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인제] 초록숲길 끝에, 곰배령
곰배령을 만나지 않았다면, 아마도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고 있겠지. 한 20년 쯤 되었나 보다. 얼레지가 한창이던 5월에 곰배령을 처음 만났다. 그후 한 100번은 더 만났다. 울고, 웃고, 미쳐 날뛰던 곳도 곰배령이고, 생각만 해도 가슴이 울렁거리고, 만나면 마음이 짠한 곳도 곰배령이다. 또, 곰배령에는 먼저 간 친구가 묻혀 있다. 바람이 되어 안개가 되어 꽃이 되어, 그곳에서 숨쉬고 있다. 다시, 곰배령을 찾았다. 3년 만이다. 늙은 노모가 계시는 고향집을 찾는 기분으로. 곰배령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을때, '천상의 화원'이란 이름을 맨처음 붙여주었다. 그날도 안개가 가득했고, 키작은 풀꽃들이 바람에 일렁이고 있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곳이지만, 곰배령은 그대로였다. 데크가 놓이고, 관광객 같은 사..
2012. 6. 15.
[강원도 태백] 귀족, 여왕, 가인(佳人)의 칭호를 받는 자작나무숲
숲속의 귀족, 숲속의 여왕, 나무의 여왕, 가인(佳人), 자작나무숲 바다보다는 산이 좋고, 나무 보다는 숲이 좋다. 여자보다는 꽃이 좋고, 술보다는 담배를 사랑한다. 칼 같은 성격은 아니지만, 고집스러운 취향이다. 덕분에 승질머리 드럽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인정한다. 모 아니면 도를 택해야 맘이 편하니까. 그런 이유로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너무 분명해서 탈이다. 아무리 아름다운 꽃도, 멋진 길도 이미 소문난 곳이라면 가지 않는다. 산을 좋아하고 숲을 좋아하지만 이 또한 마찬가지다. 일단 유명세를 탄 곳이라면 가기 싫어진다. 대신 맘에 드는 곳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면 꼭 가고야 만다. 인제 자작나무숲에 대한 소문은 익히 들었다. 눈 내린 후 가야겠다 맘 먹은지 오래되었지만 아직 가보지 못했다. ..
2012. 5.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