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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피는 꽃19

복수초 '그곳'에도 복수초가 피었다. 봄비가 그치고, 곧바로 달렸다. 하지만 '그곳'은 흐리다. 촉촉하게 젖은 땅을 뚫고 뽀얀 녀석들이 쏙쏙 올라오고 있다. 이 녀석들이 활짝 웃어야 비로소 봄이라 할 수 있다. 저 아랫동네서는 열흘 전에 만났는데, 전주 근교의 녀석들은 이제야 꽃을 피우고 있다. 딱 1년에 한 번, 이즈음에 가는 곳이다. 여전히 꼭꼭 숨겨져 있다. 사람들 손을 타기 시작하면 끝이라는 것을 아는 모양이다. 도로가 코 앞이지만, 사람들은 그냥 지나친다. 고맙게도 말이다. 저 녀석들이 부럽다. 세사에 흔들리지 않고 꿋꿋하니 말이다. 2013. 3. 7.
복수초와 붉은대극 오늘 무주리조트를 가보니 파장 분위기다. 응달진 곳에는 여전히 눈이 쌓여 있지만, 양지바른 곳은 대부분 녹았다. 농삿꾼이 절기를 본다면, 민박집 주인은 세상 흐름을 본다. 무슨 말이냐면, 봄방학이 끝나면 겨울시즌 끝이란 애기다. 오늘 무주 아침 기온이 영하 8도, 낮기온은 영상 9도까지 올라갔다. 사실 눈은 봄에 더 많이 오지만, 이제 겨울도 끝을 보인다. 완연한 봄날씨에 갈 곳이 있다. 매년 어김없이 찾아가는 곳. 복수초 꽃밭이다. 언젠가 한적한 도로를 지나다 소변이 급해 일을 보다 발견한 바로 그곳. 세상이 꺼꾸로 굴러간다해도 꽃은 피더라. 기특하게도 복수초 한 송이가 뽀얀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눈은 녹았지만, 땅은 꽁꽁 얼어 있다. 이번 주말 지나면 쑥쑥 올라 올 것 같다.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 2013. 2. 25.
광대나물 참 기특한 녀석들이다. 어찌 그리도 잘 알고 때 맞춰 피는지 모르겠다. 광대나물 얘기다. 이른 봄 논두렁 밭두렁 주변에 많이 핀다. 워낙 작고 앙증맞은 녀석이라 땅바닥에 바짝 엎드려야 보인다. 눌산도 기특하다. 이 작은 녀석을 잘도 찾아낸다. 운전하면서도 말이다. 물론 이쯤에 피었겠거니 하는 맘으로 찾는다. 만약 이 녀석들이 한여름에 피었다면 누구의 관심도, 사랑도 받지 못했겠지. 아니, 초록에 묻혀 보이지도 않았을게다. 매사는 때와 장소가 있는 법이라는 말이 딱 맞다. 코딱지풀, 보개초, 진주연, 접골초란 이름도 갖고 있다. 꽃잎이 위 아래로 갈라진 모습이 귀여운 토끼를 닮은 것 같기도 하고, 두 손을 오무렸다 폈다 춤을 추는 것 같기도 하다. 광대의 옷 중에 목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장식(천으로 된 .. 2013. 2. 17.
3시간 달려가 만난 '복수초' 보고 싶은 사람도 아니고, 흔하디 흔한 야생화 하나 만나기 위해 3시간을 달렸습니다. 미친짓인가요? 한달 후라면 몰라도 지금 야생화를 만난다는 것은 행운입니다. 특히 복과 장수의 상징 복수초와의 만남은 영광이죠. '그곳'에 도착 할 무렵 비는 이내 눈으로 바뀝니다. 설마 남쪽 끝에서 설중 복수초를 만나는 건 아니겠지. 기대 반 설렘 반으로 '그곳'으로 향합니다. 숲속은 안개로 자욱합니다. 왠지 불안합니다. 하지만, 이런 느낌있죠. 눈을 감았다 딱 떴을때 선물 상자가 앞에 놓여 있는, 그런 느낌 말입니다. 저 녀석을 만났을때, 바로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이른 봄 야생화 포스팅을 할때면 표현이 좀 과해집니다. 한마디로로 뻥이 좀 세지죠. 그건, 언 땅이 채 녹기도 전에 피어나는 저 여린 생명에 대한, 일종의.. 2013. 2. 13.
새해 첫 야생화, '변산바람꽃'을 만났다. 새벽 5시. 무작정 남쪽으로 달렸다. 긴 겨울 끝자락에 꼭 한번씩 찾아오는 병때문이다. 너무도 잘 아는 병이다. 부더러운 바람을 만나면 잦아드는 증세니 불치병은 아니다. 남쪽을 택한 것은 이맘때면 피어나는 야생화를 만난 요량이었다. 새벽녁 잠이 깨어 문득 떠오르는 녀석들, 바로 복수초와 변산바람꽃이 갑자기 보고 싶었다. 이 녀석들을 만날 때가 된 것이다. 다행이도 먼 길 달려왔다고 활짝 웃으며 기다리고 있다. 간간히 내리는 비를 맞으면서도 당당하게 피어 있다. 새해 첫 야생화, 변산바람꽃을 만났다. 복수초와 함께 가장 먼저 피는 꽃이다. 수많은 바람꽃 중에서도 가장 먼저 핀다. 변산에서 처음 발견되어 변산바람꽃이란 이름이 붙었다. 변산에도 있고, 남쪽으로 내려가면 더 많이 만날 수 있다. 미나리아재비과의.. 2013. 2. 12.
