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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 여행자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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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커 최상석의 트레킹 이야기 [전원생활 6월호] 여행은 ‘사람’이다. ‘그 길’이 끝나는 곳에 ‘사람의 마을’이 있었다. 아름드리 신갈나무와 떡갈나무 군락지 한가운데로 난, 두 사람이 손잡고 걷기에 딱 좋을 만큼의 그리 넓지도 좁지도 않은 숲길이다. 한낮에도 어둠이 내린 숲길에는 온갖 풀꽃들로 가득하다. 풀꽃 향기에 취해 숲길을 걷노라면 어느새 하늘은 열리고 그 길 끝에서 사람의 마을을 만나게 된다. 전혀 예상치 못한 광경이다. 하지만 분명 그곳에는 대여섯 가구의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고, 굴뚝에서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었다. 자동차로는 갈 수 없는, 전기도, 전화도 없는 오지마을이다. 영화 속에서나 만날 법한 이 그림은 이미 이십 년도 넘은 얘기다. 그 길 끝에서 만난 ‘사람의 마을’ ‘그 길’은 지금 야생화의 보고로 알려진 ‘곰배령 가..
무주가 곧, 가을입니다. 2010 가을, 무주 남대천 수상음악회 무주읍내를 흐르는 강이 남대천입니다. 금강 지천으로 무주의 중심이기도 합니다. 이 남대천 수상무대에서는 곧잘 음악회가 열리곤 합니다. 두 시간 전에 열린 수상음악회를 다녀왔습니다. 무주. 한자로는 무성할 '무(茂)' 붉을 '주(朱)'입니다. 무주라는 지명 자체가 가을을 상징합니다. 눌산도 몰랐습니다. 당연히 고을'주'이겠거니 했습니다. 또 있습니다. <언제나 봄날>이 있는 적상산입니다. 붉을 '적(赤)' 치마 '상(裳)', '붉은치마산'이란 뜻이 됩니다. 단풍이 들면 마치 여인의 붉은 치마를 펼쳐 놓은 것 처럼 보인다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 외에도 무주에는 꼭 가을을 상징하는 의미는 아니지만 단천(丹川), 적천(赤川) 등 가을을 연상케하는 지명들이 있습니다. ..
섬진강 기행 - 동굴 속 정자 수선루(睡仙樓) 여행의 묘미는 뜬금없이 만나는 풍경과 사람들에 있습니다. 구체적인 일정이 없어도 된다는 얘기입니다. 특히 섬진강 기행은 그렇습니다. 강만 따라가면 되니까요. 전라북도 최고의 정자라는 수선루입니다. 동굴 속에 들어 앉아 있어 밖에서는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정자에 올라서면 멀리 섬진강이 흐르고, 천하의 절경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진안군 마령 면소재지를 지나면서 강폭은 두 배가 되었습니다. 데미샘을 출발했을 때만 해도 작은 개울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젠 제법 강다운 모습입니다. 저기 절벽 위에 동굴이 있습니다. 그 동굴 속에 수선루가 있습니다. 가까이 가면 수선루 현판이 보입니다. 기가막힌 자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고요한 은둔자들에게는 탐나는 자리입니다. 2층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2시간을 걸어가야 먹을 수 있는 보리밥집 선암사와 송광사를 잇는 굴목이재 <조계산 보리밥집> 가는데 2시간, 오는데 2시간, 왕복 4시간을 걸어야 먹을 수 있는 보리밥이 있습니다. 조계산 굴목이재에 있는 '조계산 보리밥집'입니다. 굴목이재는 우리나라 사찰 양대 산맥 선암사와 송광사를 잇는 고개로 선암사쪽 들목은 아름드리 편백나무와 활염수림이 '초록바다'를 이루고 있습니다. 2시간 걸어가서 맛본 굴목이재 보리밥입니다. 선암사에서 굴목이재 가는 길은 처음부터 끝까지 숲길입니다. 처음이자 마지막 난코스인, 코가 땅에 닿는 다는 '굴미기깔끄막'을 올라서면 굴목이재 잿마루입니다. 흐르는 땀은 바람이 씻겨줍니다. 고개를 내려서자 마자 구수한 된장국 냄새가 코를 진동합니다. 도저히 그냥 지나치지 못합니다. 이 보리밥 때문에 일부러 굴목이재를 찾는 사람들도 ..
3월의 여왕 얼레지 5월의 여왕이 장미라면 3월의 여왕은 얼레지입니다. 숲의 요정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얼레지의 화려한 자태는 3월 숲에서 단연 돋보이니까요. 얼레지는 백합과의 다년생초로 숲속 나뭇그늘에서 주로 자랍니다. 알록달록한 이파리 무늬때문에 얼레지라는 이름을 가졌습니다. 나무에 잎이 나오기 전에 꽃이 피었다가 잎이 나올 무렵에 열매를 맺고 죽기 때문에 봄을 알리는 꽃으로 알려져입니다. 꽃말은 '바람난 여인'이랍니다. 어제 윗동네에 함박눈이 내렸다죠? 비 예보가 있었지만 얼레지 밭으로 향합니다. 썩 좋지 않은 날씨에 숲은 어두컴컴합니다. 그 속에서 곱디고운 얼레지 무리가 반깁니다. 몇 개체 피지 않았지만 숲은 꽃불을 켜고 있습니다. 햇볕이 들어야 꼿꼿한 허리에 치렁치렁한 치맛자랑을 늘어뜨린 얼레지의 화려한 자태를 만날..
바람을 닮은 꽃, 너도바람꽃 바람꽃 만큼 그 종류가 많은 꽃도 없을 것 같습니다. 매화바람꽃, 만주바람꽃, 꿩의바람꽃, 들바람꽃, 세바람꽃, 숲바람꽃, 너도바람꽃, 나도바람꽃, 홀아비바람꽃, 쌍둥이바람꽃, 변산바람꽃, 바람꽃 등 다 기억하기도 힘들 정도입니다. 아침에 적상산 너도바람꽃 군락지를 다녀왔습니다. 이번주를 고비로 서서히 시들어 갈 것 같습니다. 너도바람꽃은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절분초(節分草)라고도 합니다. 절분초는 겨울과 봄의 계절(節)을 나누는(分) 풀(草)이란 뜻으로 이 꽃이 피는 것을 보고 입춘이 왔음을 알았다고 합니다. 너도바람꽃은 변산바람꽃과 함께 수많은 바람꽃 중 가장 먼저핍니다. 이어서 꿩의바람꽃과 나도바람꽃이 피어 납니다. 야생화는 사진으로 보는 것과는 전혀 다릅니다. 얼마나 여린지 작은 바람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