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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여행124

홍천 문암동에서 만난 2백년 된 귀틀집 평생을 산에서 살아오신 노부부가 계십니다. 어르신 내외가 사시는 곳은 강원도 홍천 문암동의 200년 된 귀틀집으로 눌산이 한창 오지를 여행하던 시절 여러번 갔던 곳입니다. 마지막으로 갔던 때가 7년 전 모 방송 촬영 차 갔었고 이번 방문 역시 방송 때문입니다. "아직 팔팔해~" "내 나이가 벌써 88이야. 88이니까 아직 팔팔하지~ ㅎㅎ" 아흔이 다 되가는 연세에 여전히 산을 타셨습니다. 젊은 사람들도 힘에 부치는 길도 없는 산비탈을 말입니다. 지난주였죠. 날씨가 확 풀려 눈구경하기 힘든 날씨였지만 문암동에는 아직 겨울빛입니다. 엉덩이가 가벼운 스타렉스는 세워두고, 덕분에 걸어서 올라 갑니다. 200년 된 귀틀집입니다. 어르신은 '도꾸집'이라고 했습니다. 변변한 도구가 없던 시절 도끼 하나로 집을 지었다.. 2010. 3. 3.
낙동강 최상류 오지마을 비동골 2005년 10월 2일부터 11월 22일까지 52일 간 낙동강 도보여행을 했습니다. 태백에서 부산 을숙도까지 1천 3백리 길입니다. 요즘 말 많은 그 낙동강입니다. 태백에서 봉화-안동을 지날때 까지는 강 다운 모습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멋진 자연과 그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 도보여행의 힘든 시간들을 보상 받고도 남을 만큼 아름다운 사람과 자연들입니다. 하지만 안동을 지나면서 낙동강은 '낙똥강'이 됩니다. 안동-상주-구미-왜관-대구-창녕-마산-밀양-부산까지.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강은 이미 죽은 지 오래입니다. 반듯한 직선의 제방길과 대단위 비닐하우스들, 국적 불명의 현란한 집들, 강 상류에서 만났던 소박한 모습의 마을과는 대조적인 모습들입니다. 한마디로 재미 진짜 없는 구간들이죠. 5년 만에 그 추억.. 2010. 2. 16.
졸업생 네 명의 산골분교 졸업식 경상북도 봉화 낙동강 최상류 마을 분천분교 졸업식이 있었습니다. 졸업생은 네 명입니다. 한 가족으로 6년을 함께한 아이들은 사이좋게 똑같이 같은 중학교에 입학하게 됩니다. 오붓한 한 가족이 따로 없습니다. 도시라면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산골마을 아이들만의 특권이라면 특권이겠지요. 눌산이 봉화 가는 날은 비가 내렸습니다. 졸업식이 있기 하루 전 날입니다. 하지만 다음날 폭설이 내렸습니다. 종일 내리고도 모자라 다음날, 그 다음날까지 내린 눈은 40cm에 달했습니다. 아침부터 부지런히 준비했지만 눈 쌓인 강변길을 빠져나가는 길은 작전을 방불케 했습니다. 봄 눈은 습설입니다. 물기 머금은 촉촉한 습설은 무지 미끄럽습니다. 천하무적 세렉스도 엉금엉금 기어서 굴러갑니다. 분천분교 네 명의 졸업생 중에서도 민선이는.. 2010. 2. 16.
옛 친구들과 옛길을 걷다, 무주 학교길 옛 친구들과 함께 옛길을 걸었습니다. 무주 '학교길'입니다. 금강이 휘돌아 나가는 뒷섬마을 아이들이 학교 다니던 옛길입니다. 지난 10여 년 오지여행을 함께 했던 친구들입니다. 너댓 시간 코스의 걷기 좋은 산길을 걸어 사람의 마을을 찾아가 그 마을에서 잠을 자며 한나절을 보내곤 했습니다. 4년 만에 그 친구들과 함께 했습니다. 마당에 텐트를 치니 오지여행 분위기가 납니다. 모닥불을 피우고 긴~ 밤을 보냈던 시간들이 생각납니다. 제법 운치있군요. 복불복으로 야영을 했어야 했는데...^^ 다음날, 향로봉을 넘어 학교길을 찾아 갑니다. 향로봉은 솔숲이 멋진 무주 읍내 뒷산입니다. 잘 가꾸어진 숲은 가볍게 걷기에 좋은 코스입니다. 무주 읍내를 조망 할 수 있는 장소가 몇 군데 있습니다. 멀리 보이는 길이 무주의.. 2010. 2. 15.
