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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풍경12

[경남 함양] 꽃 피는 골짜기, 거기마을 산 깊은 골짜기 끄트머리 외딴 집. 그런 집에서 살고 싶었다. 탁 트인 전망은 사치라 생각 했으니 굳이 전망 좋은 터는 애초부터 염두에 두지 않았고, 소위 말하는 명당의 가장 기본 조건인 배산임수(背山臨水) 지형이 아니어도 되었다. 단지, 집 한 채 오롯이 서 있을 정도의 공간이면 족했고, 골짜기로 통하는 오가는 길 하나와 사철 마르지 않는 작은 실개천 정도만 흘러도 된다고 생각 했다. 나이 탓인가, 지금 생각은 다르다. 변했다는 표현이 맞겠다. 사람 사는 곳, 사람이 살았던 곳, 옹기종기 모여 있어도 상관없으니 사람 냄새 나는 곳이 더 좋더라는 얘기다. 길도 사람의 발자국을 먹고 산다. 산과 들, 계곡에도 오랜 사람의 흔적이 남아 있다. 작은 돌멩이 하나 풀 한 포기도 허투루 대하지 않았던 옛 사람들의.. 2016. 9. 22.
사람이 가장 살기 좋은, 해발 700m 오지마을 '해피 700'강원도 평창군의 슬로건이다.용평을 비롯해서 해발 고도가 700미터인 지역이 많아, 사람이 가장 살기 좋은 높이라는 해발 700미터를 강조하는 말이다. 해발 700미터는 인체에 가장 적합한 표고(땅의 높이)로 알려져 있다. 생체 리듬이 좋아질 뿐 아니라, 충분한 혈류 공급으로 젖산과 노폐물 제거에도 효과가 있어 피로 회복이 빠르다는 얘기다. 따라서 이러한 기압에서는 뇌에서 분비되는 멜라토닌 호르몬이 증가해 5~6시간만으로도 충분한 수면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한마디로 해발 700m는 사람과 동식물이 살기에 가장 좋은 고도인 것. 전라북도 무주는 산지가 82%에 달하는 전형적인 산악지역이다. 예로부터 오지가 많기로 유명하지만, 지금은 리조트가 들어서면서 개발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 하.. 2014. 12. 27.
산골의 겨울 요 며칠, 영하 15도를 오르내리는..., 무진장 추웠다.하루가 멀다하고 내린 눈은 쌓여, 보기는 좋더라.무주는'눈의 나라'니까.대신, 동네 길이 얼어 내내 빙판길이었지만.그러다 오늘, 영상 5도까지 오른 날씨 덕분에 길은 말끔해졌다. 민박집 그만두고 두 달을 놀았다.아무것도 안하고 말이다.그런데도 바빴다.놀면 더 바쁘다는 말이 실감나더만.주말이면 결혼식, 제사, 돌잔치 찾아다녔다.지난 7년을 어찌 살았는지 모르겠다.그런 경조사들 하나도 챙기지 못하고 살았으니 말이다.주말이 더 바쁜 민박집 주인은 다 아는 얘기다. 하여튼, 이런저런 일들로 무주에 있는 시간보다 밖에 나가 있는 시간이 더 많았다. 다시, 일 시작이다.무주군에서 귀농 귀촌이야기를 책으로 만든다.그래서 요즘 무주에 귀농 귀촌한 이들의 취재를 .. 2014. 12. 23.
살다보면, 감수해야 하는 것들 살다보면, 익숙해진다.언제 그랬냐는 듯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그냥 흘러간다. 산골생활도 그렇다.처음에는 눈발이 날리기만 해도 호들갑을 떨었다.4륜구동이지만 체인도 준비하고, 트렁크에 삽과 장갑 같은 월동장구도 미리 챙겼다.지금은, 그저 그렇다.눈이 오는구나, 많이 왔나보다, 뭐 그런 느낌 정도라할까.결론은 같다. 이나저나 결국은 똑 같더라는 것. 사실 산골생활은 불편하다.난방비가 장난이 아니거든.아파트처럼 도시가스가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기름보일러는 감당이 안 될 정도다.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장작보일러를 설치한다.아니면 구들방을 만들기도 하고 말이다.아침 저녁으로 두 번은 불을 넣어줘야하기 때문에 불편하고,나무를 사다 자르고 장작을 패는 일도 만만치 않다.그래야 따뜻한 겨울을 날.. 2014. 12. 5.
설야(雪夜) 월화수목금토, 눈.일기예보가 그랬다.정확히 그 시간에 눈이 내린다.소리없이 내린 눈이 소복히 쌓였다.카메라 들고 동네 한바퀴 돌았다. 이 밤처럼, 온전한 세상, 모두가 꿈꾸는 세상이 아닐까. 2014. 12. 3.
가을은, 여전히 진행 중인데... 새벽 기온이 0도까지 뚝 떨어졌다.서리도 벌써 올들어 세 번째 내렸다.온 동네가 겨울준비를 하느라 여념이 없다.마지막 추수를 하고, 나무를 베고 장작 패는 소리로 요란하다. 눌산은,이미 겨울준비 끝냈다.지난 해 쓰고 남은 나무를 모두 잘라 집 주변에 빙둘러 쌓았다. 하지만, 가을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붉게 물든 만산홍엽(滿山紅葉)에 눈이부시다. 2014. 10. 29.
무주에도, 눈 오랜만에 눈 구경한다. 겨울 다 갔구나, 했는데... 강원도 폭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반가운 눈이다. 내일부터 강추위가 또 온다네. 나무가 저리 많은데 걱정할 것 없지. 벽난로 꼭 끼고 앉아 있다보면, 금방 봄이 오지 않을까...? 2014. 2. 10.
무주는 지금, 눈 한 열흘, 겨울답지 않은 포근한 날씨가 낯설었다. 겨울은 추워야 하고, 눈이 쌓여야 제 맛인데 말이다. 무주에서 오랜만에 눈을 본다. 천천히 쌓이고 있지만, 꽤 쌓일 듯 싶다. 강추위가 몰려 온단다. 벽난로가 있으니 걱정할 게 없지. 고구마 익는 냄새가 솔솔 풍긴다. 2014. 1. 8.
펜션 주인의 여름 지난 글들을 보니 '펜션 주인의 여름'이란 제목의 글이 여럿 있다. 벌써 여섯 번째 여름이다. 펜션 주인으로 말이다. 딱 두 해만 하자고 시작한 일이었는데, 사람 일은 모른다는 말이 딱 맞다. 여름 한달은 매일 청소를 하고 빨래를 하는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아침마다 산책을 한다. 모두가 잠든 시간에 동네 한바퀴 도는 일은, 내가 이 자리에 있는 이유이기도 하니까. 오늘 아침 산책에도 다롱이가 따라 나선다. 아마 다롱이도 나와 같은생각을 하고 있지 않을까. 그래? 너도 산골 고양이 잖아~ 거대한 절벽을 두룬 적상산 아래 나의 집이 있다. 언제나 같은 사진을 찍고 있지만, 참 괜찮은 풍경이다. 일기예보에 오늘도 비가 온단다. 잿빛 하늘이 싫지만은 않다. 그동안 가뭄에 가까울 정도로 비가 오지 않았던 무주는,.. 2013.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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