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도보여행111 뜻밖에 만난 고라니, 반갑네! <구지면-거남리> 52일(2005/10/2-11/22)간의 낙동강 도보여행 기록입니다. 경상남도 창녕군 이방면 거남리입니다. 대구시계를 막 넘어 섰습니다. 대구 땅 참 넓더군요. 행정상의 대구 땅을 벗어나는데 5일이 걸렸습니다. 강원도에서 출발해 경상북도와 대구직할시를 지나 경상남도 땅에 접어 들었습니다. 마지막은 부산직할시지요.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구지 장날입니다. 구경 삼아 어슬렁거리다 방앗간을 찾았습니다. 마침 도토리 가루를 빻고 있습니다. 도토리 묵을 만들기 위해서지요. 구경꾼을 손님보다 더 반갑게 대해주십니다. 가래떡에, 박카스까지 내어오시네요. 드릴 것은 없고, 사탕 한봉지 드리고 왔습니다. 면 소재지 오일장이라 규모는 아주 작습니다. 시골장의 기본인 옷가게와 생선장수, 채소, 그것이 전.. 2008. 4. 24. 짜장면 시키신 분!! <현풍-구지면> 52일(2005/10/2-11/22)간의 낙동강 도보여행 기록입니다. 아침 8시를 넘긴 시간이지만 현풍 시내는 아직 안개로 자욱합니다. 안개를 제치고 그 얼굴을 내민 희미한 햇살, 일순간 치솟아 오를 순간을 애타게 기다리는 모양입니다. 아침은 늘 상쾌합니다. 지난 밤 뻐근했던 어깨도 하룻밤 휴식을 취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배낭을 거머 쥡니다. 산허리를 돌아 현풍 향교를 찾아가는 길입니다. 교동마을에 있는 현풍 향교입니다. 향교는 조선시대 공립 교육기관이지요. 슬슬 늑장을 부렸더니 그새 눈부신 햇살이 아침을 여는군요. 교동마을의 토담, 물과 돌과 흙만으로 수백 년 세월을 버틸 수 있다는 게 대단합니다. 좌우 대각선으로 돌을 비켜 쌓은 멋스러움도 느껴집니다. 현풍 시내지만 산 밑이라 그런지 물이 맑아보.. 2008. 4. 24. 2005-11-09 <34일째> 52일(2005/10/2-11/22)간의 낙동강 도보여행 기록입니다. "어디까지 가는 교?" "부산까지 갑니다." "어디서 부터 걸어왔습니꺼?" "태백에서요." "걸어서만 예?" "예" "미쳤습니꺼?" "그러게요...." "미치지 않고서야 어찌 그 먼길을 걸어서 간단 말입니꺼." "그란데, 와 걷습니꺼?" "그냥요." "@#$%^&*" "암튼 몸조심하이소!" "고맙습니다." "이거나 갖고가다 묵으이소." 뒤에서 차 경적 소리가 들립니다. 같은 방향이면 태워줄 생각이었던 모양입니다. 마산에서 바람 쏘이러 나왔다가 장터에서 산 감 한봉지를 건네주십니다. 다 주시면 무거우니까, 두 개만 주십시오. 했습니다. 그냥 지나치기에는 아쉬었던지 봉투째 건네 주신거지요. 걷다보니 고마운 분들을 많이 만납니다. 무언가를 .. 2008. 4. 24. 함께 가시게나. <대구 화원유원지-현풍> 52일(2005/10/2-11/22)간의 낙동강 도보여행 기록입니다. 사진이 사라졌다. 왜관에서 화원유원지까지, 이틀치 분량이다. 잘 저장했는데, 실수로 잘못 지워버린 모양이다. 슬라이드 필름은 있지만 그래도 아쉽다. 대구 시내에서 만난 수만평 억새밭, 대구 지하철 2호선 강창역 아래에서 금호강과 낙동강이 만나는 달성 습지까지, 약 십리 구간이 온통 억새의 바다입니다. 냄새가 날 정도로 물은 더럽지만 이 억새밭 만큼은 그동안 지나 온 구간 중 최고였습니다. 대구에 살면서 모르셨다면 한번 가보십시오. 화원교. 자, 함께 가시게나. 길동무가 생겼네... 화원유원지 아래, 이른 아침인데 강태공의 모습이 보인다. 낙동강에 나타 난 가오리. 영락없는 가오리 모양이네. 또 하나의 다리. 온통 공사 현장이다. 감나무.. 2008. 4. 24. 마(산약) 한 뿌리 드이소! <구미-왜관> 52일(2005/10/2-11/22)간의 낙동강 도보여행 기록입니다. 간밤에 바람이 심하게 불더니 아침 기온이 뚝 떨어졌다. 구미 여관 골목을 빠져나오며 만난 출근 길 사람들, 잔뜩 웅크린 모습에서 추위를 느끼게 한다. 구미 산업단지를 지나는 길, 공장 규모들이 어마어마하다. 대한민국 휴대폰이 이 구미에서 대부분 생산된다나. 구미대교를 건너면 2공단이다. 곧바로 만나는, 공장에서 낙동강으로 흘러드는 폐수, 보기만 해도 지독하다. 