산 넘고 물 건너 찾아 간 합강마을 강마을하면 먼저 여유로움이 느껴집니다. 느리게 흐르는 강변에 풀을 뜯고 있는 소와 그 뒤를 졸졸 따르는 송아지 한 마리, 그리고 모락모락 피어나는 굴뚝 연기는 왠지 더 포근해 보입니다. 아마도 이런 풍경이라면 섬진강 변 강마을이 제격입니다. 그에 반해 낙동강은 좀 분위기가 다릅니다. 추위에 꽁꽁 얼어 붙은 강은 처절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산을 넘고 물을 건너야 만날 수 있는 '합강'은 낙동강 최상류 지역에 있습니다. 낙동강과 재산천이 만나는 합수머리로 강마을의 여유로움보다는 첩첩산중 분위기에 더 가까운 곳입니다. 합강의 들목 삼동치 전망대에 서면 속이 뻥 뚫리고도 남을 시원한 전망이 펼쳐집니다. 협착한 골짜기를 휘감아 돌아나가는 낙동강입니다. 저 아래 하류가 청량산이고 상류는 태백방향입니다. 낙동강 1천.. 2010. 2. 8.
산에 사는 사람들 우리나라 처럼 산지가 많은 경우도 드물다고 합니다. 덕분에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골골이 들어 선 사람의 마을이 하나 둘 사라지면서 그 자리를 대신해 펜션이나 별장이 들어섭니다. 가끔은 자연이 좋아 찾아든 사람들이 살기도 하고요. 사람들은 왜 산을 찾을까요? 운동삼아 등산을 하고, 은퇴 후 노후를 산에서 보내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산은 휴식의 공간이자, 삶의 마지막 종착지인 셈입니다. 동해바다가 지척인 경상북도 포항에도 그런 마을이 있습니다. 산꼭대기 넓은 분지는 오래전 부터 마을이 형성된 곳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원주민은 떠나고 지금은 세 가구만이 살고 있습니다. 임진왜란 당시 피난민들에 의해 형성 된 이 마을에는 20여 년 전 정착한 노부부와 사진의 산장, 그리고.. 2010. 1. 30.
혼자서 통나무집 짓는 할아버지 일흔이 넘은 어르신이 혼자서 통나무집을 짓고 계십니다.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눌산 눈으로 직접 봤으니 사실입니다. 지난 2년 간 약 2천 8백 개의 통나무를 쌓아 올린 어르신의 집은 아직 미완성입니다. 혼자서 들기도 힘든 통나무를 직접 쌓아 올렸다는게 믿기질 않습니다. 차곡차곡 쌓아 올린 나무는 이미 어르신과 한몸이 된 듯 했습니다. 죽은 나무지만 한겨울 온기가 느껴지는, 생명이 숨쉬고 있었습니다. 요즘 눌산은 오지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이 땅의 오지는 이미 사라지고 있지만 아직 남아 있는 사람의 마을들입니다. 사람과 자연이 어울린 생명이 숨쉬는 땅 말입니다. 하필 가장 춥다는 날만 골라 다닙니다. 복이 터진 셈이지요. 유난히도 추운 골짜기 깊숙한 곳이지만 그곳에는 사람이 있어 온기가 흐릅니.. 2010. 1. 29.
이색마을, 절벽 위에 사람의 마을이 있다 걷기도 힘든 산꼭대기 절벽 위에 마을이 있습니다. 낙동강이 흐르고 산안개가 너울거리는 눈 앞에 펼쳐지는 장관에 입이 다물어 지질 않습니다. 하지만 멋지다.는 말보다, 이 땅은 참 넓구나.란 생각이 먼저 듭니다. 눌산은 이런 오지마을을 찾을때 마다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우리 땅의 주인은 평생을 그곳에서 살아 온 사람들이라고. 어느 누구도 마음데로 할 수 없다라는 것입니다. 종일 비가 내리는 날이었습니다. 그 많던 눈이 다 녹아흐를 만큼 포근한 날이었습니다. 하지만 보기에는 멀쩡해도 응달진 곳은 아직 빙판입니다. 덕분에 차로 갈 수 있는 길까지 걸어서 갔습니다. 산꼭대기 절벽 위에는 마을이 있습니다. 여러가구가 삽니다. 마을과 마을, 집과 집은 이런 오솔길로 이어집니다. 여기가 우리 땅 맞아? 그렇습니다... 2010. 1. 22.
강원도가 좋다, 사람이 좋다. 강원도 땅과 사람을 참 좋아했습니다. 섬진강 촌놈 눈에 비친 강원도 산골 문화는 충격이었으니까요. 겨울이면 나무를 깎아 만든 부메랑으로 토끼 사냥을 하고, 한번 눈이 내리면 보통 1미터가 기본이다 보니 눈길을 헤엄쳐 다녀야 하고, 된장과 김치 하나로 겨울을 나고, 오지창으로 열목어를 찍으러 다니던 모습들은 모두가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대한민국 땅에 이런 곳도 있구나.하고요. 20여 년 전 얘깁니다. 강원도가 좋아 허구헌날 강원도로 달렸습니다. 구형 코란도를 타고 진고개 눈길을 넘고 자동차 문이 열리지 않을 만큼 눈 쌓인 길만 골라 다녔습니다. 강원도에 살고 싶었고, 강원도 번호판을 단 자동차를 타고 싶었습니다. 강원도의 모든 것이 좋았으니까요. 참 오래전 얘깁니다. 눌산은 지금 무주에 삽니다. 어디가 .. 2010.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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