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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좋은 길] 낙동강, 육송정에서 승부역까지 -1 2005년 가을, 낙동강을 따라 걸었습니다. 태백 황지에서 부산 을숙도까지 521.5km 1천 3백리 길입니다. 52일이 걸렸습니다. 30일 정도면 완주가 가능한 거리지만, 이 마을 저 마을 들락거리느라 오래걸렸습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추억하기 싫은 기억들이 있겠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을 겁니다. 제게 낙동강은 이따금 찾아오는 편두통과도 같습니다. 가만 생각해보니 가을병이 아닌가 합니다. 남자는 가을을 탄다잖아요.^^ 낙동강은 영남 땅 들녘을 고루 적시며 남해바다로 스며들기까지 크고 작은 수많은 물길을 만나 하나가 됩니다. 골짜기마다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명수인 셈이지요. 강은 그래서 사람에 비유하면 핏줄에 해당되고, 이 땅의 숨구멍이나 다름없습니다. 흐르는 강물을 막아서는 안되는 이유입니다. 낙동.. 2009. 9. 17.
얄굿은 이름을 가진 앙증맞은 꽃 '며느리밑씻개' 마당 귀퉁이에 느티나무 한 그루가 서 있습니다. 책상에 앉으면 바로 보이는 곳이지요. 하루가 다르게 이파리가 물들어가는 모습을 봅니다. 비라도 오는 날이면 낙엽은 하나 둘 떨어집니다. 가을입니다. 이미 가을로 들어섰다는 얘기지요. 얄굿다.... 부르기도 민망한 이름입니다. 며느리밑씻개. 어찌 그런 이름이 붙었을까요. 앞에 며느리가 붙었으니 보나마나 시기심 많은 시어머니 때문인 것 같습니다. 얘기는 이렇습니다. 시어머니와 김을 매던 며느리가 볼일이 급했나 봅니다. 그것을 본 시어머니가 가시돋힌 이 풀을 주면서 "옛다~ 이걸로 닦아라." 했다지요. 또 다른 얘기는 며느리와 사이가 나빴던 시아버지 얘기도 있습니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며느리밑씻개'의 전설입니다. 2009. 9. 16.
함양 상림 천년 숲에서 만난 꽃무릇 함양 상림(上林)은 지금으로 부터 약 1천 100년 전 통일 신라 진성여왕 때 고운 최치원 선생이 함양 태수로 부임해 조성한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 숲입니다. 함양읍의 서쪽을 휘감아 흐르는 위천의 범람을 막기 위해 조성된 호안림(護岸林)으로 고운 선생이 지리산과 백운산에서 활엽수를 직접 캐다가 조성했다고 전해옵니다. 천년 전에도 천재지변에 대한 대비책으로 인공림을 조성했는데, 이 시대에는 오히려 있는 숲을 없애고 콘크리트 제방을 쌓습니다. 어이없는 현실이지요. 숲은 물과 바람을 막아 줄 뿐만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에게 쉼터를 제공합니다. 먼 길을 달려 숲을 만나고 숲에서 삶의 위안을 찾기도 합니다. 나무 한 그루도 소중히 여긴 천년 전 조상들의 지혜를 배워야 할때가 아닌가 합니다. 이 땅에 이런 숲이 얼마.. 2009. 9. 16.
붉은 치마 입은 적상산 무주 적상산(赤裳山)이 '붉은치마산'이 된 것은 가을 단풍 때문입니다. 가을빛에 물든 산자락이 여인의 '붉은 치마'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죠. 또는 적상산성이 있어 산성산, 상성산이라고도 불립니다. 또 다른 얘기도 있습니다. 해질녘 붉게 물든 병풍처럼 둘러쳐진 절벽을 보고 '赤裳'이란 이름을 붙였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저는 두 번째 설에 더 공감이 갑니다. 초록이 물든 여름은 그 느낌이 덜하지만 가을이나 앙상한 나뭇가지만 남은 겨울에는 절벽이 더 두드러지기 때문에 붉은절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영락없는 '붉은치마'를 두룬 모습이죠. 오후 햇살에 붉게 물든 적상산을 담았습니다. '붉은치마'를 닮았나요? 오후 햇살에 붉게 물든 적상산입니다. 붉은치마를 닮았나요? 가을빛이 물들면 색감은 더 진합니다. .. 2009. 9. 14.
