잔설이 녹아흘러내릴때쯤이면 들에 산에 키 작은 풀꽃들이 피어납니다. 겨우내 움츠린 어깨를 펼치듯 가녀린 꽃대가 올라오고 그 꽃대 위에는 작지만 화려한 원색의 꽃이 올라앉습니다. 시골집 마당 한편에 피어나는 꽃이 있고, 논두렁 밭두.. 2008. 4. 25.
호랭이 장가 가는 날 '얼레지'와 놀다. 가는 빗줄기가 오락가락 한다. 순간. 한줌 햇살이 내리고 꼭 다문 입술이 열린다. 얼레지는 하루에도 몇번씩 꽃잎을 오무렸다 폈다를 반복한다. 비오는 날 얼레지를 만나러 간다. 활짝 웃으며 반겨주리란 기대를 갖고. 봄비에 촉촉히 젖은 얼레지에 생기가 돈다. 가는 대궁이지만 강하게 느껴지는 건. 바위를 흔들며 꽃을 피울 수 있었던 건. 봄의 생명력이 아닐까. 오전 11시를 넘긴 시간이지만 꼭 다문 입술은 열릴 줄을 모른다. 한줌 햇살을 기다리겠지. 오후가 되면 얼레지는 입를 꼭 다문다. 한낮의 얼레지는 저 녀석 처럼 활짝 웃는 표정이다. 따가운 햇살이 비추면 멕시코 모자 처럼 꽃잎은 점점 더 뒤로 '발라당' 재쳐진다. 이럴때 얼레지는 또 다른 모습이다. 얼레지는 군락을 이루며 피어 난다. 주로 계곡 주변 경.. 2008. 4. 25.
'얼레지'의 일생 남도는 지금 얼레지철이다. 그렇다고 아무데서나 만날 수 있는 흔한 꽃이 아니다. 이제 막 시작하는 봄의 첫 손님치고는 대단히 화려하고 요란한 몸짓으로 산중의 분위기를 휘어잡는다. 얼레지를 만날 수 있는 3월이 가장 행복하다. 섬진강의 매화나 산수유꽃도 있지만 아직. 매마른 낙엽만이 나뒹구는 깊은 산중 한가운데 저리도 화려하고 요염한, 청순미 가득 넘쳐흐르는 얼레지를 만나는 일이 어디 흔한 일이겠는가. 알록달록한 모양새가 이파리부터가 일반적인 식물들과 다르다. 봄의 전령답게 얼레지는 이른 봄 나무에 잎이 나오기 전 꽃이 피었다가 잎이 나올 무렵이면 열매를 맺고 생을 마감한다. 백합과의 여러해살이 풀로 뿌리가 아주 깊이 박혀 있다. 강원도 지방에서는 묵나물로도 먹는데 뿌리가 깊어 나물을 뜯을때 줄기부분만 '.. 2008.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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