노루귀 어제, 무주에서 노루귀를 처음 만났습니다. 덕유산이나 적상산 자락에서 왠만한 야생화는 다 봤는데, 이 노루귀는 어디 숨었는지 당최 보기 힘들었거든요. 이름없는 작은 골짜기, 이제 그곳을 노루귀골이라 부르겠습니다. 오래전 사람이 살았던 골짜기 전체에 넓게 분포되어 있습니다. 대부분 청노루귀입니다. 분홍 노루귀는 지고 있네요. 작고 앙증맞은 꽃입니다. 사진찍기 좋게 고목에 이끼가 붙어 있습니다. 아무도 다녀가지 않은 원시의 숲에서 이런 노루귀를 만난다는 것은 행운입니다. 대부분 소문난 군락지들이라 밟고 꺾인 야생화들을 만나는 일은 고통이거든요. 늘 하는 얘기지만, 이런 야생화들은 만나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낙엽더미 속에 숨은 녀석들을 찾아다니는 재미 말입니다. 좋은 사진보다는, 보고 느낍니다. 매마른 대지에.. 2012. 4. 6.
하늘빛 닮은 '현호색' 바람꽃이나 제비꽃 처럼 종류가 많은 꽃이 현호색입니다. 들현호색, 댓잎현호색, 왜현호색, 빗살현호색, 애기현호색 등 무지 많습니다. 4월에 들어서면 어디서나 흔하게 만날 수 있지만, 아직은 좀 이른감이 있습니다. 어제 얼레지 만나러 갔다가 뜻밖의 이 현호색을 만났습니다. 은은한 푸른빛이 하늘빛을 닮았습니다. 자세히 보면 참 화려한 꽃입니다. 현호색의 속명은 종달새를 뜻하는 희랍어로 콜리달리스(Corydalis)로 꽃의 모양이 종달새의 깃을 닮은데서 유래됐다고 합니다. 이맘때면 하늘색을 비롯해 연보라, 분홍색 등 하늘색 등 다양한 색으로 꽃을 피웁니다. 너무 흔해서 그냥 지나치기 쉽지만 찬찬히 들여다 보면 묘한 매력이 있는 꽃입니다. 꽃말은 '보밀주머니' 또는 '비밀'이랍니다. 어울리지 않는 꽃말입니다. .. 2012. 3. 20.
복수초의 탄생 잔설이 채 녹기도 전에 꽃을 피우는 복수초가 활짝 피었습니다. 강인한 생명력을 자랑하지만 여리디 여린 꽃이랍니다. 복수초(福壽草)란 이름은 복과 장수를 상징하는 의미로 꽃말은 '영원한 사랑'입니다. 이른 아침 이슬이 채 마르기도 전 모습입니다. 이렇게 꽃잎을 꼭 다물고 있다 햇살을 받으면 활짝 꽃을 피웁니다. 복수초의 생명력은 대단합니다. 언 땅을 서서히 녹이며 꽃대가 올라오고, 몸의 열기를 이용해 잔설을 녹이며 꽃을 피웁니다. 물 한방울이 바위를 뚫는 자연의 신비지요. 매마른 낙엽더미 속에 핀 모습은 가히 환상적입니다. 봄기운이 감돌고 따스한 봄바람이 불면 복수초는 활짝 웃습니다. 사람이 느끼는 기운과 꽃이 느끼는 기운의 차이는 그리 크지 않아 보입니다. 꽃잎을 꼭 다물고 있던 복수초가 딱 1시간 뒤 .. 2012. 3. 1.
따뜻한 남쪽나라에서 만난 '변산바람꽃' 바람이 차다. 긴 겨울 끝자락에 만나는 바람은 차라리 매섭다. 산골에 사는 사람은 안다. 딱 요맘때가 더 춥다는 것을. 오늘 한낮은 완연한 '봄'이었다. 그래서 남쪽으로 달렸다. 1년에 한번. 지금가지 않으면 만날 수 없는 '처자' 만나러. 변산처자, 변산바람꽃이다. 변산에만 있어서가 아니라 변산에서 처음 발견되서 붙여진 이름이다.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높이 10cm 내외의 작은 풀꽃이다. 변산에도 있고, 남쪽으로 내려가면 더 많이 만날 수 있다. 무더기로 피어 있다. 누런 낙엽더미 위가 아니라 돌밭이라 눈에 더 잘띈다. 반갑다. 1년에 단 한번. 뽀얀 속살 보여주고 슬그머니 사라지는 귀한 녀석이라 더 반갑다. 때론 얄밉기도 하다. 녀석을 만나기 위해 온 산을 뒤지게 만드니까. 많은 사람들이 다.. 2012. 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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