붉은바다 30년 만에 만난 국민학교 동창생 같은 신사복 바지 입은 눌산 같은 바다는 언제나 어색하다. 2009. 9. 14.
구기자나무꽃 구기자나무는 울타리를 대신해서 대문 주위에 주로 심는다. 열매와 껍질은 약용으로 어린순은 식용으로도 쓰인다. 여러모로 좋단다. 당뇨병, 고혈압, 치통 등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한데. 빨갛게 익은 구기자 열매만 보았지 구기자나무에 꽃이 핀 모습은 처음보았다. 아니. 관심이 없어 보지 못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미안타. 경상북도 봉화에 전기없는 오지마을이 있다. 대한민국 땅에 그런 곳이 있을까 싶지만, 분명 있다. 웃기지도 않는 얘기지만 분명 있다.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 이 시대에, 그곳에는 전화도 없다. 대신 산꼭대기에 자리하고 있어 핸드폰은 터진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어둠이 내리면 촛불을 밝히고 작은 밥상에 둘러 앉아 저녁식사를 한다. 손님이 오거나 하면 가스등을 내건다. 어둠에 익숙치 않은 사람들.. 2009. 9. 10.
성하의 계절에 만난 마이산, 그리고 탑사 전라북도 진안 마이산은 [언제나 봄날]에서 엎어지면 코 닿을데입니다. 3-40분이면 마이산 북부주차장에 도착하지요. 멋진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지만 자주 못갑니다. 전주 나가는 길에 잠시 들르는 정도. 거대한 바위 덩어리로 보이지만 성하의 계절에 만난 마이산은 생동감이 넘쳐흘렀습니다. 사이사이 나무숲은 살아 있는 자연의 신비 그 자체지요. 마이산 북부주차장에서 암수마이봉 사이를 지나 은수사와 탑사를 다녀오는데는 약 1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앞만보고 걷는다면 그렇지요. 쉬엄쉬엄 걷는다면 두 시간 정도이고요. 여행에서 걷기는 숨쉬기와 같습니다. 가볍게 걷는 것은 노곤한 여행길에 꼭 필요합니다. 한 두시간 걷고 나면 한여름 청량음료 처럼 상쾌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2009. 8. 26.
[최상석의 우리땅 속살여행]<8>섬진강 도보여행 하루나 이틀 걷기 좋은 섬진강 도보여행 / 구례구역에서 곡성기차마을까지 도보여행은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유별난(?) 몇몇 사람들의 전유물이었다. 걷기에 이골이 난 선수들이나 ‘나와의 싸움’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땅끝에서 통일전망대까지 국토종단을 하는 젊은이들이 이따금 눈에 띌 뿐이었다. 하지만 근래 들어서는 걷기 열풍이라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도보여행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파란하늘과 코스모스 하루나 이틀 걷기 좋은 섬진강 강 건너 길 도보여행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코스 중 하나가 섬진강이다. 4박 5일에서 길게는 일주일 정도, 대학생들이 방학이나 직장인들이 여름휴가를 이용해 많이 찾는다. 하지만 짧지 않은 시간을 길에서 보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잠자리와 단련되지 않은 육체는 낯선.. 2009. 8. 25.
순간포착! 헬기를 삼킨 태양. 일출 촬영 셋팅 후 기다립니다. 붉게 물든 바다 저 너머 수평선 뒤로 아침해가 솟아 오릅니다. 순간, 요란한 굉음울 내며 두~두~두~두~ 소리가 나더니 헬기가 지나갑니다. 파인더 속에서 만난 헬기는 거대한 공룡이었습니다. 아침바다에는 다시 고요가 흐릅니다. 2009.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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