똥물도 아닌, 시커먼 오일을 부어 놓은 듯 보기만 해도 무시무시하다. 그 물로 음식을 하고, 마실 터. 동락공원의 관리하는 아저씨 왈, "마이 좋아진겁니더." 이 물이 많이 좋아졌다면, 그 전에는 어땠을까, 곳곳에 환경단체의 환경 감시초소가 보인다. 물론 텅빈 콘테이너들이지만. .. 2008. 4. 24. 주인 놈 허파 뒤집어 놓지 마오! <금오서원-무인주막> 52일(2005/10/2-11/22)간의 낙동강 도보여행 기록입니다. 주인없는 무인 주막집이 있다네. 소문 듣고 찾아오는 이들로 북적인다네. 서울에서, 부산에서, 천리길 마다하지 않고 달려가는 집이라네. 바로 그 무인주막을 찾아가는 길이라네. 낙동강을 잠시 벗어나 외도를 좀 했습니다. 구성-지례-김천시내를 흐르는 감천, 영동 오두막에서 거창 가는 길에 원없이 만났던 그 감천이다. 대덕의 우두령에서 발원하여 선산 땅 금오서원 앞에서 낙동강 품에 안긴다. 낙산리 고분에서 유적지 자료 조사차 나온 구미시청의 문화재 담당자를 만났다. 구미하면 금오서원을 그냥 지나칠 수 있냐는 말에 강을 위 아래로 돌고 돌아 찾아 간 금오서원, 역시, 문은 굳게 닫혀 있다. 결국, 양반집 처녀 얼굴이라도 한번 보려고 기웃거리는 .. 2008. 4. 24. '남의 말을 좋게합시다.' <낙동-선산 해평> 52일(2005/10/2-11/22)간의 낙동강 도보여행 기록입니다. 경상북도 상주시 낙동면 낙동리. 낙동강의 강이름이 가락국의 동쪽(지금의 상주)을 흐르는 강이란데서 유래했으니 낙동리는 낙동강의 중심이되는 곳이다. 남해바다에서 소금배가 강을 거슬러 올라오던 시절, 낙동은 그야말로 잘(?)나가던 동네였다. 강바닥에 모래가 쌓여 배 밑부분이 닿기 때문에 배에 줄을 달아 사람의 손으로 배를 끌어 올렸다. 멀리는 안동까지 이 소금배가 다녔다고 한다. 구미에 공단이 생기고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리던 시절, 낙동은 향락의 도시였다. 민물 고기 요리집과 여관, 나이트클럽 등이 즐비했고, 밤이면 불야성을 이루었다고. 하지만 지금의 낙동은 폐허의 도시를 연상케 한다. 즐비하던 강변 모텔이며 음식점들은 대부분 폐업하.. 2008. 4. 24.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강창나루-낙동> 52일(2005/10/2-11/22)간의 낙동강 도보여행 기록입니다. 깔끔하게 한바탕 비가 내렸다. 그새, 이파리는 촉촉한 물기를 머금고, 나그네를 기다린다. 걷는 여행을 하면서, 비는 반갑지 않다. 사진도 찍어야 하고, 여유도 부려야 하다 보니 비는 방해꾼인 것이다. 하지만 이런 잠시 반짝 내리는 비는 묵은 때가 씻기 듯 속이 후련함을 느끼게 한다. 강창교. 장마가 지면 물에 잠기는 잠수교다. 나룻배가 오가던 시절의 강창나루는 성시를 이루었다. 자동차로 눈깜짝할 사이에 지나는 지금보다, 불편함은 있어도 나룻배로 오가던 시절이 더 좋았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그건 사람이 늘 우선이었던 세상의 얘기다. 아침은 늘 안개로 시작한다. 부끄러워 옷자락을 여미 듯 슬그머니 자신을 감추는 모습이 더 아름답다. 바람이.. 2008. 4. 24. 부지깽이도 들썩인다는 수확철. <풍양-상주 도남서원> 52일(2005/10/2-11/22)간의 낙동강 도보여행 기록입니다. 부엌의 부지깽이도 들썩인다는 수확철. 너른 들녘 여기저기에서는 벼 수확을 하는 기계소리로 요란하다. 아침 참을 내가는 아주머니가 막 집을 나선다. 낯선 사내에 깜짝 놀라 주춤하는 사이, 인사성 밝은 내가 아니던가. "참 내가세요?" 멀어지는 나를 향해 "단감 몇개 넣어가세요." 하신다. "두 개만 주세요, 더는 무거워서 안되요." 여행은, 바로 이런 맛이 아니겠는가. 낯선 동네에서 만나는 사람들, 나보다 먼저 경계를 하는 건 당연한 일. 인사는 그 경계를 넘는데 최고의 디딤돌이 된다. 아침을 먹지 않는 습관은 긴 여행에서도 다르지 않다. 주머니에 넣었더니 무겁다. 차라리 뱃속에 넣고 가는게 낫겠지. 무게 좀 줄이자. 달다..... 10.. 2008. 4. 24. 이전 1 ··· 6 7 8 9 10 11 12 13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