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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풍경12

옆집 도라지, 양귀비, 호박꽃 무주는 내일이면 장마가 끝이란다. 지난 주에 좀 내린 것 빼고는 비 다운 비가 오지 않았다. 겨우 계곡에 쌓인 물때 청소 정도. 요즘은 일기예보가 비교적 잘 맞는다. 하지만 무주에 살면서 느끼는 것은 있는 그대로 믿기 보다는, 전주와 대전 같은 인근 지역 예보를 분석 할 필요가 있다. 무주가 자리한 위치를 보면 중부와 남부, 중부 내륙에 걸쳐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예보하는 최저 강수량이 내린다. 이번 장마기간 내내 그랬고, 늘 그랬다. 지난해 가을 이사 온 아랫집에 도라지 꽃이 피었다. 한창 꽃이 좋더니 이제는 서서히 지고 있다. 아랫집 아주머니가 심었는데, 내가 보고 즐긴다. 사진을 좀 아는 녀석이구나. 제 때 딱 앉아 준다. 역시 아랫집 양귀비 무심코 지나치는 호박꽃도 꽃이다. 이것은 우리집 비비추.. 2013. 7. 14.
무주폭설, 눈에 대한 기억들 숯 굽는 일을 하셨던 아버지는 늘 산에서 살았다. 덕분에 방학때면 어김없이 산 생활을 했다. 텐트라는 것도 제대로 없던 시절이라, 나무를 얼기설기 엮어 비닐을 씌운 천막 생활이었다. 대신 구들을 깔아 난방을 하는 방식으로 생각보다 춥지는 않았던 기억이 난다. 눈이 많이 오면 바깥 생할을 할 수 없었고, 어른들은 나무를 깎아 뭔가를 만들기도 했다. 수저나 젖가락, 목각 인형 같은 것들이었다. 때론 토끼 사냥도 했고, 무슨 목적인지는 몰라도 산을 타곤 했다. 눈 속을 헤치며 걷고 또 걸었던 기억들. 어릴적 눈에 대한 기억이다. 또 있다. 아마도, 국민학교 3학년 쯤 되었을 것이다. 충북 괴산에 계시는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가는 길이었다. 청주에서 버스를 타고 가다, 폭설에 버스는 더 이상 갈 수 없었고, 캄.. 2012. 12. 28.
무주, 폭설 역시, 내일 아침까지 최고 8cm라고 했던 기상청 예보가 틀렸다. 현재 15cm 정도 쌓였고, 이 시간에도 줄기차게 내리고 있다. 산골생활 15년 정도 되니 이젠 하늘만 봐도 적설량을 맞춘다. 대단하다. 눌산!!^^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간다. 야옹이 발자국도 없는, 고요한 밤길이다. 저 맥도날드 닮은 가로등이 오늘따라 따스해 보인다. 등산화를 신어도 눈이 스며든다. 삼각대를 지팡이 삼아 동네 한바퀴 돌아본다. 나무는 겨울에도 꽃을 피운다. 뒤란 당산나무에 눈꽃이 피었다. 뒷집 어르신 방에는 초저녁부터 불이 꺼져 있다. 가래로 눈을 치우다 포기했다. 수분이 많은 습설이라 밀리질 않는다. 밤하늘을 보고, 눈을 치우고, 장작을 팬다. 그런 겨울이 좋다. 2012.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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