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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는 더 아프다...
너무 감성적인가요. 계절의 변화에 좀 민감할 뿐입니다.
새벽녘 바람소리에 잠에서 깼습니다. 2층 나무탁자 흔들리는 소리에 지진이라도 난 줄 알았습니다.
아니다 다를까, 옥상은 낙엽으로 뒤덮여 있습니다. 그래서 아픕니다. 낙엽치울 생각에.^^
만추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김동환과 김혜자 주연의 영화로 아픈 사랑 얘기입니다. 이 맘때면 그 영화가 떠오릅니다. 아픈 사랑보다, 아픈 가을 얘기니까요.
사람이 나이를 먹 듯이 자연은 계절의 변화가 있습니다. 가을은 40대 쯤이 되겠지요. 물론 제 기준입니다.
가을은 싫지만 겨울은 좋습니다. 곧 봄이니까요.
주말의 <언제나 봄날> 뒤란은 등산객들로 가득했습니다. 매일 그런다면 짜증도 나겠지만, 어쩌나 한번이니 즐거운 마음으로 봐 줄만 합니다. 사람구경도 재밋으니까요.
주말을 보낸 월요일 아침의 <언제나 봄날>은 고요합니다. 너무 고요해서 바람에 바스락거리는 낙엽소리까지도 들려옵니다. 어수선한 주말을 보낸 야옹이도 제 집에서 안 나옵니다. 자기가 뭘 했다고 피곤하다는 듯 눈도 안 마주칩니다.
등산객들로 가득했던 길이 휑하게 느껴집니다. 눌산이라도 걸어줘야지요.
멀리 뒷집 어르신이 걸어 내려 오십니다.
"어디가세요"
"난 또 등산객인 줄 았았네. 허허"
"택배 부치러 우체국에 가는 길이야~"
어르신이 둘러 멘 박스 안에는 손수 가꾼 고구마랑 들깨가 그득할 겁니다. 안 봐도 압니다. 누구한테 부칠 건지도 압니다.
야옹이 녀석 졸졸 따라 다니더니 금새 어디로 사라져 버렸습니다. 아마도 다시 자기 집에 들어가 눈만 껌뻑 거리고 있을 겁니다. 재미읍따. 하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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